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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래도 예술가들을 존경해

ㅇㅇ(43.247) 2021.03.14 09:19:44
조회 839 추천 35 댓글 13



내가 생각하는 얘술가는 새로운 것을 개척하는 사람들이야. 그들을 존경한다. 

응원은 하지 않는다. 응원의 말은 아마도 '잘 될 거야' 같은 말이겠지? 

그런 말을 할 수 없는 세상이라 응원은 못하겠다.


지금 세상에 예술을 한다는 건, 예를 들어 문학을 한다는 건 정말 험하게 말하자면 헛일을 하겠다는 말이야.

너희도 알 거다. 스트리머니 유투버니 흥미만 끌어올리는 사람들이 달에 천 이상씩 번다.

트위치 평균 시청자수 500정도 되는 스트리머가 월 500만원은 넘게 번다지.

지금 엔터테인먼트는 말 그대로 돈으로 흥미 뽑아내기, 흥미로 돈 뽑아내기야.

탐구니 철학이니 고찰이니 이런 건 거의 없지. 


이런 세상에서 예술로 돈 벌 생각하는 사람 솔직히 있냐?

있으면 잼민이거나 포부가 아주 큰 사람일 거다. 근데 그 둘도 인정할 거다. 가망이 크진 않다는 걸.


그 와중에 예술? 아무도 안 보는 거 하는 거다. 

글로 치면 나 혼자 쓰고 나 혼자 읽는 거야. 미술도 마찬가지지. 

근데 자본주의 세계는 원래 이랬다. 산업혁명 때 정도로 돌아가서 살펴보면

고흐나 보들레르도 평생 존나 가난했다. 둘 다 잘 사는 집 자제들로 태어났는데도.


고흐나 보들레르 같은 사람이 당시에 1000명 이하였다고 생각하는 사람 있냐?

안 알려진 뛰어난 예술가들이 그 아래였겠냐는 말이야. 

절대 아니겠지.


지금 예술가들이 하는 게 그거다. 아무도 모르는 예술을 하다 죽어가는 거.


심지어 좋은 인디 음악가들도 은퇴 많이 하는 게 요즘 사회잖아.


내가 니들이 싫어하는 문창과 출신이라 말해보는데 너희 혹시 김영승 시인 알고 있냐?

정말 훌륭한 시인인데... 아니지, 다른 예시를 들어볼게

여기서도 찬양받는 최승자 시인. 그 분의 삶이 어땠는지 모르는 사람 있냐?


소설가는 좀 다르다고? 아니야. 일년에 200만원 파는 게 지금의 한국 소설 베스트셀러다.

최근에 뭐 몇 억 벌었다는 소설가 있긴 했어.

근데 그 사람이 다시 그 돈을 벌 수 있을까?

반짝이는 재능을 그렇게 빨리 소진하고서?

잘 버텨서 중견이 되면 다시 그 수익 벌 수 있을까?


그 최상위 1인의 미래조차 불안 덩어리인데, 문학판이 희망적인가?

그렇게 볼 순 없겠지.


그런데도 글 쓰겠다고 하는 건 대단한 거야. 

가끔 좀 엇나간 애들이 남 까고 그러는 거?

지금 사회가 예술에 우호적이지 않아서야.

너희 전부가 중소예술가로 인정받아서 독자 백 명 씩이라도 주어졌다고 생각해봐.

문갤에 토악질 나오는 혐오글 쓸 시간? 없다.

즐거운 글쟁이 생활을 하고 있겠지.

하꼬 유튜버, bj, 스트리머들이 흔하게 갖는 100명의 독자를 위해서.


그러므로 모두 존경한다. 


혼자 쓰고 혼자 읽는

죽을 때까지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글쟁이라 해도 

그게 누구든 자신의 세계를 창조해간 사람이라면 

나는 그 사람을 존경할 거야.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10년 넘게 우리는 

지성과 감수성이 말라가는 세계에 살고 있었잖아?

나는 이 소수의 사람들에게 이상한 동지의식 같은 게 늘 있어.

그냥... 문학 커뮤니티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너와 나의 위대함을 과소평가 말자는 다짐 같은 걸 하고 싶었다.

스스로를 그리고 무명 예술가들을 비웃지는 말자고.


그냥 다 제치고

적어도 자신을 잃지는 말자는 얘기를 얘길 하고 싶었어.


그리고...

주말이다. 글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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