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you (2)

첫번째 슬픔은 아기가 50일정도 되었을 때 찾아왔다.


아기는 그 다음날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열로 응급실로 향했고
원인 모를 고열로 경기를 일으키는 모습을 보며 나는 오열했다.
이 모든게 나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슬픔이 그대로 묻어있는 모유를 먹었기 때문에
이 아이도 이토록 아픈거라는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아이는 할 수 있는 모든 검사를 다 했다.
심지어 기관지까지 검사했다.
척수액을 생으로 뽑아내는 검사를 할때는 그 공포감과 무력감에 눈물도 안나왔다.

일주일을 입원해 있었지만 결국 원일을 찾아내지 못했고
우리는 허탈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은 우리 세 가족이 맞는 첫번째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고열에 정신도 못차리고
정말 금방이라도 어떻게 될것만 같이 괴로움에 몸을 떨며 신음소리를 내는 아이.
나와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초점을 잃고 우는 이 아이.
그 아이를 붙들고 결심했다.
나는 결코 슬퍼하지 않겠다고.

나를 힘들게 만드는 모든 것들로 부터 도망치기로 아니.
철옹성같은 벽을 둘러 치기로 결심했다.
나는 모든것으로부터 떠나야 했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내 아기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나는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일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
미움과 슬픔속에서 살지 않기를 바란다.
그 사람들이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나를 행복하게 해줬던 사람들이 괴로워하는건 참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꼭 부탁하고 싶다.

내 몫까지 행복해야 하지 않겠냐고.
마음속에서 이게 내 행복이지..라고 소리치는걸 무시하지 말아달라고.
만약 마음이 그렇게 시킨다면 그 감정을 속이지 말라고.
날 위해서라도 그래 달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할 수 없는일이 있는데 그걸 나대신 해주지 않겠냐고.
내 몫까지 뛰어 주고, 더 많이 찾아주고, 더 많이 들어주고, 더 많이 느껴달라고.
들어달라고.
손 잡아달라고.
우리 그전에 그렇게 했던 것처럼.
같은 곳을 보고
같은 입모양을 해달라고.
같은 소리를 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내마음에 숨어있는 슬픔과 증오는 내 몫으로 남겨달라고.
그리고 내 아기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쭉
나의 슬픔을 위로해주고 있다고 그러니까 걱정은 조금만 해달라고.

더 자세히 말하지 못하는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

알아들을 수 있겠지.
내 사람들이었으니까.

누구나 사람은
자기의 행복을 따라갈 수 도 있는게 아니라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러다 보면 우리 분명
언젠가 이 두 선이 만나질 거라고.
만나서 손잡고 웃을 수 있다고.
분명 머지않아 그런 날이 올거라고.

기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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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블로그에 올라온글임
우리한테 쓴 글 같아서 퍼왔어
문제 될시에 삭제함


From DC Wa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