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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 뒤의 콩기린.txt

심해어(123.140) 2015.10.12 17:29:48
조회 864 추천 9 댓글 8

지급받은 생활복을 입고 자리에 누운 콩기린

 

냉랭한 내무실 공기가 짧게 깎은 머리통을 시리게 만든다

 

괜히 까슬까슬한 모포만 만지다가 몸을 뒤척이는 콩기린. 아무래도 등이 배긴다. 매트리스가 너무 오래된 물건인것 같아 기분이 안좋아진다. 내일 동기거랑 은근슬쩍 바꿔놔야지. 하는 생각을 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새벽 세시에 자곤 했으므로 잠이 오지 않는다. 감았던 눈을 뜨니 내무실 천장은 고등학교 다닐적 그 천장과 똑같이 생김을 발견한다. 정말 이런 곳에서 살게 되는구나....폭 내쉬는 한숨... 잠이 오지 않을 때 양을 세보듯 천장 타일 개수를 세 내려간다...

 

내일은 뭘 시킬까? 오늘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그저 기다림의 연속이었을 뿐이다. 티비에서 본 것처럼 조교들이 무섭지도 않고, 오와 열을 맞추라고 빽빽거리지도 않았다. 요즘 군대 군대같지도 않다던데 정말 그런가보다. 걱정했던 것 만큼은 아니라 다행이었다.

 

갑자기 어머니 생각이 난다. 입소식때 그렇게 우시던데, 잘 들어가셨을까? 어머니 무사히 다녀오겠습니다. 라고 생각하자마자 갑자기 울컥, 가슴에서 무언가 치밀어 오른다. 눈 앞이 흐려져서 세고 있던 천장 타일이 보이지 않는다. 시@발...난 안울어...진짜 사나이는 울지않는다...다짐하며 눈을 거칠게 비빈다. 이건 눈이 가려워서 긁는거지 눈물을 닦는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한창 찡해진 코끝을 가라앉히느라 힘들어하고 있는데 생활관 어딘가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병신...마마보이...머저리...절대로...나는...울지않는다...콩기린은 그렇게 억지로 잠을 청한다...입대 첫날의...이야기...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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