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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갤 단편문학] 기억

읇뜳(182.210) 2015.08.24 02:41:15
조회 455 추천 13 댓글 2

“ 안 돼...”

 

고함소리가 내 영혼과 함께 공명하듯이 울렸다. 그것과 동시에 눈앞에 붉은 선율이 그려졌다. 그 선율은 춤추는 모양새를 하며 허공을 떠돌다가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나의 얼굴을 때렸다. 비린 냄새가 역겨웠다. 옷은 모두 붉은 꽃으로 수놓아지고 얼굴은 징그러울 만큼 피에 젖어있었다. 그 피의 냄새가 좀 더 진하게 느껴지자, 그 선명한 색이 눈에 들어오자, 순간 쥐고 있던 검을 떨어뜨렸다. 놀라 허공을 보던 시선을 겨우 내려 손을 바라보았다. 손이…떨고 있었다. 하지만 그 떨림을 진정 시킬 만한 여유도, 인내도 내게 없었다. 떠는 손으로 억지로 검을 잡았을 때 또 한 번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억지로 움직였다. 얼어있었던 다리를 억지로 움직이려는 탓에 주저 앉아버렸다. 하지만 곧 다시 일어섰다. 그가 내게 했던 말이 심장을 파고들었으니까, 귓가에 계속…그 말이, 그 목소리가 들렸다. 시야가 흐릿하게, 결국 눈물이 흘러내렸다.

 

" 이슬비... "

 

 

 

아직도 그날의 기억은 예고없이 찾아와 그녀를 괴롭힌다. 그녀대신 온몸이 찢겨져나가던 남자아이. 마지막조차 자신의 떨고있는 손을 잡으며 괜찮을거라며 응급실로 들어간 그는 다시는 마주 할 수없는 상태로 나와버렸다.

 

그의 얼굴에 덮힌 얇은 천 조각 하나가 그녀와 그 사이를 막는 방파제 같았다. 그 천을 걷어내고 그의 얼굴을 보고 말하면 그가 일어나 언제나 그랫든 심드렁한 표정으로 대답해줄것 같았다. 하지만 상상은 난데없이 날아온 성난 손찌검에 의해 산산히 흩어졌다. 갈색머리를 묶은 소녀는 눈물을 흘리며 모든게 네 탓이라고 소리질렀다. 네가 그렇게 나대지만 않았어도, 공적에 눈이멀어 앞서나가지 않았다면 그 애는 죽지않았을거라고, 맞는 말이었다. 정식요원이 되고 싶은 욕심에 빨리 복수를 하고싶은 욕심에 팀워크를 깬건 그 행위를 가장 하지 말았어야할 리더인 그녀였다.

 

씩씩거리며 다시 한 번 그녀를 때리려고 하던 우정미는 곧 달려온 자신의 친구인 서유리에 의해 반 강제로 끌려나갔다. 용서하지 않겠다고 평생 널 원망할거라는 그녀의 외침에 이슬비는 알 수없는 역류감을 느끼며 눈을감았다. 그런 그녀의 어깨에 서유리를 따라 온 제이가 손을 얹었다.

 

그리고 그 제이의 뒤를 따라온 그녀의 영웅, 서지수가 떨리는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  잘못했어요.  죄송합니다. "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사죄했다. 정작 사과를 받아야할 사람은 이 세상에 없는데도 그녀는 무엇이든지 해야만 했다. 그래야만 그녀의 속에 똬리를 튼 응어리가 사라질 것 같았다. 아들을 잃은 서지수는 자신의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사과하는 이슬비에게 힐난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 못했다. 전직 클로저였던 그녀도 수도없이 이런 상황을 겪어왔기에, 이슬비같은 사람들을 너무나도 많이 보아왔기에 그녀를 이해했지만, 한편으론 하나뿐인 아들을 잃게한 그녀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가없었다.

 

그녀를 용서를 할 자신이 없었다.

 

 

" 나가주겠니.. 잠깐 세하와 둘만있고 싶구나.. "

 

 

결국 그녀를 질책하지 못한 서지수가 처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무너져가는 눈으로 아들의 시신에 얼굴을 파묻은채 흐느꼈다.

 

 

 

#

 

다시 눈을 떠보니 새하얀 방이었다.

 

" 정신이 든거냐? "

 

옆을 돌아보니 과일을 손질하고 있는 제이가 보였다.

추하게 갈라진 목소리가 병실안을 울린다

 

" 왜.. 왜 저를 내버려두지 않은거죠.. "

 

그는 그녀의 말을 무시한채 계속 과일을 깎고 있었다.

 

"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마라 동생, 아무리 그래도 네 목숨까지 내던지는건 절대로 옳지 못한 일이야."

 

그녀는 그에게 따지듯이 외치며 일어섰다.

 

" 왜! 저는 죽어도 슬퍼해줄 사람도 없어요! 근데 왜! "

 

그는 그제서야 과도를 내려 놓은채 조용히 말했다.

 

" 그럼 그대로 죽기라도 할 작정이었나보지 ? 과연 그렇게 의미없이 죽으면 세하가 좋아해줄까 ? "

 

" 하지만 , 어떻게 난... 어떻게 해야.. 무엇으로든 그 애에게 ..."

 

" 이슬비 "

 

그가 그녀를 부른다

 

" ? "

 

 

" 이슬비 "

 

" 왜그래요 ? "

 

 

 

그는 그저 그녀의 이름을 계속 부르기만한다 , 왜 가슴이 이토록 저려오는걸까

 

 

" 이슬비 "

 

" 제이오빠 ? "

 

" ..이슬비  "

 

 

그가 그녀의 마음이라는 호수에 무언가를 던졌다 , 그것은 작은 파문이되어 그녀의 가슴을 요동친다.

 

그는 무엇을 던졌길래 ? 

 

왜 , 그동안 왜 그 말을 할 수 없었을까 , 알량한 죄책감 ? 아니 이젠 무엇이든 상관없다 , 그녀는 그를 보며 용기내어 말한다

 

" 용서해줘요...제발 이젠 날 용서해 .. 용서해.. "

 

그간 감히 말하지 못했던 말이 입에서 나오기시작한다.그래, 그녀는 이 말을 하고싶었다.

 

그가.

 

제이가 미소지으며 말한다.

 

 

" 너를 용서해 "

 

그녀는 그의 품에 안기며 울음을 터뜨렸다 .

 

 

 

 

 

' 전 클로저 요원 이세하 '

 

 

바다를 동경했던 그는 어느 작은 바위섬에 묻혔다.

 

이 쓸쓸한 파도위의 바위섬에 묻힌 그를 기리며 그가 마지막 작전에 나가기 전 생일선물이라고 건네준 머리끈을 조용히 동여맨다 , 더이상 볼 수없는 그의 검은 머리와 맑은 눈, 가늘었던 그의 손, 모든 행적들의 행렬이 지워지지않는 그의 향기를 선물한다 , 그제서야 기억속에 단호하게 아로새겨지는 통달의 그리움을 토한다.

 

 

죽어서도 잊혀지지않는 이 그리움이 그에 대한 사랑이었구나.

석양이 저무는 끝없는 대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를 기억한다. 

 

 

 

 

 

 

올만에 즉석 문학하나 싸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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