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글, 스포 주의)

얼마전 이제 정주행 시작했다는 댗이야.
열심히 본다고 봤는데 딱 일주일 걸렸다.
지금도 OST들으면서 내 나름대로의 후기를 써 봐.

저번주 주말, 티비로 드라마다시보기나 할까 하고 고르고있다 요즘 하는 영화에 소준본체 감명깊게보고 (타작 언급 미안) 그리고 마린본체도 평소 좋아하는 배우라 한번 틀어봤는데 뭔가 처음부터 평범한 드라마는 아닐꺼라 생각했어. 근데 정말 그렇더라.

먼저, 무엇보다 배우 케미는 말할것도 없이 좋았지. 마린이나 소준이, 기둥이, 세영이 이 드라마를 더 좋은 드라마로 각인시켜준 주인공들이랄까. 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배우들, 그들의 케미와 연출, 편집 등 내용은 뭔가 좀 차갑지만 (내용자체가 흔하지 않은 터라) 정말 훈훈한 느낌이었어.

이미 스포를 당하고 봤던터라 결말은 알았지만, 그 결말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나름 사연이 많았지. 이런 류의 드라마들은 해피엔딩으로 끝나겠지만. 난 차라리 결말을 알고보는게 맘편해. 진짜 이걸 본방으로 보면서 일주일을 기다렸다니. 나라면 못참았을거 같다. 차라리 지금 이렇게 정주행한게 더 다행일지도.

쨌든, 할말은 많은데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된다.
오늘만 6회차를 봤네. 천천히 봐야지, 아껴서 봐야지, 하면서도 그게 잘 안되더라 (다시한번 본방으로 본 댗들을 존경해.) 참 고맙게도 용진의 미친짓에 궁금해 자제가 안되더라.

솔직히 말해 중간에 좀 지겨운 부분도 있었어. 그런데도 사건이 계속 터지고, 이어지니까 안볼래야 안볼수가 없었어. 좀 지루하다 싶으면 웃음포인트 나오고 좋을땐 좋고 슬플땐 슬픈. 이런 연출이 난 좋더라.

생각해보면 이 대본 전체를 어떻게 이렇게 쓸 수 있을까, 싶을정도로 좋았어. 그냥 좋다는 말밖에 안나온다.

마지막 15, 16회에, 미래에 갇혀있던 소준이가 다시 현재로 되돌아와서 마린이를 봤을 때, 나도 그 느낌을 알 것만 같더라. 소준이와 마린이. 그들 서로의 소중함과 같이의 가치를 잘 알기에. 아니, 느꼈지. 그렇게 다시한번 새롭게 행복한 삶을 시작하려했지만 마린이에겐 정해진 운명이 있었지.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그 하루를, 소준이는 마린이와 행복하게 살고싶댔었지. 물론 막을거지만. 하지만 그 행복이 큰 행복이 아닌 소소한 행복 아닐까. 나는 그 사고를 당하기 전 당연히 소준이가 마린이를 붙잡겠지, 생각했어. 그걸 아저씨, 아니 마린이 아빠가 막을줄이야. 마지막, 밝게 웃는 아저씨가 마린이를 꼭 안고있던 소준이와 눈이 마주쳤을 때, 그게 아빠로써 할 수 있는 마지막이란게 정말 안타깝더라. 아빠도 같이 살았으면 어땠을까. 마린이가 다 함께 밥먹자던 그 약속이 제일 먼저 떠오르더라. 가족끼리 밥 한끼 먹는 것. 평범하고 평범한 일이지만 쉽게 꺼낼수 없었던 말이었던걸 아니까. 안타깝지만 그런 아빠의 희생에, 소준이와 마린이는 또다시 행복했지. 아니지, 싸웠지. 달달하고 행복한 모습보다 티격태격 하는 모습이 더 보기 좋았어. 또 화해하겠지만. 마지막 대사 '오늘' 참 가슴에 울리더라.

정말, 한번씩 미래를 예측할수 있다면 무작정 좋을거라고만 생각했지. 이렇게 깊이있게 생각은 안해봤지만. 사람은 정말 주어진대로 살아가야하는거 같아. 자신이 운명이 어떻든, 지금 이순간 최선을 다하며 살면, 그게 진정한 행복이고 인생이지 않을까.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는 그 말처럼.

두서 없는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진짜 막무가내로 써서..

마지막으로 이 드라마를 보내며,
현실에 충실한 댗들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