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왔어, 안나~"

간호사일은 고단하다. 내가 왜 이 빌어먹을 간호사일을 하고있는건지 이해가 안간다.

남의 엉덩이에 주사를 놓기도 싫고, 남자 환자들의 음침한 눈빛을 감당하기도 힘들다.

"언니이이이이~"

거실에서 쇼파에 앉아 TV를 보고있던 안나가 갑자기 뛰쳐나와 나한테 안긴다.

귀엽다. 천진난만하다. 양 볼에 박힌 매력적인 주근깨, 양갈래로 땋은 붉은 머리...

누가 이 아이를 보고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사는 뱀파이어라고 생각할까.

아 물론 거의 매일 밤마다 나를 빨아먹긴한다. 나의 피가 아닌 나 자신을...

[흥, 이번엔 절때 안넘어간다]

"글쎄, 안나. 내가 한두번 당하는게 아니라서 말이지 ㅎㅎ"

내가 검은봉지를 든 손을 뒤로 쭉빼며 한 말이다.

"안기는 척 하면서 가져갈려고 하는거 다 알아. 이제는 좀 바꿀때도 되지 않았니?"

"치이....."

입을 쭉 내밀며 뽀루퉁한 표정을 짓는 안나.

너무나도 귀엽다. 병원에서 쌓였던 피로가 자연스레 날아가고있었다.

그런 표정을 보면 절때 뺏기지 않기로 다짐을 하고 다짐을 하고 또 다짐을 해도 내 손으로 직접 주게된다. 내 손에 들려있는 검은봉지를.

오늘도 다짐을 했다.

"정말 너란애는 말이지...."

출근하면서도 했고

"끄으응....."

점심시간에도 했고

"언니? ㅎㅎ 왜 그래? 무슨일있어?"

퇴근하는 버스안에서도 했지만

"오늘밤에는 안되는거 알지? 나 내일 야근서야한단말이야."

결국에는 내 스스로 검은봉지를 주고만다.

"히히 역시 언니밖에 없어 쪽♥"

내 볼에 키스를 하더니 신나게 쇼파에가서 앉는다.

[젠장할...오늘밤에도 12시안에 자기는 글러먹은건가..]

한숨을 쉬며 다른 한손에 들린 가방을 쇼파위에 내려놓고 방으로 들어갈려고 하던참에

안나가 두꺼운 책을들고와서는 질문을 해댄다.

마치 성교육을 받는 남학생처럼...

사실 그 책은 뱀파이어에 대한 모든걸 담아놓은 일종의 뱀파이어 백과사전이었다.

안나는 맨날 TV와 그 책을 번갈아보면서 궁금한게 있으면 나에게 질문을 하곤했다.

옷을 갈아입으며 안나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는 것, 그것도 나에게는 하나의 즐거움이라면 즐거움이었다.

"뱀파이어가 다른 뱀파이어를 물어서 피를 빨면 귀속이라는게 형성된다고 나와있는데 이거 사실이야?"

"그래"

"귀속이 형성되면 뭐가 어떻게 되는데?"

"귀속이 된 뱀파이어가 자신을 문 뱀파이어를 물면 그 뱀파이어가 죽게되지"

"...정말이야?"

"책에 나와있을텐데. 아무튼 사실이야. 1이라는 뱀파이어가 2라는 뱀파이어를 물면 2는 1에게 귀속이 되버려. 근데 귀속된 상태에서 2가 1을 물 경우

1이 죽어버린다는거지"

"음...그래?...."

"응. 그래"

책을 덮는 소리가 났다. 이제 질문이 끝난건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코트를 옷걸이에 걸려고 하는 순간에 어깨가 갑자기 아파왔다.

"악!"

뒤를 돌아보니 내 뒤에는 안나가 있었다. 그리고 안나의 입에서는 선홍빛의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내 어깨에도 똑같은 색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엘사언니는 이제 나한테 귀속된거야....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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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작품인데 지금 존나 머리도 아프고 잠도 와서 프롤로그만 대충 써봤다.

내일부터는 시간나는대로 제대로 쓰도록함. 검은봉지에 뭐가 담겨져있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