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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Who Are You?

이응(175.203) 2017.07.16 22:14:31
조회 1985 추천 38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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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은 병원 진료를 빙자해서 모연과 다시 볼 약속을 받아냈어.

모레면 그녀를 보러갈 수 있다는 생각에 시진은 누가 봐도, 더할 나위 없이, 반박불가 똑.같.아 보이는 군복 두 벌을 두고 이게 낫나 저게 낫나 패션쇼를 하는 중이야.

내일도 아니고 이틀 뒤에나 있을 약속을 그는 전야도 아닌 전전야에 준비하고 있는 거지.

 

"부팀장, 이게 낫습니까, 이게 낫습니까?"
"오른쪽 거 다시 한 번 대보시지 말입니다."
"이거?"

 

점입가경 한 술 더 떠서 시진의 병증을 더 위중하게 하는 철호의 맞장구에 대영은 한 분과 한 놈이 하는 짓이 참 가관이다 생각을 해.


안 어울리는 짓(?)을 하시는 상관을 대영이 참으로 서먹해 하고 있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시진은 사복도 군복처럼 보이게 하는 프로깔깔러 대영에게 진지하게 물어.


모연에게 이쁘게 보이고 싶거든.

이거나 저거나 그녀의 눈에는 그저 다 초록색 군복일 뿐일텐데..

 

대영을 제외한 팀원들 눈에는 우리 팀장님이 뭘 잘못 드셨나 싶기만 해.

고작 상처 소독하겠다고 한 시간 반 거리를 가면서 꼬까옷 고르는 어린애마냥 들떠있는 팀장님이 그들 눈에는 그저 이상한 거지.


체력 하나로 특임대 1인자의 자리를 달리는 양반이 체력은 국력이라며 의무대 말고 꼭! 해성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니.

대영은 직속상관을 보는 짠눈의 소금기를 도저히 자제할 수가 없어.


시진은 이날 고심 끝에 고른 군복에 물 칙칙 뿌려 칼각 잡아 다려놓고 옷걸이에 걸어둔 채 취침했을 거야.

모레는 또 어떤 말로 미녀 의사이며 그의 주치의인 모연을 웃게 해줄까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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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부터 준비해놓은 이쁜 꼬까옷을 챙겨 입고 시진은 눈누난나 모연의 병원으로 달려왔어.

들뜬 마음에 너무 일찍 왔는지 2시 예약인데 12시 반도 안 돼서 도착했지.


천천히 병원 로비를 가로질러 응급실로 향하던 시진의 눈에 모연의 모습이 들어왔어.

반가운 마음도 잠시, 모연은 그와 인사를 나눌 경황이 없었어.

인사는 커녕 그를 알아챌 겨를도 없었지.

 

"하선생님! 피 더 필요할 거 같아요!"

 

모연은 환자 베드에 올라타선 환자 몸 속으로 직접 손을 넣어 지혈 중이었어.

그 바람에 그녀의 흰 가운은 온통 피투성이야.

환자와 모연을 태우고 응급실에서 나온 베드는 사람들 사이를 가로질러 수술실로 달려가고 있었어.

 

"앞에 좀 비키세요! 뭐해! 속도 좀 내요!"

 

로비에 가득한 사람들에 막히고 수혈팩을 가지러 자애가 빠지자 점점 더 느려지는 베드에 모연의 속이 타.

조금이라도 더 빨리 수술에 들어가야 환자가 살 확률을 높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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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연과 의료진의 고군분투를 시진은 멀리서부터 지켜보고 있어.

시진이 지켜보는 앞, 모연은 오로지 눈 앞에 사그라드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어.


시진은 위급한 환자를 살피느라 그를 알아채지 못하고 그대로 스쳐지나는 모연을 바라보다 베드 후미로 바로 붙어 베드를 밀어주었어.

성인 남자의 힘이 더해지자 베드가 쭉쭉 밀려나가며 빠르게 수술실로 가까워져.


시진이 베드를 밀고 있다는 걸 전혀 알지 못하는 그녀를 그저 뒤에서 바라보며 그는 묵묵히 모연을 도왔어.

누군가를 구하겠다는 의지 하나로 빛을 내는 모연의 하얀 옆얼굴을 바라보며, 시진은 한없이 인상적인 모연을 그의 머리와 가슴에 새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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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I am way to you
I hope that someday you will realize
that I can see forever in your eyes
and I'm wishing my dream will come true
I am lost without you
You are my everything

 

시진은 모연을 수술실 안으로 들여보내고 밖에 남아, 문 너머로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서있어.

오늘 약속은 아마도 지켜지지 못할 거 같지만 시진의 마음은 조금도 상하지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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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n't it clear to see
You belong with me
We are meant to be in love eternally
My love

 

오히려 모연에 대한 그의 마음만이 더 확실해졌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졌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졌어.

아름다운 외모보다 더 아름다운 내면을 가진 그 사람, 강모연이라는 여자와 말이야.

시진은 모연에 대해 점점 확신이 들어.


그는 모연을 들여보낸 수술실 앞에 오래도록 앉아있었어.


그녀가 생명을 위해 싸우는 이 전장을 시진도 이전과는 다른 새삼스러운 눈으로 보게 되었지.

그의 전장과는 다르게 하얗고 밝은 이곳, 병원을 말이야.

시진은 그렇게 모연을 기다린다기보다 그녀를 마음에 담는 몇시간을 보내다가 부대로 발걸음을 돌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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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이 돌아간 자리, 해 다 저문 저녁이 되어서야 모연은 수술실을 나설 수가 있었어.

피로감에 젖은 몸을 이끌고 나오던 모연은 잊고 있던 약속을 떠올리고는 서둘러 뛰어가.


시진의 차트를 뒤져 그의 핸드폰 번호를 찾아낸 모연은 조용한 숙직실을 찾아들어와 앉았어.

환자의 개인 정보를 이렇게 사사롭게 이용하면 안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다음 예약을 위한 거라고 모연은 자신의 평소답지 않은 행동을 합리화하며 전화를 걸어.

 

"여보세요?"
"유시진씨? 강모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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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번호라 어리둥절해 하던 시진은 모연의 목소리라는 걸 알아채자마자 입꼬리를 비실비실 올렸어.

오늘은 영 틀렸다고 생각했는데 모연이 먼저 전화를 걸어온 거야.

굳이 그의 번호를 찾아서 말이지.

시진의 마음이 한없이 부풀어 올라.

 

"끝났어요, 수술?"
"네. 왔다 가셨다면서요?"
"의사한테 바람 맞기는 처음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서로의 목소리에 두사람의 얼굴엔 어느새 미소가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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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진료 예약은 두사람에게 모두 특별했어.

모연을 처음 만나고 돌아간 밤서부터 군복을 골라대던 시진에게도 그렇지만, 모연에게도 시진과의 약속은 다른 환자들과의 진료 예약과는 분명 다른 느낌이었지.


분명 상처 소독을 위해 방문하는 진료 예약인데 무슨 데이트라도 잡아 놓은 것처럼, 그녀의 머릿속엔 내내 시진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를 않았어.

지난 이틀 간 모연의 머리 한 쪽에서는 시진과의 약속이 빙빙 맴돌며 이틀 남았네, 하루 남았네, 우와 바로 오늘이야, 이제 두시간 남았어, 하며 마음 속 시계가 한번씩 찌릉찌릉 울려댔어.

그런데 예약 시간을 코 앞에 두고 응급이 터진 거야.


응급환자는 모연을 한 사람의 여자에서 강닥터로 단박에 돌려놓았어.

그렇게 모연의 일은 그녀로 하여금 시진과의 첫 약속을 미룰 수 밖에 없게 만들었지.

하지만 수술이 있었다는 모연의 말에 시진의 답이자 질문은 사뭇 남달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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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았습니까?"
"네?"
"그 급한 수술 환자."

 

그는 모연이 그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보다 그래서 당신이 수술한 그 환자는 살았냐고 물었어.

사람의 생사 여부에 더 큰 관심을 보였지.

시진은 생명을 위해 싸우는 그녀의 일을 아주 중요하게 여겨준 거야.

그의 특별한 질문에 모연 또한 특별하게 답을 해.


내가 그 사람을 살렸다고, 내가 살려냈다고.


모연은 자랑스럽고 뿌듯하게 대답했어.

시진은 그녀에게 멋지다고 솔직한 감탄을 보냈지.


그의 감탄이자 칭찬은 오늘 하루 아주 많이 지친 모연의 피로를 씻은 듯 날려보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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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강선생님 번홉니까?"
"네."
"내 번호 딴 거네요?"
"제 번호 저장하세요."

 

시진의 우스개 섞인 작업 멘트는 느끼하기는 커녕 모연에겐 그저 달콤해.

작업 건다는 게 뻔히 보이는 말과 행동을 하는데 어떻게 그게 전혀 수작으로 느껴지지가 않는지.

농담을 섞어도 어떻게 그게 다 진심으로만 들리는지.

모연은 수화기 너머의 사람이 점점 더 신기해지고 좋아져.

모연은 당신이 내 번호 딴 거라는 시진의 말을 굳이 틀리다고 하지 않아.


사실 예약을 놓친 환자에게 의사가 직접 전화하는 경우가 어딨겠어.

모연은 진료 예약을 빙자한 데이트 약속을 펑크내서 미안하다는 사과를 직접 전하고 싶었어.

겸사겸사 번호도 따고, 번호도 주면서 말이지.


처음 만난 날 주고 받지 못한 번호를 이렇게 알게 돼서 둘 다 그저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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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꼭 보고 싶습니다."
"원래 이렇게 기승전결이 없어요?"
"내일은 꼭 진료보고 싶단 얘기였는데."
"...그니까요. 그 얘기였는데 나도."
"아니었는데."

 

진심을 보였다가 농담이었다고 말하고, 놀리는 그 말에 발끈했다가도 웃고...

대화가 계속될수록 두사람의 마음은 점점 몽글몽글 부풀어 오르고, 미소가 웃음이 되고, 말에 즐거움이 실려.

수화기 너머의 상대방이 점점 보고 싶어지고, 만나고 싶어지고.


결국 시진이 참지 못하고 말을 내뱉었어.

 

"그러지 말고 우리 지금 볼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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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저물다 못해 밤이 깊어지는 이 시간에, 진료 예약은 더더군다나 아닌데 보자고 하니 모연의 가슴이 깜짝 놀라지.

 

너무 빠른게 아닐까, 뭐 이렇게 맨날 직구일까 이 사람은.

 

하지만 모연의 마음에 불쾌감은 전혀 없었어.

성큼성큼 다가오는 시진이 부담스럽지도 거북스럽지도 않았지.


수화기 너머 모연의 침묵이 계속될수록 시진의 가슴이 불안으로 뛰어.

시진은 언제든 물러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듯 말을 했어.

 

"...싫어요?"
"안 싫어요. 오세요."

 

하지만 그녀의 망설임은 아주 짧았을 뿐 내숭따위 없는 모연은 바로 시진의 데이트 신청을 받아주었어.


두사람은 그렇게 그의 마음도 그녀의 마음도 콩콩 뛰게 하는 약속을 했어.

 

하지만 이 약속은 끝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지.

시진의 일로 한 번 더 미루어지고, 결국엔 두사람은 그의 위험한 일 때문에 오랜 시간 헤어지게 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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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 반 거리를 달려 한달음에 병원으로 온 시진은 모연과 함께 볼 영화를 고르며 즐거워하지만, 하늘에 계신 심술궂은 양반은 두사람의 오늘 약속을 완전히 파토내기로 결심을 하신듯 했어.

모연을 만나러 온 하필 바로 이 순간, 조국이 시진을 필요로 할 일이 생긴 거야.

 

{아프가니스탄 UN직원 2명 피랍}

 

병원 로비 TV로 흘러나오는 뉴스는 남자 유시진을 캡틴 빅보스로 순식간에 되돌려놓았어.

아니나 다를까, 뉴스가 보도되자마자 바로 울리는 시진의 휴대전화 발신인은 부대였어.


그렇게 두사람의 일은 모연과 시진에게 차례로 상대방과의 약속을 깰 수 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었어.

아직은 두사람의 교차점이 너무 적었던 거야.

 

 

 

두사람이 마주선 옥상, 그곳으로 큰소리를 내며 헬기가 한 대 다가왔어.

 

"응급인가봐요. 여기 말고 1층에서,"
"아뇨. 저 데리러 온 겁니다."
"유시진씨를요? 왜요? 혹시 전쟁났어요?"
"어딘가에선? 여긴 아니니까 걱정말아요."

 

모연에게는 이 상황이 온통 혼란 그 자체야.

느닷없이 일이 생겼다며 가봐야 한다는 것까지는 모연도 이해해.

하지만 왜 헬기가 데리러 오는지부터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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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의 말은 어딘가 다 두루뭉술하고 묘했어.

당신을 왜 데리러 오냐는 질문에는 답이 없고, 전쟁났냐는 말에는 어딘가는 전쟁 중이지 않겠냐고 했지.

시진의 말은 어떤 부분도 그 의미가 분명하지가 않았어.


일개 군인을 군용 헬기가 데리러 온다는 건 그녀의 상식 선에서 정말 말이 안되는 일이야.

아무리 모연이 군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해도 이건 정말 이상해.



모연의 혼란에는 아랑곳없이 헬기가 옥상에 착륙하고 문이 열리더니, 군복을 입은 남자가 내려섰어.


시진을 재촉하듯 서 있는 군인의 모습에 모연의 가슴이 더 불안해져.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모연에게는 전부 불분명하고 종잡을 수가 없어.


군에서 보낸 헬기까지 타고 이토록 서둘러 떠나야할 이유라는게 뭔지, 무언가 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모연의 머릿속은 도무지 정리되지 않고 가슴은 불안하기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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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주말에 만납시다 우리! 병원 말고 다른 데서!"
"치료받으러 안 올 거예요?!"
"건강하게 돌아올 테니까 영화 봅시다 나랑!"

 

시진은 헬기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모연의 어깨를 붙잡아 자신을 보게 하곤 목청 높여 외쳐.

약속해달라고.

'우리' 다시 만나자고.

그래야만 그가 기쁘게 떠날 수 있으니까.

 

"빨리! 시간 없어요! 싫어요, 좋아요!"
"좋아요!"
"약속한 겁니다!"

 

모연은 일단 기꺼이 시진과의 약속에 응했어.

나중에 설명해주겠다는 시진의 말을 들었으니까.

기쁜 표정으로 떠나가는 시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모연은 내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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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은 헬기에 오르기 전 모연을 돌아보고는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였어.

그대로 그를 태우고 훅 날아오르는 헬기를 보고 선 모연은 태풍이 몰아치고 간 자리에 덩그러니 남은 것 같아.



시진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헬기 안에서 내내 지켜보고 있어.

결국 모연을 남겨 두고 떠나게 돼서 미안하면서도 다음을 약속 받아서 그의 마음은 또 기쁘지.

시진은 꼭 건강하게 돌아와 모연을 만나고픈 마음 간절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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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그를 보내고 옥상에 서 있는 모연은 온통 혼란뿐인데 말이야.


이제야 굉음이 사라지고 조용해진 옥상.

먹먹한 귀로 천천히 들어오는 주변의 소리를 들으며 상념에 빠져 있던 모연의 뒤로 상현이 나타났어.

예쁘게 입고서는 혼자 옥상에 멍하니 서 있는 모연의 모습이 상현은 의아하지.


모연은 군필자 상현이라면 자신의 의문을 풀어줄 수 있을까 싶어 물어봐.

이 이상하고 이상하고 이상한, 이상하다 못해 불안한 이 상황을.

 

"선배. 특전사 정도 되면 헬기가 막 데리러 오고, 총도 맞을 일도 있고 그래요?"
"야, 대한민국 육군이 총 맞을 일이 어딨어. 주로 비를 맞지. 눈을 맞거나. 맞고 나면 또 그걸 다 치워야 돼요."
"그렇죠? 그럼 휙 날아간 그 남자는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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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다른 군인들 다 맞는다는 비나 눈 대신 총 맞고 다니는 저 남자.

차, 버스, 택시 다 놔두고 비행기도 아닌 헬기 타고 다니는 저 남자.

저 남자는 모연에게는 너무나 이상해.


시진은 그녀에게 전혀 이해가 되지도 납득이 되지도 않는 이상한 사람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사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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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연은 시진에게 궁금한 게 점점 늘어가.

또 그녀의 마음 한 켠은 불안해지지.

정말로 총알이 비처럼 쏟아지는 곳을 뚫고 전우를 구하러 가는 남자일까봐.

사실은 그게 농담이 아닌 진실일까봐..

 

당신은 대체 정체가 뭐예요?
당신은 대체 누구죠?

 

 

 


이어지는 글 : 나를 기다릴 사람. 내가 기다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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