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들 측에서도 많은 도전을 했다고 말했듯이 1, 2기와는 다른 점이 여럿 보였음.

우선 가장 큰 특징은 오무스비를 필두로 한 ai 스토리를 새로 구축한 것. 3기가 크게 2가지 스토리로 분류되는데 하나가 기존의 육둥이의 일상 스토리고 다른 하나가 이 ai 스토리였음. 일상 스토리는 잔잔하게 진행된 거에 반해 ai 스토리는 여러 떡밥들을 풀어내며 세계관을 넓히는 방식을 취했는데 이게 성공적으로 녹아들었음. 처음엔 겉돌던 오무스비가 셰와 오소마츠의 조언을 통해 완벽하게 녹아든 게 그 예시. 그밖에도 스게로쿠라던가 1화에 나온 택배원 등 아직 풀리지 않은 떡밥도 있어서 4기에서 어떻게 떡밥이 풀릴지 기대도 남겨놓음.

그리고 기존의 육둥이의 일상 스토리도 여러모로 변화가 있었음. 전반적으로 차분해졌고 쵸로마츠를 제외하면 특정한 개인을 부각시키는 에피소드가 많이 사라졌지. 또한 기존에는 니트에서 벗어나기 위한 '성장'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말 그대로 어떻게 '일상'을 보내는지가 그려졌고, 그러는 와중에도 진지한 주제들을 덤덤히 받아들이는 육둥이의 모습을 통해 1기, 2기, 극장판을 거치며 해온 내적 성장들도 충실히 보여줌. 3기를 상징하는 귀갓길을 비롯해서 타카오산, 집안일, 피자, 최종화가 그 예시임.

또 재밌는 게 그동안은 절정(24화)에서 오소마츠의 시리어스 에피를 배치한 걸 다들 알거임. 그런데 이번에는 이걸 18화에 배치하면서 차별점을 둠. 오소마츠의 시리어스 에피를 '성장의 절정'이 아닌 '일상의 일부'로 사용한거임. 결과가 불안하게 끝났지만 이것 또한 성장의 과정이겠지. 그리고 대놓고 굴린다고 선포했듯이 2쿨에서 쵸로마츠가 구르고 캐릭터성이 부각되는 에피가 많았는데 이게 4기에서는 어떻게 작용할지 궁금해짐. 이 둘뿐만 아니라 의사표현을 확실하게 하기 시작한 카라마츠, 아직 사람들을 무서워해 불안한 부분이 남아있는 이치마츠, 어디로 튈지 모르는 폭탄에서 꽤 성숙해진 쥬시마츠, 드라이한 성격 때문에 고충을 겪는 토도마츠 등 볼거리가 풍부했음.

마지막으로 여캐들. 1기에서 단순히 쵸로마츠, 카라마츠의 캐릭터성을 돋보이기 위한 조연일 뿐이었던 냐짱과 도부스가 각자의 캐릭터성을 가진 독립적인 인물로 성장한 게 인상깊었음. 특히 냐짱은 이혼녀+싱글맘이라는 파격적인 캐릭터성이 추가되고 현실적인 고충이 부각되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지. 그리고 원래부터 주연이던 토토코 또한 11화와 18화를 통해 어느정도 성장한 모습을 보였음.

개인적으로 육둥이가 성장하며 변화하는 걸 즐겁게 봐서 이번에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 없었던 건 아쉬웠음. 좀 안 좋게 말하면 정체되어 있는 느낌이었달까. 하지만 잔잔하게 일상 속에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게 마음에 들었고 오소마츠나 쵸로마츠, 이치마츠, 냐짱은 앞으로 더 성장할 여지를 남겨서 4기를 기대하게 한 게 좋았다. ai 스토리도 어떻게 더 넓어질지 궁금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