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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문학? 오리 날다모바일에서 작성

ㅇㅇ (61.101) 2014.02.18 21:24:13
조회 802 추천 24 댓글 16


올드팬인데, 놀러왔다가 삘꽂혀서 써서 보냈는데. 여기 올리는 게 어떻겠냐는 글보고 여기에도 올림
병신력이 딸려 평범한 동화처럼 되어서 안타깝지만.........즐감


오리 날다



한 오리가 울고 있었다. 모두가 다 자신을 미워했다. 친구들은 넌 덩치가 커서 괴물같다 했고 부모는 저 애가 우리 애가 맞을까, 속닥였다.
그래서 언제나 홀로 친구들과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야 트롤 엄마가 오랜다."

"저건 우리의 세배는 먹을거야. 그러니까 꺼져!"

그 오리는 언제나 혼자였다. 탄천에서 그를 만나기 전까진.



사람이라는 종족은 너무나 크고 잔인해서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옛날에는 날지도 못했는데, 이젠 하늘에도 인간의 모습이 종종 보인다고 어른들은 걱정을 하곤 했다.
그래서 오리는 그 인간을 보았을 때 겁을 먹었다. 친구들에게로 돌아갈까 생각했지만, 꽤나 멀리 나와서, 가는 동안 붙잡힐 것 같았다. 그도 그럴것이 빤히 저를 바라보는 게 움짝달싹도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앉아있던 인간은 스르르 사라졌다.
오리는 다음날에도 그 자리에 있었다. 혹시라도 그 인간이 나타날까 싶은 마음이었다. 어느새 공포보다는 호기심이 더 커져있었다.
인간은 역시 나타났다. 인간과 오리는 그렇게 한동안- 서로를 바라보았다.



다음날, 그리고 며칠 후에도 그 인간은 나타났다. 오리는 더 이상 심심하지 않았다.



"너 이새끼! 니가 인간과 교류중인거 다 알아! 우릴 팔아넘길 생각이지!"

그날 저녁, 오리는 다른 오리들에게 구박을 받았다. 덩치가 훨씬 컸지만, 순박했기 때문에 다른 오리들에게는 덩치 큰 바보에 불과했다.

"아니야! 그냥 그 인간이 온 거야!"

오리는 울었지만, 아무도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엄마오리만이 그만하라며 말렸고, 따로 데리고 가서, 인간은 잔인하고 못된 동물이니 조심해야한다고 가르쳤다. 오리는 알겠다고 했다.



오리는 한동안 그곳에 가지 않았다. 다른 오리들의 눈치도 싫어 아예 숨어있었다.
그러다 이곳을 곧 떠날지도 모른다는 말이 들려오자, 오리는 큰 마음을 먹고 그 자리로 갔다. 그곳은 여전히 조용했고 다른 오리도 잘 보이지 않았다. 그 인간도 없었다.
그렇게 몇시간을 고고히 서있는데, 몇 인간들이 근처에 와서는 크게 떠들었다. 오리가 그쪽을 보았다. 그 인간이 있었다.



"오리가 아닌 거 같은데?"

"오리가 아닌가, 쟤는?"

오리는 그 인간을 가만히, 빤히 보았다. 그 인간도 자신을 보고 있었다.

"거윈가?"

아, 다르구나.
오리는 그제야 깨달았다. 저 인간은 다른 인간과 다르다. 자신을 똑바로 본다. 그 눈빛엔 다른 오리들에게서도 볼 수 없는 애정이 가득했고, 자부심과 특별한 뭔가가 있었다.

"근데 쟤 카리스마 있다"

그렇게 오리는 깨달았다. 그 특별함이란 다른 오리들과 자신을 구별짓는 무엇이라는 걸 말이다. 오리는 그제서야 자신이 다른 오리들과 확연히 다르다는 걸 알았고 그건 비단 몸집이 아닌, 근본적인 어떤 것이라는 것도 짐작했다.
그 인간은 자신을 오래도록 보았는데, 그 눈빛엔 전과는 또다른 호기심이 깃들어있었다. 오리는 마음 한 구석이 자신감으로 충만해지는 걸 느꼈다.



그 인간이 떠난 후 오리는 날개를 펼쳤다. 커다란 날개는 다른 오리를 가릴만큼 컸고, 묵직했다.



그래. 나는 오리야! 다른 오리와는 다른, 카리스마대빵큰오리!!






탄천에 왜가리 한 마리가 날았다. 그걸 눈여겨보는 사람은 없었다. 단 한 명 있었던 어떤 사람은 멀리, 꿈을 잠시 접고 떠나야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왜가리 한 마리는 이후로도 그곳에서 창공을 누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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