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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검을 받아보겠소?"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3.38) 2022.02.07 15:56:48
조회 8978 추천 172 댓글 16

낙엽이 사그라드는 냄새와 함께 선선한 바람이 부는 계절이 오자
백도의 후기지수들이 모여 자웅을 겨루는 봉용지회가 개최되었다.

본디 이 대회는 용봉지회(龍鳳之會)라 불리었으나
5년 전의 용봉지회를 끝으로 용이 봉에 앞선다는 것,
그리고 봉과 지로 이어지는 단어의 어감이 불쾌하다는 이유로 인해
이번 대회부터 봉용지회로 이름이 바뀌었다.

어중이 떠중이들은 이미 예선에서 걸러지고,
주최측에서 지명한 인물이 무대에 올라
본인과 겨룰 자를 불러내는 방식의
봉용지회 본선 첫 대결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무대에
어느 심산유곡에 틀어박혀 대략 6.9년간
일인전승의 비밀스런 사문에서 무공을 전수 받은
천고의 기재 육절봉이 등장했다.

"본인은 일인전승의 문파 중남파에서 수학한 육절봉이라고 하오.
여기 계신 분들에게 묻겠소. 누가 내 검을 받아보겠소?"
육절봉의 호기로운 도발이 끝났음에도 그 누구도 나서는 자가 없었다.
되려 장내의 분위기만 급격하게 싸해질 뿐이었다.

육절봉이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낄 때 쯤
외공의 일종으로 반탄력을 위해 지방을 켭켭이 쌓아올리는 무공인
패미니중공(粺米膩重功)을 익힌 것 처럼 보이는 여인이 말했다.
"검을 받으라니 남성기를 검에 빗대 이 자리에 있는 여무인들을 성희롱 한 것인가요?"

무대 앞에 모인 무인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하고
육절봉은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내가 산속에만 틀어박혀 있었기에 분위기를 못 읽고
괜한 도발을 한 것인가 싶어 말을 잊은 채 여인을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그러자 여인이 얼굴이 금세 시뻘개지더니 악에 받친 목소리로 소리질렀다.

"지금 성희롱에 이어 시선강간까지 하시는 건가욧?! 도저히 못 참겠군요! 내 검을 받으세욧!"

"나는 그런 의도가 없었소. 내 언행에 실수가 있었던 것 같은데 속세를 멀리하고 산 속에서 수련만 하다 나왔기에 그렇소.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소...아니 잠깐만, 그런데 당신은 검을 받으라는 말이 성희롱이라고 해놓고선 어째서 내게 다시 그런 말을 한단 말이오?"

"닥치세욧!! 모르면 공부나 할 것이지 어딜 남자가 조신치 못하게 여자에게 말대꾸를 하노 이기!!! 그런 모순을 견디는 것이 패미니중공의 어려움인데 지금 제 무공과 사문을 욕보인 것인가욧?!?!? "

육절봉은 기가 차고 화도 났으며 무엇보다 심히 어지러웠다.
"알겠소 알겠소... 내가 잘못했소.... 내 소저에게 사과하리다."

"소저(小豬)? 지금 내게 작은 돼지라고 말한 거노?! 이...이...미친 중남충이!!"
분노에 찬 얼굴로 패미니중공을 익힌 소저가 무대위로 쿵 쾅 쿵 쾅 소리를 내며 뛰쳐 올라오더니 육중한 무게의 단봉을 내리쳤다.

천고의 기재답게 육절봉은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물 흐르듯이 유려한 동작으로 검을 뽑아 단봉을 쳐내더니,
이어 섬광과도 같은 찌르기로 단봉을 날려버린 후 소저의 목에 검끝을 갖다대었다.

"내가 잘못한 것은 분명히 사과드리겠소. 승부도 가려졌으니 조금 진정하시오."
육절봉은 다소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때 패미니중공 소저의 눈가에 그렁그렁한 눈물이 맺히더니
꼴보기 싫은 얼굴로 오열하기 시작했다.

"와...결국 여인을 울리네..."
"무남충이 그렇지 뭐..."
"여인에게 삼초 양보는 필수이거늘 곧바로 반격을 해버리다니 최소한의 예의도 개념도 없는 자로군."
작은 돼지가 울기 시작하자 이곳저곳에서 육절봉을 비난하는 말들이 쏟아졌다.

작은 돼지는 이에 자신감을 얻었는지 육절봉을 가르키며 울부짖었다.
"기본적인 비무 예절도 모르는 무남충아니노! 산 속에서 왔다는 변명으로 희롱하더니 이젠 무력으로 여인을 겁박하노?! 심판은 뭐하노 이기!"


비무 심사를 맡은 심판들은 한숨을 푹 쉬더니 상부의 눈치를 보다가 육절봉의 실격패를 선언했다.

각종 원색적인 비난과 참신하고도 다채로운 욕들을 먹으며 무대를 내려간 육절봉은 주화입마에 빠진 듯 각혈을 토하더니 그대로 무림맹을 빠져나갔다.

평화롭던 무림에 천마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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