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픽)옥타비아는 지금 매우 곤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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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기 처음으로 글을 써보네요.

제가 오늘 이곳에 온 이유는 누군가가 제 친구인 바이닐을 사칭하며 저와 데이트한다는 글을 올린다는 제보를 받아서에요.

친구가 보내준 프린트를 보니 상황이 꽤나 심각하더군요.

대현자 씨?

당신의 글을 읽어보니 당신의 상태가 꽤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분명히 당신은 사람일텐데 스스로를 포니, 그것도 제 친구인 바이닐 스크래치로 여기고 있다니.... 그리고 저와 사귀고 있다고 쓰다니요.

저는 당신과 같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요.

이건 종의 벽을 뛰어넘을 순 없다는 거랑은 다른 이야기에요. 만약 당신이 진짜로 포니였다 해도 당신처럼 구는 포니를 제가 사랑할 일은 없을테니까요.

당신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자신이 만든 세계에 갇혀서 헤어나오지 못할 뿐더러 그런 자신에게 내밀어진 도움의 손길마저 거부하고 있죠. 당신을 계몽하려다가 실패하고 좌절한 인간들 보기에 부끄럽지도 않나요? 당신을 배아파 낳았을 당신 어머니에게도 죄송하지 않나요? 당신이 먹는 밥과 마시는 물, 숨쉬는 공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드나요?

제발 정신 좀 차리고 자신이 얼마나 나락에 떨어진 존재인지 깨달으세요. 당신은 똥통에서 뒹굴며 주변 사람에게 악취를 풍기고있는데도 자신이 깨끗하다고 착각하고 있어요.

만약에 정신병 때문이라면(당신이 쓴 글들의 문장 구조로 봐선 이 쪽이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하루 빨리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입원해버리든지 하세요. 그게 사회 발전에 더 이득이 되는 길이니까요.

추가로 덧붙이자면, 이게 다 다른 사람들 탓이라는 변명도 하지마세요. 지금 당신이 받는 취급은 모두 당신이 한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니까요. 당신은 그래도 싼 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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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비아는 엔터를 누른 뒤 노트북에서 눈을 뗐다. 글을 쓰고 나서 다시 살펴보니 어투가 상당히 격해져 있었지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실제로 그녀는 글에 표현한 것 이상으로 화가 나 있었으니까.

"타비야. 지금 뭐 해?"

문을 열고 콜라를 든 바이닐이 들어왔다. 옥타비아는 한숨을 쉬었다.

"아무 것도 아냐. 그냥 어떤 병신에게 일침 좀 놔주는 글을 썼어."

바이닐은 휘파람을 불었다.

"그래? 누군지는 몰라도 그 글을 받는 놈이 불쌍하네. 옥타비아는 화나면 무서우니까."

"뭐?"

발끈하려던 옥타비아는 바이닐의 얼굴을 보자 화가 가라앉았다. 생각해보니, 바이닐을 사칭하는 그 인간에 비하면 바이닐은 천사 축에 든다. 굳이 화낼 이유가 없었다.

"뭐 네게는 그럴 일 없으니까 안심해. 넌 적어도 그 놈만큼 날 화나게 할 일은 없을테니까."

"그럼 됐어. 피자 시킨거 배달왔으니까 그거나 먹으러 가자."

"그래."

옥타비아는 노트북을 닫고 바이닐을 따라나갔다. 

캄캄한 방 안에 남은 노트북의 램프가 천천히 점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