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가정이 궁해서 주말 3연전 중 어떤 경기를 보러 갈까 고민하다가, 오늘 경기가 제일 재밌을 것 같길래 금&토요일 경기 거르고 보러 갔어!
고척돔, 먹거리도 적고 맛도 그럭저럭인데 가격까지 비싼 야구장으로 유명하지! 지하철 타고 자주 직관 오늘 갤럼들은 알갰지만 외야 출입구 앞에 지붕이 고척돔처럼 생긴 매점에서도 맨날 '경기장 들어가시면~ 맥주 1리터에 8천원이 넘습니다~ 치킨 값도 2만원이 넘습니다~ 한 번 들어가시면 다시 먹을거 못사들고 들어가십니다~' 하고 자기네 치킨을 사들고 가라 홍보할 정도야!
요 몇 년 간은 어차피 고척돔에 많이 가지도 않으니깐 그냥 돔볶이로 참았는데, 올해 들어서 자주 가다 보니깐 돔볶이 말고 경기장 밖에서 사갖고 들어갈 먹을 거리를 찾아야겠다~! 싶어서 한 번 미니돔에서 파는 순살 치킨을 사먹었어! 가격은 16000원!
미니돔 매점 앞에서 미니 확성기 들고 치킨 홍보하는 아저씨의 말을 유심리 들어보면 알겠지만, 이 아저씨가 거짓말은 한 마디도 안 하셔! 고척돔에서 파는 치킨이랑 맥주가 실제로 엄청 비싸고, 여기서 파는 치킨도 아저씨 말대로 정말 갓 튀긴 것처럼 뜨겁더라고!
그런데 맛있다는 말씀은 안하셔서 그런지 맛은 없더라! 동네 주택가 먹자골목 호프집에서 파는 7~8천원 짜리 후라이드 치킨 맛? 내가 치알못이라 맛없게 느꼈던 걸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잘 안 맞아서 반도 안 먹었어.. 오늘의 고척돔 먹거리 탐방도 대실패!
경기 시작 전에는 포돌이가 시타를, 포순이가 시구를 했어! 동글이가 참 귀엽더라~!
오늘 경기를 보러 간 첫 번째 이유는 1년에 한두 번도 보기 힘든 '불펜 데이'라서였어! 선발투수 양현도 새롭고~! 양현 선수가 일찍 무너진다고 해도 '엉성한 구대성' 윤정현선수의 모습을 오래 볼테니 기대됐어! 소올직히 브리검 선수가 나오는 날에는 6~7회까지 호투를 하든 중간에 얼굴이 시뻘개져서 쒹쒹대든 둘 중 하나이다 보니 수비이닝이 별로 재미 없더라고.. 그런데 오늘은 한 치 앞도 예상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흥분됐어!
원래는 핸드폰으로 TV 중계까지 틀어놓고 뭔가 전문가스러운 느낌? 으로 보려고 했는데, 1회에 생각보다 훨씬 적은 투구수로 투아웃을 잡고 견제로 이닝을 마무리하는 모습에 반해서 그냥 가슴으로 응원했어! 1구 1구 던질 때마다 아빠미소 지으면서 긴장해서 봤어ㅋㅋㅋㅋ
양현이 내려간 뒤에는 윤정현이나 양기현이 나올 거라고 예성했는데, 벤치에서 4회 이보근 투입이라는 초강수를 둬서 깜짝 놀랐어; 요즘 이보근이 좋은 성적을 기록했고 컨디션이 좋은 이보근은 필승조급이니 이성적으로 보면 말 되는 교체였지만, 그래도 시즌 초의 공포가 아직 안잊혀져서 그런지 무서워 죽겠더라! ㅜㅜㅜㅜ
그리고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까지 쭈욱 무서웠어! 직구만 냅다 던지는 것 같은데 제구가 되지도 않고~! 공이 빠른 것도 아니고~! 보는 입장에서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었어. 감독님이랑 코치님, 선수들도 무서웠는지 선두타자한테 안타를 맞으니깐 김하성선수가 격려해주고 원래 느긋하게 지켜보는 편인 나이트 투코가 바로 헐레벌떡 올라가고... 4회 초가 오늘 경기 승리의 9부 능선임을 직감할 수 있었어!
진짜 긴장하고 보다가 유격수 옆으로 타구가 빠져나갔을 때는 육성으로 아아아아앟! 하고 비명까지 질렀어; 웬만한 스릴러, 공포 영화보다 오싹하고 땀 나더라! 그래서 그런지 내 주변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유독 4회초에 슬쩍슬쩍 일어나서 먹을 것을 많이 사갖고 돌아왔어! 어쩌면 이보근은 고척 스카이돔 푸드 코트의 매출 증진을 위해 깜짝 등판했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어.
이렇게 경기 초반이 다이나믹하다보니까, 김성민선수가 올라오니깐 상대적으로 경기가 재미없게 느껴질 정도였어ㅎㅋㅋㅋ; 수비 이닝이 재미 없게 느껴지게끔 해주는 투수가 좋은 투수지!
그래도 어제랑 그저께 직관 욕구를 꾹~! 참고 오늘 보허 온 보람이 있었어! 정말 '재밌는' 경기였어! 무사 1, 2루의 찬스에서 이지영이 병살로 찬물을 끼얹었는데, 그 상황에서 김혜성이 밀어쳐서 3루타를 만들어내 점수를 두 점 차로 벌릴 줄 누가 알았을까!
최근 '한현희'의 모습을 보여주던 통산 98홀드 국가대표 불펜 투수가 갑자기 '한돈'으로 돌아와서 장타를 뻥뻥 얻어맞으며 실점할 줄은 누가 알았겠고! 갸아악
거의 한 달, 아니 한 달 넘게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드디어 나타난 이영준! 다들 그동안 많이 걱정했지만, 오늘 경기서 언제 아파서 말소됐냐는 듯 최고 147km를 던지며 1이닝을 2탈삼진 포함 무실점으로 막아냈지! 최고다 이영준!
🕣이영준의🕘시계는🕤거꾸로🕙간다!🕥
위의 요소들 만으로도 충분히 볼거리가 넘쳐나는 경기라고 생각하는데,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 밪동님이 주효상선수를 기용해서 깜짝 놀랐어! 8회초 주효상선수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그라운드 위에 나타났을 때는 이보근의 등판 이후 오늘 경기에서 두 번째로 오싹했고, 8회말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쐐기 2타점 3루타를 쳐내는 모습을 보면서는 그만 소름이 돋아버렸어! 아마 오늘 고척돔 근처 마트들은 아닌 밤중에 기저귀나 팬티를 사러 온 키움 팬들로 북적였을 거야
그렇게 승리하며 좌갤주 중양현 우갤주라는 기ㅡ괴한 조합이 된 오늘의 수훈선수 인터뷰! 혜성단, 효상단 갤럼들조차 꿈에서도 생각치 못한 조합일 거야
주갤주는 인터뷰도 참 갤주 스러웠고... 양현 선수는 이런 자리가 익숙치 않아서 그런지 말수가 적던데, 앞으로 인터뷰 자주 했음 좋겠어! 형이 못다한 속초 감자 워리어의 업적 아우가 대신해서 이루자 강원일보의 김병현 양현 화이팅!
김혜성선수는 작년에 혜성같이 등장해서 인터뷰도 많이 했는데, 올해 워낙 못하고 있다보니 자신감이 조금 떨어진 것 같더라고! 앞으로 잘하자!
마지막으로 귀여운 동글이 보고 가
다음주에는 2위 하자 개큠! 영웅, 2019 우승 도전!! 아자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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