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쉽게 씌어진 시'에 담긴 의도는 뭐였을까

흰멍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3.16 21:17:05
조회 1791 추천 9 댓글 17
														


viewimage.php?id=21b4c423f7d32cb37cba&no=24b0d769e1d32ca73cec80fa11d028312e15c0eaac8534358234c142d3796483125829e6a3d4917ef9a1f05252bb8adef076c477a9ebb3f4225b01ce52367fc498053ef533e8

이 글은 '이중피동을 비롯한 모든 번역체는 잘못됐다.'라는 표준어의 옳고 그름을 논하는 게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시를 읽자마자 제목의 이중피동 '씌어진'과

일본식 장음 표기인 '노-트'

일본어의 幼い頃(형용사+명사)를 직역한듯 한 '어린 때'의 시어에 눈이 갔다.


일제강점기 때 쓰인 작품이니 그 때의 시대상을 생각하면

번역체에 대한 개념이 없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에서 시작됐지만

계속 불어나는 호기심은 나를 좀먹었고 결국 도서관에 찾아가 윤동주 시인의 시집을 미친듯이 탐독했다.

그리고 한 가지 가설을 세울 수 있었다.


윤동주 시인은 '쉽게 씌어진 시'를 제외한 다른 시에는 번역체를 쓰지 않았다.

적어도 내가 찾아 읽은 작품속에서는 번역체가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윤동주 시인은 비교적 일제의 지배가 적은 만주에서 나고 자랐고

철저한 항일감정과 더불어 한국어 문화권에서 교육을 받았으리라 사료된다.

그리고 연세 대학교에서 문학을 중점적으로 공부했을 터이니 한글과 일본어의 표현 차이에 대해선 자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일본어의 られた/された의 이중피동형은 한국인의 입장에선 어마어마한 이질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당장 21세기에서도 られた/された로 인한 일본어 진입장벽이 상당한데, 그 때도 그렇지 않았을까?


그리고 윤동주 시인의 일본 유학기간은 단 1년이다.

일본 유학기간 1년만에 일본식 이중피동 표현이 익숙해져 무의식중에 사용했다고 하기엔 어폐가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쉽게 씌어진 시'에 담긴 번역체는

작가의 의도적인 함축 표현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고싶다.


화자는 암울한 현실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과 절망을

일본어 번역체로 쓴 시어로 하여금 강한 자기혐오로써 드러낸 것이리라.


'쉽게'로 인한 반어적 표현이 아니라

정말 '쉽게' 시가 써지는 본인에 대한 자기혐오를

'씌어진'으로 나타낸 게 아니었을까?





추천 비추천

9

고정닉 2

5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어떤 상황이 닥쳐도 지갑 절대 안 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20 - -
203937 신특4. 문화 김화진 [19] ???(211.57) 21.04.01 1675 15
203935 신특3 소설 경향 양지* [18] ???(211.57) 21.04.01 618 6
203932 현대문학 신특 2.남현정 [4] ???(211.57) 21.04.01 672 5
203929 현대문학 신춘특집 4월호 리뷰1ㅡ윤치규 [28] ???(211.57) 21.04.01 1214 10
203917 한국소설재미없어 [8] ㅇㅇ(183.107) 21.04.01 564 12
203913 합평수업에서 딱 봐도 스타성 보이고 재능넘치는 애들은 [17] ㅇㅇ(223.39) 21.04.01 1417 23
203898 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 [4] 5픽서폿빼고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01 401 6
203885 문사현대 냈다 [12] ㅇㅇ(223.38) 21.03.31 627 4
203845 좆병신새끼들이 중복투고 걱정하네ㅋㅋㅋ [21] 클로버(206.75) 21.03.31 1040 12
203814 여기서 꾸준히 과시하듯 글을 쓰는 사람이 있는데 [3] ((222.239) 21.03.30 370 7
203807 악스트3.윤치규 [10] ???(211.57) 21.03.30 750 6
203802 악스트2.김화진 [4] ???(211.57) 21.03.30 739 5
203762 근데 중복투고 안되는거 국룰아니냐 [3] ㅇㅇ(218.237) 21.03.30 437 3
203753 시 비평 좀 해줘 [9] ㅇㅇ(211.36) 21.03.30 454 13
203741 문사랑 현대문학 냈다 [2] 까치(175.119) 21.03.29 443 4
203733 강풍이 휩쓴 후 [3] 흡합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9 238 6
203708 1인분 [2] 기막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9 281 6
203681 이런소재의 소설도 출간 가능할까? [16] 커모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8 709 9
203667 생각 [7] ㅇㅇㅇㅇ(1.239) 21.03.28 196 3
203665 창비 봄호 장편연재 재밌다 [4] ???(14.80) 21.03.28 357 4
203654 유명한 시인 뭐 2010년 시 갖고오면 몰라도 [4] ㅇㅇ(14.4) 21.03.28 462 11
203649 한자 쓰지마라 틀니 산산조각나기 싫으면 [5] 유동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8 393 16
203640 문창과 탑5 어디냐? [4] ㅇㅇ(14.7) 21.03.27 739 3
203633 글 못 쓰면서 꼴값하는 놈들 나락 보내는 법 [3] ㅇㅇ(175.211) 21.03.27 445 9
203632 여기서 글감평 받지마셈 [21] ㅇㅇ(122.35) 21.03.27 644 10
203599 [3] 스페랑카(106.102) 21.03.26 251 3
203592 이 타이밍을 노려 잽싸게 념글을 향해 [13] ㅇㅅㅂ(121.178) 21.03.26 917 26
203554 비주류 인생을 사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보여주는 것은 [4] ㅇㅇ(223.62) 21.03.25 519 8
203530 내가 도태한남인걸 확실히 깨달음 [12] ㅇㅇ(118.235) 21.03.24 597 7
203523 문학이 문제가 아니라 아니 전부다 문제임..여행책만 봐도 [8] ㅇㅇ(116.124) 21.03.24 446 5
203511 말할 때 한자랑 섞어쓰지마 ㅋㅋ [8] ㅇㅇ(118.235) 21.03.24 419 6
203415 왜 프로메테우스는 목에 맷돌을 달아야 했을까 [18] ㅇㅇㅇ(223.62) 21.03.22 722 10
203395 카운트다운 [3] 뫼르달(175.200) 21.03.21 412 15
203377 기숙사 올라가는 길 [4] ㅇㅇ(49.168) 21.03.21 336 6
203157 우흥 [3] 항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20 384 18
203125 2030 한남들아 문학 왜 하냐? 페미 빵셔틀이냐? [3] 와니들짱이다(211.178) 21.03.20 406 14
202821 자비출판 해라 [5] ㅇㅇ(113.30) 21.03.19 717 10
202780 미세먼지 나쁨 [11] 5픽서폿빼고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18 755 21
202746 우리 교수님이 그러는데 [5] 타이니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17 663 4
202728 코리아 문단은 빌런이 없다 . [11] 건달(211.111) 21.03.17 758 12
202709 억대 2021.03.17 [3] heem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17 333 4
202702 다른 제목 추천 좀 [5] 언제전역(39.7) 21.03.16 171 3
'쉽게 씌어진 시'에 담긴 의도는 뭐였을까 [17] 흰멍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16 1791 9
202665 나는 정말 글을 쓰고 싶은 걸까 [5] ㅇㅇ(61.105) 21.03.16 314 4
202664 문창과 현실을 보자 [7] 땡칠(223.39) 21.03.16 2845 13
202602 말과 행동은 자신의 그릇을 보이는 일 [1] ㅇㅇ(61.4) 21.03.15 184 3
202600 박스 인생 [10] 내플리카(39.121) 21.03.15 259 4
202598 지금의 문학판은 가독성이 정말 중요한듯 [11] ㅇㅇ(116.36) 21.03.15 782 11
202590 문학=페미니즘 [50] 도도(223.62) 21.03.15 1119 58
202572 관상觀相은 정말로 신비하다...... [4] 관상장(애)인(109.169) 21.03.14 240 4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