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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솜씨 어떠냐?

곰돌이푸(118.36) 2022.11.30 01:38:50
조회 262 추천 4 댓글 6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어릴 적 저는 착하고 온순하고 내성적이었습니다.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정도는 아니었으나 대부분 사이가 좋았습니다. 물론 그 모든 관계는 항상 단기적으로 끝나버렸지만,

제가 기억하는 한에서 저는 지금처럼 어두운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정신이 이상한 사람도 아니었고요. 가끔 엉뚱한 성격이었어도 그건 저의 모든 일상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요즘 말로 천진난만하다랄까요?

제가 정말로 천진난만하고 착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내 안에 또 다른 인격이 무의식안에 깃들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태어날 때부터 이미 있었던 건지 아니면 온갖 무시와 엄격한 환경 탓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 인격은 순간순간 불쑥 튀어나와 제 의식을 마구 지배했습니다. 그것 때문에 저 또한 너무 괴로워서 방법을 찾고자 노력했었죠. 특히 저는 어릴 적에 해부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성인이 되고 나서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무의식은 전문가가 아니면 어느 누구도 함부로 통제할 수 없는 영역임을 알았어요.

왜냐하면 일반적인 사람들은 저와 달리 본인 스스로의 무의식을 알 수 없거든요. 반면에 저는 어떤 원인에 의해 그것을 일찍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아세요?

그건 바로 만족스럽지 않은 어린 시절입니다. 물론 이것이 원인이 아닐 수도 있을 겁니다. 정확한 원인은 소위 박사라는 사람들만이 알겠죠. 저를 마치 실험대상인 것처럼 머리에 전극을 꽃고 이리저리 실험을 해보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고서야 제가 이리 악마가 된 이유를 설명하기가 어려워요. 그것도 성폭행, 성적 희롱, 폭력, 온갖 무시와 냉대가 빚어낸 악마입니다. 친구들에게 성적 희롱을 당하며 괴롭힘을 당할 때 저는 빨리 그 순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내면에는 분노도 있었습니다. 결국에는 제가 지속되는 집단 구타를 견디지 못한 괴로움에 눈물을 흘리자 그제서야 멈추더군요. 그때는 전혀 생각지 못했는데 지금 깨달았어요. 사람들은 눈물에 약하다는 것을, 누군가의 눈물을 보는 것을 승리의 상징으로 받아들이는 건데 그게 저한테는 패배의 상징으로 다가왔어요. 사회를 죽이고 싶었습니다. 저는 저를 괴롭힌 그 불쌍한 아이들을 죽이고 싶지 않습니다. 그 아이들을 피해자로 만든 사회를 정말 죽이고 싶었습니다. 물론 사회를 죽이는 건 좀 어렵겠죠. 그래도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거물을 죽이고 장렬하게 전사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면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찬양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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