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궁금한 게 MG 부분이겠지?

계약 내용은 비밀이지만 통상적인 내용은 비밀도 아니기에
오해를 줄이고자 저스툰 MG에 대해 썰을 풀어볼게.
어차피 작가 단톡방에서 공공연히 얘기 나오고 있어서
어떻게 건너건너 소문이 돌고 몇몇 얘기가 인터넷으로 흘러나와
이상한 오해를 만드는 것 같기도 해.

근데 이걸 설명하자면 얘기가 상당히 길어져.
그러니 관심이 없거나 난독증 환자들은
뒤로 가기를 누르길 바래. 세 줄 요약 따위는 없으니까.


우선, 저스툰 MG가 100%부터 정산이냐, 200%부터 정산이냐
이걸 궁금해하는 것 같은데.
보는 각도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어.
결론은 둘 다 맞는 말이고 둘 다 틀린 말이야.
굳이 따지면 0%부터 정산이라고 해야 하는 거니까.
이게 뭔 말인가 싶지?

저스툰은 태생이 출판사야.
기존 웹툰플랫폼의 MG 정책을 참고하기는 했지만
결국엔 출판 쪽 정산 방식을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어.
그러니 ‘미니멈개런티’라고 보기보단 ‘선인세’라고 보는 게 맞아.

이걸 이해하려면 먼저 웹툰이 아닌
웹소설 쪽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
출판사 정산 방식이 어떤 건지 알아야 하니까.  


< 웹소설 >
웹소설은 연재 계약을 할 때 작가와 선인세 부분을 조율해.
경력이 많고 인기몰이를 하는 작가는
선인세를 상당히 땡겨갈 수 있지.
반면 신입이거나 무명의 작가는 선인세를 많이 땡기지 못해.
선인세. 말 그대로 인세를 미리 받는 것일 뿐이야.
일종의 빚이지만 작품이 팔리지 않는다고 해서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니야.
인기가 없으면 먹튀가 가능한 것이다_ 그쯤으로 생각해도 돼.
또 계약할 때 수익 정산비율을 정하게 되는데
선인세를 조금 받겠다_ 혹은 안 받겠다_ 그러고
정산 비율을 7:3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흔해. (작가가 7)
그래서 선인세를 많이 받고 싶으면
반대로 정산비율을 떨어트리면 협의가 되는 거야.

저스툰의 통상적인 웹소설 선인세 금액은 30회차당 200만 원이야.
보편적 기준이기 때문에 경력에 따라 상당량 증감되지.
하지만 공모전을 통해 연재하는 작가는 선인세를 따로 받지 않아.
공모전 상금이 선인세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돼.
대신 공모전 상금은 빚이 아니야. 차감도 없지.

웹소설 선인세는 연재기간보다는 연재분량을 기준으로 해.
만약 90화 완결 분량으로 예측되면
선인세를 그만큼 미리 받을 수 있어.
30회차당 200이었다면, X3 해서 600을 받는 것이지.
하지만 실제로는 400밖에 받지 못해.
정말로 90화까지 쓸지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야.
만약 연재 시작 전에 90화 분량을 입고 한다면
당연히 모든 금액을 받을 수 있어.

하지만 대부분의 경력 작가들은 선인세를 많이 받으려 하기보다는
정산 비율을 높이려고 신경 쓰는 편이야.
뭐 때문이냐고? 작품은 10년이 지나도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지.
당장에 돈이 안 된다고 하더라도 결국엔 돈이 되는 시점이 오거든.
일반적으로 작가의 어떤 작품이 대박 났을 때
덩달아 기존 작품들도 잘 팔리게 되니까.

그럼에도(정산 비율이 높은데도) 선인세를 많이 받는 작가는
인기작가이거나 기여도가 큰 작가들이야.
그들은 선인세를 천만 원 단위로 받기도 해.
그러니 선인세는 일종의 계약금인 것이지.
혹은 안 갚아도 되는 빚이거나.

이제 수익 정산 방식을 들여다보자.
수익을 정산할 때는 선인세 부분을 생각해서는 안 돼.
100%부터냐, 200%부터냐 이런 복잡한 생각을 할 필요가 없어.
그냥 0%부터 정산이 이뤄지는 거야.

계산상 편의와 이해를 돕기 위해 선인세 200을 받고
5:5 정산 비율로 계약했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이번 달에 작품이 200만 원을 벌었다 치자.
그러면 5:5로 작가가 100만 원, 출판사가 100만 원을 정산받아.
다시 말하지만, 선인세 부분은 따로 생각할 필요가 없어.
그냥 매달 정산서가 이렇게 날라와.
다만 실제로 작가 통장에 돈이 꼽히지 않는 것뿐이야.
이미 200의 선인세를 받았기 때문이지.
작가의 선인세에서 100이 차감되고 -100 상태가 된 거야.
그러다 한 달이 지나서 또 200의 수익을 냈고
작가와 출판사가 5:5로 나눠.
또 작가 100, 출판사 100의 정산서가 날라와.
여전히 통장에는 돈이 안 꼽히지만
선인세는 모두 차감이 이뤄진 셈이지.
그러니 이제 다음 달부터는 정산받은 금액이 그대로 통장에 들어와.



자 이제 출판사(웹소설)의 정산 방식을 이해했을 테니
웹툰 쪽으로 넘어가 보도록 하자.
웹툰이니까 이해를 돕기 위해 선인세라고 하지 않고
MG(미니멈개런티)라고 지칭할게.  


< 웹툰 >
저스툰 웹툰의 통상적 MG 기준은
회차당 60만 원이야. (3.3% 떼고 들어 와)
역시 경력에 따라 증감돼.
하지만 작가들 사이에는 ‘컷만’이라는 은어로 불려.
MG 기준이 컷(Cut)당 만원 같다는 뜻이야.
스토리 웹툰 1회차가 60컷 정도인 것을 환산한 것이지.
이를 대입해서 컷 수가 적은 일상툰에 대입해 보면
그들의 MG도 비교적 정확히 알 수 있어.

그러니 일상툰이라고 해서 무조건 MG가 적은 것은 아니야.
10컷 만화라도 주 7회 연재하면
스토리툰 보다 많은 MG를 받는 게 가능해.
그리고 MG 지급 기준도 월 단위로 딱딱 고정된 게 아니야.
단순히 지난달 1일~31일까지
입고된 회차에 따라 이번 달에 받는 MG가 달라져.
회차당 60만 원이니, 약 빨고 버닝해서
10회차를 입고시키면 월 600만 원을 MG로 땡기는 게 가능해.
PD가 매우 당황하겠지만
그건 미리보기 회차가 늘어서 좋아하는 거야.

그럼 유료 수익정산 방식을 들여다볼까?
앞쪽에서 웹소설 정산 방식에 대해 설명한 게 이해됐다면
이것도 이해하는 건 어렵지 않아.
사실상 다르지 않거든.
다만 웹소설처럼
선인세를 한 번만 땡겨 받는 게 아니다_ 라는 점에서 조금은 달라.
회차당 60씩 미리 땡겨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땡겨 받는 금액은 계속 누적되는 형태니까.
이 때문에 누적 mg라는 얘기가 나오는 거겠지.

하지만 저스툰의 MG는 누적된다_ 라는 개념이 될 수 없어.
앞에서 말했지만 200% 정산도 아니고
100% 정산도 아니기 때문이야.
계속 이 부분을 강조하는 이유는
사실상 0%부터 정산이 이뤄지는 형태라서야.

이렇게 생각 하면 돼.
“난 MG 하나도 안 받을게요. 그냥 정산해주세요.”
그러면 정말로 수익을 바로바로 투명하게 정산받을 수 있어.
쉐어 비율대로 통장에 딱딱 꼽히게 되는 거야.
실제로 이걸 요구하는 사례도 있어.
MG를 안 받을 테니 수익 쉐어 비율을 올려달라는 거지.
그렇게 해서 7:3까지도 올려 받을 수 있는 거야.
웹소설과 차이가 없지?

그래서 실제론 MG를 땡겨 받는 것이
최종적으로 받는 돈에 차이를 가져오는 건 아니야.
MG를 가볍게 초월해서 수익 내는 중위권 이상 작품들을 보면
MG를 미리 받든 안 받든 사실상
최종적인 수익에 차이가 하나도 없어.
일부를 조금 더 일찍 받느냐 차이일 뿐이야.
저스툰에선 MG로 인해서
최종 수익 정산에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는 한 가지 경우뿐이야.
작품이 인기가 없어서 받아간 MG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는
중위건 아래쪽 작품들인 경우지.

그러니 저스툰에서 MG를 받는다는 것은
최소 수익을 보장받는 보험 장치라는 개념으로만 보면 돼.
여기에 마이너스 되는 금액이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아.
누적되는 –라는 건도 존재할 수 없어.
미리 받아간 + 금액 이상으로 –가 발생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으니까.
그냥 0%부터 정산인 것뿐이야.

그러니 아무리 인기가 없어도
매주 한 회차씩 입고만 하면, 한 달이 5주인 달은
300만 원 조금 안되게(3.3% 제외) 받을 수 있는 거야.
그만큼 플랫폼이 손해를 떠안는 거고.

아마 이쯤 되면 MG 금액보다
수익 쉐어 비율이 더 중요하다는 이유도 이해했겠지?

만약 저스툰과 계약할 일이 있으면 쉐어 비율을 잘 따져봐.
통상적으로 작가와 유료플랫폼 간의 세어 비율이 5:5라고 떠드는데
저스툰에선 그런 경우가 적은 편이야.
작가마다 천차만별이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작가의 쉐어 비율이 더 높아.
보통 매출이 발생하면 6:3:1 정도로 나눠 가지고 있어.
작가가 6, 플랫폼이 3. 그리고 1이
구글스토어 같은 결제사가 가져가는 수수료야.
여기서 쉐어 비율을 높이고 줄이는 건 작가의 협상 능력에 따라 갈려.
정말로 네임드 작가이거나
혹은 용감하게 MG를 줄이거나, 안 받는 걸로 무기 삼거나.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스툰에 대해 몇 가지만 더 말하자면
나쁘지 않은 회사야.
난 그래. 회사가 상식선에서만 움직여도 좋은 회사라고 생각해.
그 상식이 안 지켜지는 회사가 많은 게 결국은 문제인 거잖아?
그런 점에선 꽤 괜찮은 회사야.
내부 작가인 내가 이런 말 하면 객관적이지 못하겠지만
이들이 하려고 하는 경영 비전은 결코
외부자가 멋대로 깎아내려도 될만한 게 아니야.

수익 안 나는 작가들에게
MG를 지급해서 최소 수익을 보장한다는 것도
작품을 못 알아보고 계약했으니
응당 그 책임을 회사에서 지는 거다_ 라는 논리로 보면 안 돼.
저스툰은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끌어안으려 하고 있어.
또 초기인 만큼 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
당연히 시행착오도 겪는 중이지.
무슨 말이냐 하면_
수익이 안 나는 장르나 작품 소재에도 계속 투자하고 있어.
역으로 기획해서 그 장르물을 작가에게 차기작으로 제안하기도 해.
하지만 인기 없는 장르는 작가들조차 꺼리는 게 사실이야.
그럼 저스툰은 그 장르를 연재하고 있는 신입 작가를 찾아내 데려와.
그리고 역시 인기 없다는 걸 증명해주지.
하지만 또 그 일을 반복해.
이걸 뻘짓이라고 욕할 순 없어.
단 것이 몸에 나쁘지만, 쓴 것은 몸에 좋은 것처럼
재미가 없더라도 그만큼 다양성만큼은 계속 유지해서
올바른 방향성만은 잃지 않겠다는 경영철학 같은 거니까.  

저스툰이 어떤 회사인지 알고 싶으면
위즈덤하우스가 지나온 과거 이력을 보면 돼.
웃긴 얘기지만 직원들은 농담처럼
우리 좌파 회사에요_ 라고 당당히 말한다는 거야.
굳이 정치색을 입히려 한다기보다는
진일보 한 회사를 꿈꾼다_ 정도로 봐주면 돼.

단적인 예로 위즈덤하우스는 회사 설립 이후로
투자금에 대한 이익이 배당이 한 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어.
벌면 번대로, 그대로 작가와 직원들에게 재분배되었기 때문이야.
아마 앞으로도 투자 배당을 받아가는 임직원은 없을 거라고 해.

그리고 직원복지가 출판사 중에서 가장 좋아.
이건 타 출판사의 편집자들도 인정하는 기정사실 같은 거야.
업계에선 너무 유명하니까.
그래서 종이책 시장이 무너지기 시작한 뒤로는
경력 편집자들이 위즈덤하우스로 이직하려고
문을 굉장히 많이 두드린 편이야.

그러다 저스툰_이라는 플랫폼이 확장될 때
비집고 들어온 경력 편집자들이 꽤 있는 편이지.
참고로 위즈덤하우스_라는 회사에 소속해 10년을 일하면
1년간 휴가를 갈 수 있어. 그것도 유급휴가지.
저스툰도 다른 회사가 아니니 마찬가지야.
그들의 유대나 회사 분위기는
멀리 떨어져 있는 작가들도 체감할 정도로 정말 좋아.

솔직히 난 잘 모르겠어.
저스툰이_ 그리고 위즈덤하우스가_
작가와 직원에 많이 투자하는 편이긴 하지만
이게 작가를 위한다고 내세울 만한 건지는.
그건 제법 시간이 많이 지나봐야 아는 것 아닐까?
다만 노력하고 있다는 건 분명한 것 같아.
비록 백지수표일 뿐이더라도
차라리 안 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
그러니 비난의 화살을 아주 조금쯤은 거두어줘.
직원도 작가도 회사도_
결국엔 각자 입장에서 선택의 문제일 뿐이니까.  


얘기가 많이 길었네.
3줄 요약 못 해서 미안해.
그래도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길 바래.
나아가서는 오해가 있었다면
그 역시 조금은 해소되었길 바래.


이만큼 길게 쓰느라, 나 고생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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