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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김광삼 재활군 코치.gisa앱에서 작성

ㅇㅇ(112.133) 2017.02.10 19:02:55
조회 2161 추천 85 댓글 16
														

[대단한미디어] 'DUGOUT Interview' LG 트윈스 김광삼 재활군 코치

던지지 못한 이닝이 남아 있습니다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배트를 쥐던 두 손에 투수용 글러브와 공이 주어진 그 순간부터. 촉망받던 청소년 대표팀의 4번 타자는 그렇게 마운드에 올랐다. 시간이 흘러 팀의 베테랑 투수가 된 그의 마지막 마운드 위에는 아쉬움만이 남았다. 그런 그가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선수들의 마음을 헤아려 위안을 주는 재활군 코치로서. 그가 던지지 못했던 남은 이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새로운 마운드에 오르는 김광삼 코치, 그가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김현세  Location LG Champions Park


마지막 이닝: 8월 28일 삼성 라이온즈전

“그때가 마지막 경기였어요. 팀은 두세 경기를 남겨두고 있었지만, 제게는 마지막 선발등판 날이었거든요. 그날 6이닝만 던져도 규정 이닝을 채워서 평균자책왕이 될 확률이 높았던 거죠. 언론에 공표된 것처럼 동료들이 저를 거창하게 띄워주려고 한 건 아니에요. 평소처럼 모두가 의기투합했던 게 전부죠. 경기 초반에는 내용이 좋았습니다. 3회까지도 괜찮았는데, 그 후에 타구를 맞은 거예요. 물론 2군 경기이기는 하지만 소중한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 놓친 게 정말 아쉽더라고요. 그런 이유로 ‘공 어디 있어!’ 하고 소리치며 공을 찾았는데요. 저만 사태의 심각성을 잘 인지하지 못했던 거예요. 당시에 야구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제가 타구에 맞은 소리가 무척 컸다고 하더라고요. 울려 퍼질 정도로요. 그때만 해도 제 머리에 무슨 일이 생기고 있었는지 몰랐죠.”


그만큼 절실했다. 그가 선수로서 품었던 것은 욕심이 아닌 바람이었다. 단 한 번의 승리, 그리고 단 하나의 타이틀이 갖는 의미는 남달랐으니까. 당시 ‘선수’ 김광삼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소중한 자리에서 그는 이닝을 채 충족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동료들 역시 그의 절실함을 모를 리 없었다. 부상이 발생하자 그들의 염원은 걱정으로 바뀌었다. “(이)병규(9) 형이 저를 정말 호되게 나무랐어요. 머리에 타구를 맞고도 ‘조금만 더 있으면 다시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니까 호통을 치는 거예요. “지금 장난하는 거냐. 정신이 있는 거냐, 없는 거냐. 부상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줄 아느냐. 얼른 병원부터 가라”고 하면서요.”


그 소식을 접한 모두가 이병규 전 선수와 같은 마음이었을 겁니다.

다쳤을 때는 정말 많이 심각했죠. 당시 이천에서 가장 큰 병원에 갔는데 더 큰 데로 가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응급차를 타고 그곳까지 가는 데 한 시간이 걸렸어요. 그때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 부상 상황이 많이 안 좋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죠. 그러고는 응급실에 도착해서 그곳에 있는 의사 선생님께 진단을 받았어요. “지금 뇌출혈이 심한 상태다. 후에 귀가 잘 안 들릴 수도 있고, 기억상실이나 간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뇌출혈로 인해 경과에 따라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진단 내용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길 듣고 누구에게도, 특히 가족에게는 더욱 말을 할 수가 없었어요. 결혼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고, 아내와 갓 태어난 아기를 생각하니 입을 떼기가 무척 힘들었죠.


마음고생 정말 많았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려와 달리 무척이나 밝은 모습에 안심이에요. 김광삼 코치의 부상 이후 소식을 궁금해하는 팬이 많은데요. 치료는 무사히 진행됐나요?

한 달 동안 입원해서 치료받으며 정말 많이 호전됐습니다. 물론 청력이 조금 떨어진 상태이기는 해요. 이명도 있고요. 수면에 방해가 되는데, 아직은 적응 단계인 것 같아요. 지금 다섯 달째 귀에서 소리가 멈추질 않는데요. 이게 바로 여러분께서 언론을 통해 들으셨을 그 ‘후유장해’거든요. 이 증상이 언제 사라질지 알 수는 없지만, 제가 안고 가야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는 수 없죠. 그래도 생활하는 데 크게 지장이 있는 정도는 아니고요. 미세한 차이지만 제게는 낯선 증상이니까 익숙해져야죠.


당시에도, 지금도, 걱정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많은 분이 저를 걱정해 주셨어요. 입원해 있는 동안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분들에게도 위로받으면서 다시금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죠. 그리고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일이 또 하나 있는데요. 병규 형의 마지막 경기 때 관중석에 있는 팬분들께서 저의 완쾌를 기원하는 플래카드를 크게 걸어놓으셨다고 들었어요. 당시 제게 알려준 지인이 “너를 생각해서 응원하는 팬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정말 뭉클했습니다. 정말요. 제 아내도 SNS 통해서 제게 보여줬어요. 지금도 그 동영상과 사진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플래카드 하나에 불과하다고 여길지 몰라요. 하지만 제게는 절대 그렇지 않아요. 팬들이 제게 보낸 응원의 메시지들, 그걸 제가 어떻게 잊겠어요. 어쩌면 그렇게 잊힐 선수였는데…. 저는 못 잊습니다. 그리고 안 잊습니다. 정말 큰 감동이었으니까요.


그 팬들 앞에 다시 서고 싶은 마음이 정말 컸을 텐데요. 부상 이전 재기 의사도 밝혔고요.

그래서 2군 평균자책왕 타이틀에 조금 더 절실했던 것 같아요. ‘여기(이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상의 시나리오를 만들어놓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야 잠실로 갈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다치니까 감정 컨트롤이 잘 안 될 정도로 화가 나더라고요. 부상보다는 ‘내가 직접 마무리 짓지 못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더 컸습니다. 그 뒤로 작년 가을과 이번 겨울 동안은 아주 힘든 시기를 보냈죠. 은퇴를 결정하고 코치직을 맡기까지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심사숙고하는 데 머릿속이 정말 복잡했을 것 같습니다.

은퇴를 결심하게 된 그날을 기억해요. 그 시기에 병원에서 제게 요양을 권했고, 처가인 강원도 정선으로 가게 됐죠. 그곳에서 장인어른, 장모님과 지내며 그동안 많은 분과 나눈 이야기나 머릿속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쉬는 동안 심적으로 여유도 찾았고, 결국 그곳에서 큰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그의 결심은 어느 때보다 신중했을 터. 하지만 아쉬움이 남지 않을 리 없었다. “아내가 가장 아쉬워했을 거예요. 아이가 이제 막 걸어 다니기 시작했거든요. 아빠가 마운드 위에 있는 모습을 아직 못 봤으니…. 꼭 1군 무대가 아니더라도 어디서든 가족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했는데요. 그걸 지켜주지 못했으니 아쉬울 따름이죠.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미안하게 생각해요.” 그렇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는 선수로서 못다 이룬 목표, 그 아쉬움을 자양분 삼아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펼친다. 김광삼 코치는 더 멋진 추억을 선물할 아빠이자 남편으로서 새로운 아침을 맞게 된 것이다.


남은 이닝: 마음을 헤아리다

그가 채 던지지 못한 이닝이 다시 시작됐다. 비록 마운드 위는 아니지만 LG의 재활군 코치로 선임된 것. LG 측은 “재활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을 잘 이끌 것”이라며 그에게 코치직을 제안한 배경을 밝혔다. 출근한 지 며칠 되지 않은 ‘새내기’ 코치 김광삼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선수들을 이해해나가고 있었다.


“재활군 선수들은 시즌과 비시즌의 경계가 없잖아요. 지금은 선수들 한 명씩 면담해가며 파악하는 단계죠.”


이번 시즌부터 재활군 코치로 새롭게 출발해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나요?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자면, 구체적인 재활을 돕는 역할은 트레이너의 일이겠죠. 재활 중인 선수들은 육체적 고통도 가지고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마음이 힘든 거거든요. 각자 처한 상황은 천차만별일 거고, 여러 감정이 들 거예요.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나’ 하는 생각부터 부상으로 시즌을 통째로 잃어버린 선수의 마음까지. 무척 다양합니다. 제가 할 일은 그런 혼란을 다잡아줄 멘토랄까요. 따뜻한 말 한마디와 관심, 혹은 간단한 밥 한 끼로라도 그 선수의 마음을 헤아려줄 사람이 되는 게 제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꼭 거창한 게 아니더라도요. 저 역시도 재활 중에 그런 요소가 많이 필요했어요. 공허한 마음이 들었던 적도 있죠. 재활을 오랫동안 하며 느꼈던 아쉬운 점이 지금 재활군 코치인 제게는 자양분이 됐습니다. 구단 측에서도 저의 그 경험을 높이 샀기에 재활군 코치로의 기회를 준 거로 생각해요.


아직은 어색할 것도 같아요.

그럼요. 아직 며칠 안 됐으니까요. 어색한 게 많죠. 표현부터도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하던 후배들이 ‘코치님’이라고 하는데요. 어우, 어색해서 닭살이 막…. (웃음) 옷 갈아입을 때도 선수 라커룸에 잘못 들어갔다가 “코치님, 왜 여기서 갈아입으시냐”고 해서 아차 싶었죠. 선수 때와는 다른 동선에 아직은 익숙해지지 않았네요. 적응할 게 산더미입니다. 스케줄 소화하는 것도 처음에는 우왕좌왕했는데요. 며칠 지나고 보니 이제는 체계가 잡혔습니다.


그가 좋은 지도자로 거듭나는 데 핵심 요소는 바로 경험이다.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선수들의 아픔을 공유하는 것. 그것이 ‘재활군 코치’ 김광삼이 하는 일이다. 이제는 그의 무기가 된 경험, 그 출발점으로 되돌아가 보자. 에디터는 그에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입단했을 때 가지고 온 외야용 글러브와 배트를 쓰레기통에 버렸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청소년 대표팀의 4번 타자로 이름을 알린 그는 입단 당시 팀 내 사정으로 ‘투수 김광삼’이 된다.


‘다시’ 첫 이닝: 열아홉 김광삼

“저는 청소년 대표에서도 타자를 했고, 아마추어 시절 내내 줄곧 타석에 들어갔어요. (봉)중근이가 미국에 가면서 투수를 하게 됐는데요. 보여준 건 많이 없었지만, 그게 인상적으로 보였나 봐요. 힘이 좋고, 싱싱한 어깨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그 소식(투수로 전업)을 못 들었어요. 저는 외야용 글러브와 배트를 들고 입단했는데, 어느 날 라커룸에 정삼흠 투수코치님이 오셔서 “넌 투수다. 이제 그 배트와 글러브는 버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투수가 된 거예요. 이승엽, 양준혁 선배, 그리고 김기태 감독님처럼 타자로서의 제 모습을 기억하는 분들은 안타깝게 여기기도 하죠.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그는 마운드 위에서 힘차게 공을 던졌다. 언제나.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을 뿐. 그런 그에게도 돌아가고 싶은 순간은 있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버렸던 제 글러브와 배트를 쓰레기통을 뒤져서 다시 꺼내 들었을 거예요. 물론 ‘야만없’이지만요. (웃음) 그때로 다시 돌아가서 선택할 수 있다면 아마 제 야구 인생도 180도 바뀌었겠죠? 처음부터 타자로 시작하는 거니까요. 그때로 가서 ‘그래도 저는 타자를 하겠습니다’라고 강력하게 이야기해 보고 싶어요. 어쩌면 그 순간이 제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된 거거든요.”


그는 투수로 전업 후 올랐던 프로 첫 무대를 또렷이 기억한다. 어쩌면 방망이를 내려놓은 열아홉의 김광삼은 ‘남은 야구 인생에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 절치부심했던 게 아니었을까. 결과를 떠나 그가 마운드 위에서 보여준 첫인상은 꽤 강했다.


“1999년 4월 7일, 데뷔 첫 경기를 못 잊어요. 그날 포수로 김동수 2군 감독님께서 공을 받아주셨는데요. 제가 3이닝 동안 퍼펙트로 막고 있었고, 타선도 6점이나 지원을 해준 거예요. 그때 더그아웃에서 손혁 선배가 “너 2이닝만 막으면 올 시즌 최초 고졸 출신 무실점 승리투수야”라고 말도 해줬는데,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올라가서 6점 내줬습니다. (웃음) 결국 동점 상황에 내려왔는데, 아직도 잊히지 않을 만큼 아쉽고요. 지금도 생생해요.”


그의 첫 등판 소식은 무려 신문 1면을 장식했다고 한다. 뜻밖으로 투수용 글러브를 집어 든 그에게 찾아온 기회.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한 결과였을 것이다. “그 사진을 지금도 소장하고 있어요. 지금은 추억이 됐지만, 그때는 정말 많이 긴장했죠. 투수를 전문적으로 하지도 않았잖아요. 그때 만원 관중에 연예인들도 많이 와있고 앰프 소리까지 크니 긴장을 안 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도 무너진 거 생각하면 긴장이 또 너무 풀렸나 봐요.” 그는 막상 ‘플레이 볼’이 울린 후부터는 긴장을 잘 하지 않는 타입의 선수다. 평소 외향적이고 쾌활한 성격의 그는 자신 안에 신중한 면도 있어 함부로 나서는 성격이 아니라고 말한다. 물론, 뚜렷한 목표가 생기면 거침없이 돌진하기도 했다.


첫 승리투수가 된 날 신문에 김광삼 코치를 포함한 두 선수의 이름이 적혀있어요.

김용수 코치님이요? 모를 수가 없죠. 제 뒤를 지켜주셨던 분인데요. (웃음)


당시 김용수 선수의 등번호였던 41번을 물려받고 싶어 했다는 일화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죠. 무슨 자신감으로 대선배를 찾아가서 등번호를 물려달라고 했을까요. 이건 비하인드 스토리인데요. 그때 저 때문에 선수단 모두 집합이 걸렸어요. ‘고졸 신인이 최고참에게 말을 걸었다’는 게 핵심이었죠. 당시 분위기가 정말 엄격했거든요. 저는 그때는 한 가지뿐이었어요. 김용수 코치님을 너무도 존경했고, 그분을 통해 배우고 싶은 것도 참 많았어요. 제 롤모델이었으니까요. 이건 농담이지만, 당시 최고참이셨기 때문에 ‘은퇴하시기 전에 내가 빨리 저 등번호를 선점해야겠다’는 치기 어린 생각도 했죠. (웃음) 그분이 이뤄낸 업적, 그 대를 이어보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 일념 하에 미친(?) 용기가 났던 것 같아요. (웃음)


열아홉 신인이었으니 귀엽게 봐주지 않았을까요? 비록 원했던 41번은 아니었지만, (웃음) 52, 7, 22번 이 세 번호를 선수 생활 동안 달았는데요. 어느 번호에 특별한 애착이 가나요?

52번이죠. 10년을 달았거든요. 그 배경은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됐는데요. 당시 중근이와 선의의 라이벌 같은 관계랄까요. 저만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는데, (웃음) 둘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흘렀어요. 어느 날 배번을 정하는데 중근이가 51번을 달면서 “올해 안타 51개만 쳐야겠다”고 하는 거예요. 그 바로 뒤에 순서가 저였는데, 생각해놓은 번호는 다른 번호였지만 ‘저는 그럼 52번 달게요’라고 해버린 거죠. 그 계기로 프로 10년 차까지 달게 된 겁니다. 저 혼자만 간직하고 있던 이야기인데, 중근이는 모를 거예요. (웃음) 이제는 세월이 많이 지나서 모두 추억이 됐죠. 그런 이유로 가장 오래 달기도 한 52번에 큰 애착이 가네요.


52번에 그런 비화가…. 그렇다면 첫 승리에 힘을 실어준 결승타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요.

병규 형이요. 아마 형은 기억 못 할 거예요. 이야기하면 괜히 밥 사라고 할 게 분명해요. (웃음) 저는 기억합니다. 한화 이글스전이었을 거고, 역전 2타점 2루타로 제 프로 데뷔 첫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 준 거죠. 참 연이 깊어요. 그 후로 제가 18년째 모시고(?) 있습니다. (웃음) 오랜 시간 제 옆에 늘 함께하는 친한 선후배, 그리고 동료이자 형, 동생으로 지내게 돼서 참 좋죠. 당시 제 뒤를 지켜주셨던 김용수 코치님께도 종종 안부 연락드리며 지내고 있고요. 좋은 인연을 참 많이 만났습니다.


LG의 굵직한 인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기분 좋은 출발. 그러나 그의 야구 인생에는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일들이 많았다. 투수에서 타자로, 그리고 다시 타자에서 투수로. ‘트랜스포머’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몇 차례 ‘변신’을 시도한 김광삼. 그의 마지막 자리는 마운드 위였고, 다시 돌아온 그에게 영광의 순간 또한 허락됐다. “재전향하고 완봉승을 했어요. 실은 그때 컨디션이 많이 올라와 있지는 않았어요. 시작하자마자 무사 상황에 주자를 둘씩이나 내보냈으니까요. 안타 맞고, 볼넷 주고…. 타이트했던 1회가 지나고 나니 그 후로는 정말 내용이 잘 흘러갔던 것 같아요.”


그의 완봉승에는 또 하나의 배경이 있다. 투수로 다시 전업하며 타자로 나섰을 때의 ‘경험’을 잘 살려낸 것. “타자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당시 다시 투수로 전향하길 권유받았는데요. 팀 사정상 투수가 필요했던 시점이었죠. 납득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타자를 하며 다시 공을 던질 수 있는 몸이 된 거예요. 다시 재전향하기까지 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지만, 결과적으로 다시 마운드에 오른 이후로는 타자로 전향했을 때의 경험이 도움됐죠. 경기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진 것 같아요. 타자 성향도 생각하면서 투구를 하니 구위는 전만 못해도 경기를 풀어나가는 건 조금 수월해졌죠.”


영광의 순간이 지나고 다시 시련이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재활이 길었는데요.

가장 큰 수술이 13년도에 했던 인대 재건수술이에요. 당시 30대 초반이었던 저의 회복 속도가 생각보다 더뎠고, 통증도 재발됐죠. 그 결과 1년 뒤에 다시 수술하게 된 거예요. 무엇보다 몸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여러 이유로 재활이 길어졌고,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다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하게 되면서 고난을 극복하게 된 순간도 찾아왔죠. 물론 함께 의기투합한 것과 달리 결과가 좋게 끝나지는 않았지만요.”


긴 시간이 지나 찾아온 2015시즌, 1군에 1,056일 만에 콜업됐어요. 조급하지는 않았나요.

그때 1회에 시작하자마자 1번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어요. 오랜만에 돌아온 마운드였기에 ‘내 공을 마주한 타자들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는데, 첫 타자를 잘 막아서 안도했죠. 자신감이 생기려던 찰나 SK 와이번스 박정권 선수에게 홈런을 맞고, 최정 선수에게 타점을 내주면서 마음이 조금 복잡해지더라고요. 그러면 안 됐는데 말이죠. 어쩌면 제게는 ‘다음이 없을 수도 있는’ 등판이었거든요. 그래도 어차피 2점 준 만큼 편하게 생각했습니다. 그 후에 이닝을 잘 끌고 갔죠. 그 당시 감독님께서도 제게 많은 기회를 주셨는데, 아쉽게도 승은 챙기지 못했어요. 아내에게 좋은 선물을 안기고 싶었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죠. (웃음)”


제2의 야구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잖아요. 더 좋은 추억을 선물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럼요. 지도자로서도 좋은 날만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코치직을 수락했고요. 부모님, 그리고 아내와 제 아이에게도 멋진 추억 선물할 생각입니다. 그 원동력으로 여러 목표도 설정해서 매일 열심히 임하고 있죠.


그러고 보니 새로운 야구 인생도 LG에서 시작입니다. 19년째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게 됐는데요. 김광삼 코치에게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은 어떤 의미인가요?

초·중·고 내내 입었던 옷이 있어요. 제 옷에는 늘 ‘Twins’ 글자가 박혀 있었죠. 특히나 목까지 올라오는 언더셔츠에도 그 글자가 새겨져 있었는데, 그 옷은 야구 할 때만 입는 거였어요. 그런데 교회 갈 때도 입고 다닌 거죠. 심지어 친구를 만나러 갈 때도 항상…. 교회 같이 다니던 친구가 그런 말을 했어요. “너 혹시 쌍둥이니?”라고요. 제 옷에 늘 ‘Twins’ 글자가 새겨져 있으니, 그런 오해를 하게 됐다는 거예요. 그런 존재인 것 같습니다. ‘나를 쌍둥이로 오해하게 만들 정도로 늘 나와 함께한’ 존재요. 저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매개체였죠. 19년째라 그런 걸까요. ‘특별하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선수로서 LG 유니폼을 입지 못하는 아쉬움은 크지만, 코치로서 새롭게 시작하는 데 핀스트라이프 유니폼과 함께할 수 있어 참 영광입니다.


마지막으로 김광삼 코치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한마디 남겨주세요.

처음에 입단했을 때 제게 쏟아진 기대와는 달리 여러분께 많은 추억을 선물하지 못했어요. 굵직한 타이틀이나 팀 성적에 큰 보탬을 남긴 기억도 없군요. 그렇게 18년이 흘러 선수 생활을 마감하게 되었네요. 이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됐는데, 선수 때 이루지 못한 많은 추억 팬 여러분께 선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김광삼 코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따스한 사람이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그 선수는 재활군 코치가 되어 다시 우리 곁으로 왔다. LG 재활군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가슴 깊이 헤아릴 김광삼 코치. 진짜 ‘위로’가 무엇인지 아는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아울러 팬들이 보낸 따뜻한 사랑을 잊지 못하는 김광삼 코치의 마음, 그의 말처럼 이제는 우리가 그를 ‘헤아려야’ 하지 않을까.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그는 이렇게 기억될 것이다. 참 따뜻한 선수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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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ㅜ팡삼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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