비록 약 150여년에 불과한 필스너의 역사는 인류가 곡물을 재배하여 술을 담그기 시작한 맥주의 전체 역사에 비하면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필스너 - 또는 필스너로부터 파생된 수많은 형태의 라거 맥주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종류의 맥주입니다. 뮌헨에서 시작된 하면발효 맥주 - 라거 혁명은 체코의 플첸Pilzen에서 완성되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뮌헨의 양조가들이 보헤미아산 맥아와 홉, 그리고 플첸의 미네랄 함량이 낮은 연수로 만들어진 결과로 - 맑은 금색의, 가볍고 상쾌하게 시원하면서도 부드럽고, 몰트의 은은한 단 맛과 균형을 이뤄주는 사츠 홉의 쌉싸름한 뒷맛을 가진 이 맥주는 유럽 전체의 유행에서 끝나지 않고 전세계로 퍼지며 페일 라거, 부가물 라거 등의 형태로 변하면서 대부분의 상업 양조장에서 제조하는 황금빛 맥주 스타일의 표준이 됩니다.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 - 오리지널 필스너라는 의미의 이 맥주는 이러한 모든 맥주들의 조상님이자 이정표, 지향점, 표준, 그리고 필스너 그 자체입니다. 많은 필스너 스타일의 맥주가 있지만, 그러한 맥주들의 맛을 표현할때 '필스너 우르켈과 비교해서'라는 것이 빠질 수 없는 이유는 바로 모든 필스너의 역사를 따라가 올라가다보면 바로 이 맥주에서 만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는 편의점에서도 4캔에 만원이라는 괜찮은 가격으로 만날 수 있는 이 맥주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필스너 우르켈은 어떤 음식과 먹는 것이 좋을까요? 필스너 우르켈의 시원한 첫맛과 끝에 올라오는 쌉싸름한 향을 제대로 즐기려면 너무 자극이 강한 - 맵거나 짠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매운 음식으로 얼얼해진 혀를 자극하는 톡톡 튀는 탄산은 결코 반가운 것은 아닐 겁니다. 또한 회 같이 살아있는 해산물의 섬세한 향은 필스너의 홉 향에 가려지기 쉽기 때문에 이또한 적절한 조합은 아닐 것입니다. 이 맥주가 탄생한 유럽 내륙지방의 지역적 특색을 생각해보면 살짝 기름진 육류요리와 가장 어울릴 것이라는 결론을 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현대 유럽의 대부분의 가정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요리인, 체코의 이웃국가 헝가리의 대표음식 굴라쉬는 감칠맛과 적절한 신 맛을 느낄 수 있는 고기 스튜로, 필스너 우르켈의 향을 해치지 않으면서 필스너 우르켈이 굴라쉬의 살짝 느끼할 수 있는 기름맛을 상쾌하게 씻어내리는 완벽한 조합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굴라쉬와 함께할 으깬감자를 만들기 위해 감자 몇 개를 삶으며 같이 요리를 시작합니다.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버터를 녹이고, 다진 양파를 볶아줍니다.

한 입 크기로 썬 쇠고기를 볶아주다가 붉은 와인, 파프리카가루(또는 고운 고춧가루)와 토마토 페이스트(또는 일반적인 토마토 파스타소스), 로즈매리나 월계수잎 등의 향신료 등을 넣고 끓이다가 

야채와 함께 물을 한 컵 정도 부은 뒤 1시간 정도 약불에 뭉근하게 끓여줍니다. 간은 소금과 후추로 마무리합니다.

파슬리가루를 살짝 뿌려주고 으깬 삶은감자와 함께 내놓으면 필스너 우르켈과 함께하는 식사 완성입니다!

이런 좋은 안주라면 맥주 두 캔정도는 우습게 비울 수 있죠.

잔은 예전에 필스너 우르켈 페스티벌때 받은 전용잔입니다.

한번에 들고 꿀꺽꿀꺽 마시면 진하게 올라오는 홉의 향과 목을 타고 흐르는 맥주의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영상으로 느껴보는 필스너 우르켈의 맛...

탈모같은거 얘기하는 사람들은 저와 똑같은 운명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총평 : 

필스너 우르켈은 전세계의 필스너, 페일 라거 계열의 아버지이자 표준점으로,

상쾌하고 부드러운 첫 맛과 목을 넘어가면서 쌉쌀하게 올라오는 홉의 맛과 향이 일품인 맥주입니다.

육류요리와 함께 드시면 더욱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