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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넘기 -2

티티누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11.10 23:13:12
조회 1369 추천 11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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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24일.

 

새벽 네시.

사람들이 부산하게 짐 챙기는 소리에 맞춰둔 알람보다 일찍 잠을 깻다.

나는 사실 전혀 일출을 보러 갈 계획도 생각도 없었다.

푹 자고 여유있게 일어나 천왕봉에 갔다가 내려올 생각이었는데

천왕봉 일출을 보러 가려는 사람들이 장터목 대피소에서 1박을 한다는걸 어제 늦게서야 알았다.

또 언제 와보겠나 싶어서 여기까지 온거 일출이나 보고가자 하는 마음에 나도 짐을 챙겨 따라 나섰다.

난 일출을 보러 갈 계획 없이 왔기 때문에 렌턴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다.

아쉬운대로 핸드폰 불빛으로 가고 있는데 뒤에 오던 아저씨들이 혼자 왔냐며 묻는다.

그리고 손에 든 핸드폰을 보더니 핸드폰은 위험하다며 남는 렌턴을 하나 빌려주셨다.

안전이 가장 중요함을 거듭 강조 하시더니 다음에는 남자친구랑 같이 오라고 하신다.

그렇게 지리산에서는 아픈곳만 찔리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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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시간 6시 41분이라고 했는데 거진 한시간이나 먼저 도착을 했다.

 

너무 일찍 도착 했다며 밑에서 아저씨 들이랑 좀 앉아 쉬고 있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초코파이를 하나 주셨다.

 

감사하다며 냉큼 받아 초코파이를 먹었다.

 

초코파이 아저씨는 세시에 일어나 세석에서 부터 걸어 왔다고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지만 초코파이 아저씨는 정말 힘들었는데 앞에가는 나를 보고는 '쟤도 가는데' 생각하며 힘을 냈다고 했다.

 

점점 하늘이 밝아 지길래 아저씨들과 함께 천왕봉에 올라가 명당에 자리를 잡았다.

 

주변이 소란스럽다. 점점 사람들이 모여 드는 것 같다.

 

크지만 좁은 천왕봉 바위 위에 그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 있다는게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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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으로 최대한 담아보려 노력함)

 

 

 

해가 뜬다!!!

 

드디어!!!!!!!!!!

 

가슴이 벅차 오른다. 그리고 뜨겁다.

 

저 감동을 어떻게 자그마한 사진과 이 알량한 나의 글에 다 담을 수 있을까.

 

이 넓은 우주 먼지 같은 나, 아니 어쩌면 먼지 보다도 작을지도 모르는 나는

 

거대한 자연 앞에 한없이 작고 초라하다.

 

그리고 떠오르는 저 태양은 나를 반성하게 하고 새롭게 한다.

 

아주 잠깐이지만 저 해가 떠오르는 동안은

 

행복 해져야지, 열심히 살아야지, 술도 쫌만 무야지, 저금도 해야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딱, 떠오르는 동안만....... 작심 삼일도 내게는 너무 길다.

 

그렇게 나는 간사하고 나약한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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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려 가야겠다.

 

아쉬운 마음에 천왕봉 한번 다시 올려다 본다.

 

처음에 백무동에서 중산리로 갈지 중산리에서 백무동으로 갈지 고민을 했었다.

 

근데 중산리로 내려가면서 백무동으로 올라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중산리는 길이 가파르고 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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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에서 얼마 내려오지 않아 천왕샘이라는 작은 샘이 있는데 남강의 발원지라 한다.

 

나중에 낙동강이랑 만난다는데 예전에 그런거 해보고 싶었다.

 

막 섬진강 발원지부터 시작해서 섬진강 따라 걷기 이런거 말이다.

 

지금도 해보고 싶은데 스무살때 처럼 선뜻 나서지지가 않는다.

그래도 기회가 되면 꼭 해보고 싶다.

 

새벽에 빈 물통으로 산 올랐더니 목이 말라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그리고 물통에 물을 가득 담아 내려왔다.

 

내려 오면서 중간 중간 마시고 저 샘물에 라면을 끓여 먹었는데

 

아마 내가 집에 돌아와 배탈이 난건 저 물때문이 아니였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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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내려가다가 그냥 이유없이 뒤를 돌아 봤는데 아까 그 초코파이 아저씨가 있었다.

 

서로 반갑게 인사했다.

 

그 캄캄한 새벽에 렌턴 불빛에 희미하게 보였는데 서로 알아본게 신기했다.

 

아저씨랑 로타리 대피소에서 같이 밥을 먹었다.

 

근데 아저씨가 라면은 안넣고 건더기 스프만 자꾸 끓인다.

 

라면 건더기만 떠다니는데 국물은 뿌옇다. 왜 뿌옇지?

 

아저씨한테 "아저씨 그게 뭐에요?" 물어 봤더니 북어국이라고 했다.

 

블록으로 된 인스턴트 북어국 이었다.

 

"라면 건더기스프 끓이는줄 알았어요." 했더니 아저씨가 멋쩍어하며 맛있다고 먹어보라 했다.

 

하지만 먹지 않았다.

 

아저씨는 혼자 산도 다니고 페러글라이딩도 하고 스킨스쿠버도 한다고 했다.

 

존멋이었다.

 

아저씨가 혼자 다니는 이유도 왠지 나랑 비슷 할 것 같았다.

 

친구들도 다 바빠서 시간 맞추기 어렵고, 뭐 딱히 마음 맞는 사람도 없고

 

진짜 마음 맞는 사람 만나기는 정말 힘들고 어려운 것 같다.

 

특히 하나 둘 나이 먹을 수록 더 그렇게 느껴지는건 나혼자 생각일까???

 

밥먹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며 내려오다보니 어느새 중산리 계곡이 보인다.

 

거의 다 내려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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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에 바위 틈에 이름모를 예쁜 꽃을 보았다.

 

색이 참 곱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쳐도 이름한번 불리지 못하는 저 꽃은 얼마나 외로울까 싶었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 씩 마을로 내려온다는데

 

외로운 네 꽃향기는 내게 보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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