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저는 우연히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프로그램에서 위 장면을 보았었죠.

응? 끈적끈적? 이거다 싶어서 스마트폰에 메모를 해두었죠.

그래서 새해가 되어 연금술도 해볼 겸 모아보았죠. (방금 캡처한거라 음식을 만들때는 미역귀는 생각 못했음)

어찌됐든 낫토, 마, 연근에 부침가루만 추가해서 전을 부쳐보도록 하겠습니다.

낫토는 이렇게 포장되어 있는데

젓가락으로 휙휙 저어주면 보기만해도 끈적끈적해지는 상태가 됩니다.

마와 연근은 깨끗이 씻어서 껍질을 벗겨주고요.

얼마나 끈적거리는지 만져보고, 잘라보았습니다.

느낌은 낫토(끈적끈적), 마(미끌미끌), 연근(아삭아삭)이었습니다.

연근이 왜 끈적끈적인지 잘 이해되지 않네요. 연근은 다른 조리법이 있는 걸까요?

일단 믹서기에 넣고 다 갈아보겠습니다.

몇번 갈리다가 날이 헛돌고 있어요.

물을 조금 넣어주니 참 잘 갈립니다.

젓가락으로 찍어서 맛을 살짝 봤는데, 낫토향이 강하게 나면서 연근알갱이가 씹히는 세상에 없던 맛이 창조되었습니다.

어찌나 끈적거리는지 양이 저렇게 많은데도 뚜껑이 깨끗하네요.

정체불명 액체에 부침가루만 넣고 섞어줍니다.

요새 계란도 비싸서 넣고 싶지 않네요.

기름을 잘 두른 프라이팬에

앞뒤로 잘 구워주면

비주얼은 괜찮은데 한입 먹어보니 일회용 접시에 담아서 동네 개들에게 던져주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

그런데 이게 4장이나 있습니다. 참 미칠 노릇입니다.

낫토와 함께 포장되어 있던 소스를 모아 찍어 먹습니다.

여전히 낫토냄새가 심하게 나서 젓가락을 들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도저히 다른 사람에게 맛보시라고 드릴 수 없는 괴상한 맛이 나네요.

허니 머스타드 소스를 이만큼씩 뿌려서 저 혼자 몰래 다 먹었습니다.

저는 분명 전을 부쳤는데 왜 집에서 청국장 냄새가 날까요?

아, 그리고 이 맛을 보고 같은 재료로 만드는 '끈죽끈죽'은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