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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림천하속편] Rule The World

풍류영(1.11) 2015.01.10 17:28:14
조회 1708 추천 27 댓글 7

 

1권 양월조천(兩月照天)

 

서장(序章) 1 석실기연(石室奇緣)

 

바람이 차고 공기가 신선한 날이었다.

겨울이 오려면 아직도 몇 달은 더 있어야 하는데 오늘따라 산정(山頂)에 부는 바람이
유달리 차가워서 진산월(陳山月)은 자신도 모르게 한차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진산월은 홀로 중봉석실을 향하고 있었다.
정확히 4년하고도 4개월만이었다. 동굴로 들어가자 특유의 냄새에 그의 기억은 곧 예전으로 돌아갔다.
홀로 검정중원을 완성하기 위해 시공의 흐름을 잊은 채 검법에 몰두하던 그곳은 변하지 않았다.
그동안 변한 것은 자신과 종남파였다.

 

모용봉과의 비무에서 승리하여 진산월이 중원무림을 짊어지게 되었고,
모용봉은 야율척을 물리친 그를 위해 천하무림인의 뜻을 모아 하나의 선물을 진산월에게 주었다.
군림천하기(君臨天下旗)!

 

1달전 진산월은 임영옥,단봉공주,정소소를 처로 맞아들였다.
진산월은 처는 더 이상 맞이하지 않고, 사첩만 더 들이겠다고 부인들에게 약조하였다.
그의 부인들은 그에 대해서 감히 불만을 표시하지 못했다.
진산월과 종남파는 강호무림에 200년만에 정말 평화로운 시절을 가져다 주었다.
강호인들은 심심해진 나머지 진산월의 사첩이 누가 될지 수근수근대며 내기까지 벌이는 지경이었다.

 

진산월은 그의 아내들을 떠올렸다.
새벽에 태평각(太平閣)을 떠나올 때 그의 부인들은 열 명이 누워도 잘 수 있는 침상에서 뒤엉켜 자고있었다.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진산월이 떠나는지도 모르게 깊이 잠든 채 말이다.

아름다운 그녀들을 뒤로 하고 이른 아침부터 이곳 중봉석실에 온 것은 한 가지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


검정중원(劍定中原)!
곽일산이 기초를 만들고 정립병이 연구하여 진산월이 완성한 종남의 절세무학.
중원무림을 경악에 떨게 하고 검을 찬 모든 무사들에게 꿈과 동경을 심어 준 무적(無敵)의 검초(劍招)!
그것의 완성형을 선조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진산월은 눈을 감고 육합귀진신공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선조님들이시여. 선조님들께서 돌봐주신 덕택에 이 진산월이 군림천하를 이루었습니다.'

검에 손을 대지도 않았는데 용영검이 흔들리며 검집에서 어서 나가고 싶다는 듯 울기 시작하였다.

진산월의 의식은 순식간에 삼매지경에 돌입하였다.

'진정한 검정중원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구천에서 보아주시기를 바랍니다.'


팟! 파파파파팟!

 

순간 수십 수백개의 우유빛의 검광(劍光) 아니 검강(劍鋼)이 어두운 석실안을 덮어버렸다.
그것은 벌떼가 요란스레 울고 구름을 불러오는가 싶었던 초창기의 검정중원이 아니었다.
밤 하늘에 수 많은 별들과 은하수,
즉 천하(天河)와 흘러가는 구름(流雲)이 어우러진 그런 장엄한 대자연을 본 적이 있는가?
바로 그것이 진산월이 완성한 검정중원의 실체였다.
즉 유운검법 18초 뿐만 아니라 천하삼십육검 36초까지 총 54초의 종남검법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검초.

 

어느덧 용영검은 소리도 없이 검집으로 빨려들어가듯 사라졌다.
진산월은 감았던 눈을 떴다.

'오늘은 좀 특이한 느낌이군.'

이 검초는 야율척과의 대결에서 썼던 적이 있다.
그런데 오늘따라 그의 의식이 아주 멀리 있는 깊디 깊은 어떤 세계를 지나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때였다. 석실안에 누군가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은.


누군가가 횃불을 들고 들어오는 듯했다.

 

"당신은 누구죠? 본 클랜의 성지에 어떻게..."

 

진산월을 눈을 들어 횃불에 비치는 인영의 모습을 보았다.
여인이었고, 허벅지가 대부분 보이는 치마가 낯설었다.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늘씬하게 뻗은 다리였다.

진산월은 본래 잘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는 성격이었지만, 그녀의 얼굴을 본 진산월은 당황하였다.


코는 여인답지 않게 콧날이 오뚝 서 있었고, 그 밑의 입술은 윗입술에 비해서
아랫입술이 도톰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묘한 색감(色感)을 느끼게 했다.
하나 그녀의 얼굴에서 가장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그녀의 두 눈이었다.
눈꼬리가 처지거나 올라가지 않았고, 눈동자는 안정되어 있었으며, 흰자위와 검은
동자의 경계가 분명한 것이 그의 제일처인 임영옥이었다.
그런데 어찌 피부가 임영옥보다 더욱 어두운 빛깔인 것이었다. 딱 그의 취향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진산월의 시선이 그녀의 뾰족하게 솟아오른 귀에 이르자 천하의 진산월도 혼란스러워졌다.

 

"...사매?"

 

여인의 고운 아미가 하늘로 솟구쳤다.

 

"나는 당신의 사매가 아니에요. 헛된 수작은 부리지 않는 것이 좋을거에요."

 

여인이 검을 빼들어 진산월을 겨누었다. 종남파에서 사용하는 검이 아니었다.

 

"말해봐요. 당신은 누구죠?"

 

"나는 종남의 21대 장문인 진산월이오."

 

"종남? 장문인? 그런게 다 무엇이죠? 어쨌든 당신은 성지를 칩입했으니

나를 따라와서 마스터의 처분을 받아야 해요."

 

진산월은 이내 침착함을 회복하고 일단 이 임영옥과 닮은 여인을 따라가보기로 했다.

 

"그렇게 하지."

 

여인을 따라 석실 밖으로 나와 하늘에 댕그러니 놓여있는 보름달을 본 진산월은 한번 더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분명 석실안으로 들어올 때는 일출 무렵이었는데, 석실 밖은 벌써 다시 한밤중인 것이다.
하늘을 한바퀴 둘러보았다. 그런데 뒤쪽으로 그믐달이 하나 또 보였다.
진산월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자꾸 일어나고 있었다.

 

"안 따라오고 뭐해요?"

 

진산월이 석실입구에서 못박힌듯 서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자 앞서가던 여인이 독촉했다.
하지만 여인의 말을 듣지 못한 듯 남자는 위만 바라보고 있었다.
여인은 한번 더 독촉하려다가 문득 두개의 월광을 받으며 서있는 그 남자에게서 형언할 수 없는 위압감을 받았다.

 

'이 남자 도대체 정체가 뭐지?'

 

여인이 남자를 살펴보자 큰 키에 뺨에는 흉터가 있었고 불편해 보이는 소매가 커다란 옷으로 전신을 감쌌다.

 

'저 옷은? 그랜드 마스터의 초상화에 있는 옷과 비슷하군!'

 

그리고 진산월의 허리춤에 달린 검을 자세히 살펴 보았다.
그 검은 일견(一見)하기에도 예사로운 검이 아니었다.
검집은 고색 창연했으나, 자세히 보면 용(龍)이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나는 문양이 생생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용의 얼굴은 자연스레 검의 손잡이가 되었고, 용의 꼬리는 검을 감싸안은 검집이 되었다.
그리고 용의 수염은 검실이 되었고, 용이 물고 있는 여의주(如意珠)는 손잡이에 박힌 구슬이 되어 있었다.
구름은 그 자체로 검집을 둘러싼 멋진 문양이었다.
그야말로 용과 구름이 하나로 결합하여 너무도 자연스럽게 어울려 있는 것이다.

 

'설마... 저것은 쉐도우 오브 드래곤 소드가 아닐까?'

 

여인은 흥분으로 심장이 세차게 뛰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사우쓰 마운틴 클랜의 제이드 림(Jade Lim)이 그랜드 마스터에게 인사드리옵니다!"

 

여인이 뜻밖에 큰 소리를 내자 진산월은 시선을 돌렸다.
여인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은 자세로, 허리와 고개를 숙였다.
진산월은 그제야 여인의 상의가 가슴팍이 깊게 파여져서 기녀들도 입기 꺼려할 만한 옷이며,
그 사이를 비집고 터지려는 유방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중원의 여인과는 비교할 수 없는 풍만함이었지만, 그런걸 감상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지금 뭐라고 그랬소?"

 

"그랜드 마스터님 저는 사우쓰 마운틴 클랜의 다크엘프족 제이드입니다."

 

"그러니까 그게 무슨 말이요?"

 

"예전에 그랜드 마스터님의 예언이 오늘에야 이루어졌음을 믿습니다. 나처럼 검계를 넘어 이곳 세상으로
오는 자가 있을 것이고, 그는 나의 쉐도우오브드래곤 소드를 가져올 것이다. 이런 예언 말입니다."

 

"......"

 

"100년도 더 된 예언이었습니다. 어서 저희 마스터를 만나러 가시죠."

 

진산월은 다시금 두개의 달을 쳐다보았다.
제이드는 달을 뚫어져라 응시하는 고독하며 적막한 눈길을 보자 왠지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꼈다.
기나긴 침묵의 시간이 지나고, 진산월이 입을 열었다.

 

"일단 당신이 말하는 마.스.터.를 만나러 가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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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진산월이 판타지세계가면 히로인 임영옥은 다크엘프라는 글에 뿜으면서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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