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들 자극할만한 가사, 그리고 그걸 의도적으로 디즈니 애니메이터들이 의도하지 않았나 싶었다.

1. 엘사의 사랑을 안나로 대상을 좁혀보면 동성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두번째로 돌려봤지만 엘사와 안나의 관계는 가족애지 성애와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2. 다만 문제는 엘사가 마법의 힘을 가지고 있었고, 어린 동생인 안나가 이런 성향을 모방할까 두려워 부모가 둘을 격리하는 모습에서 마법의 힘을 동성애적 성향으로 해석해 볼 여지는 충분하지 않나 싶었다.

3. 부모가 중점적으로 하는 대사는 "Conceal. Don\'t Feel. Don\'t Let Them Know"인데 가장 흔한 자애로운 호모포비아의 프레임이 아닌가 싶다. 동성애를 비정상적 상태로 규정했지만 그 동성애의 주체가 자신의 딸인만큼 사랑하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정서적 학대(실제로 성소수자 문제에서 흔한 문제)가 느껴졌다.

4.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에서 Open the gate가 나오는데, 동성애자들이 공개적으로 자신의 성정체성을 인정하고 타인에게 알리는 걸 커밍아웃, 은유로는 Open the closet이라고 이야기 함. 물론 극중에서 드러났듯 엘사에게 이런 "Gate opening"은 일시적인 것이지만 아무 악의없는 가족 안나에 의해 이는 문제로 비화되고, 결국 위즐턴 공작 정도로 위시되는 포비아와 방관자의 비유인 주민들, 안타깝게 바라보던 왕성 사람들로 나뉘게 됨

5. 결국 엘사는 Kingdom of isolation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커밍아웃 이후 동성애자 커뮤니티에서의 삶을 나타낸다고 보였음. 더 이상 Conceal할 필요는 없고, 자신이 자신 자체로써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실험해볼 수 있는 미국 젠더운동에서 가장 흔하게 드러나는 "empowered"의 상징쯤으로 보였음

6. 그러나 고립된 성(castle)에서 여전히 엘사는 사회와 격리되어있고 이를 외부세계로 끌어내려고 하는 안나와의 자매애가 보여짐. 안나는 어렸을 적과 다르게 "용기를 내"서 문을 노크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안나를 돕는 "껴안기를 좋아하는 올라프"는 사랑의 종류와 무관하게 어릴적 동심의 상징으로, 사랑 자체에 대한 욕구, 인간적 교류와 온기 자체에 대한 엘사의 욕구로 보일 수 있음. 눈으로 이루어진 존재지만 끊임없이 열기를 간구하는 올라프는 성인이 다시는 얻을 수 없는 순수한 어린이의 사랑, 교류에 대한 욕구를 동경하는 모습을 형상화 한 것으로 보임. 물론 LGBT문제에 관심을 좀 가진가면 알겠지만 knock the door또한 꽤나 범용적인 은유.

7. 마지막 장면에서 결국 안나는 엘사를 구출하는데, 디즈니의 스테레오타입인 이성애 남녀커플의 사랑의 진정성에서 자신의 사랑하는 소수자 언니를 구출함으로써 동성애라는 것이 이성애자의 이해를 담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크리스토퍼의 꿀먹은벙어리 모습을 통해 보여줌. 물론 이게 안나-엘사가 동성애적 관계라는게 아니라 자매애를 통한 이해의 사랑을 나타낸다는 의미.

8. 결국 오픈더게이트, 엘사는 자신 마음의 눈보라를 걷어내는 능력이 생기고 마을 주민들은 엘사를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엘사의 창조물인 열린 왕궁에서 댄스파티를 열음. 근데 이건 확실하지 않아서 아마 한 번 더봐야겠지만, 엘사의 파티 장면에서 엘사를 제외한 극중 인물들은 남-녀 페어링이 다 되어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사는 최초 성궁 파티와는 다르게 즐거운 표정. 이는 이성애자들이 동성애자를 이해하는데 동성애적 성향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젠더적 이슈를 보여줌

9. 물론 지금까지의 해석은 동성애자를 \'능력있는 커리어우먼\'으로 대치해 젠더차별을 당하고 있는 여성의 문제로도 전환할 수 있음. 전통적으로 남성에 의한 여성 구원을 위시해 성공, 승리의 전제를 남성성으로 두던(뮬란)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이다지도 젠더 이슈에 관심을 가지는 진보적 애니메이팅이 됐다는건 참 신기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