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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문학적 가치와 접근성(평론)

윈터스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11.22 11:25:37
조회 2341 추천 52 댓글 22



안녕.. 어제 드라마 14화를 보고 여러가지 생각으로 밤 늦게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생각을 정리하고 갤에 끄적이로 왔음.

원래 드라마를 16회까지 다보고 평론을 쓰려고 했는데 다 보고 나면 왠지 현타가 심하게 올 것 같아서 미리쓴다.



드라마의 문학적 가치와 접근성


나는 TV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싫어하는 편이다.

대체적으로 정형화된 클리셰를 바탕으로 자극적인 소재을 이용하여 호기심과 긴장감을 키울 뿐 그 바탕이 얄팍한 것이 아쉬웠다.

물론 작가인들 이상이 없겠냐만은 TV드라마 특히 공중파일수록 드라마에는 주제보다는 현상에 집중한다.

즉, 멜로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은 사랑을 "어떻게" 하는 것이 관점이다. 사랑이란 지고지순한 목적으로 이미 정의되어 있고

이런 사랑을 이루기 위한 현실의 장애물이나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드라마 전체의 스토리 인 것이다.

그러나 이번생은 처음이라라는 이 드라마는 다르다. 여기서는 사랑을 "왜" 해야하는가를 이야기 한다.


사실 이 드라마가 시작될 때에도 방영 중에도 전혀 관심이 없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있는지도 몰랐다.

2회 재방송쯤 되었을 때 우연히 밥을 먹다가 드라마를 보게 되었고 지호역의 여주인공이 매우 아름다워서 사실 내용도 모르고 봤다.

그래서 1-2화를 다시보고 지금까지 꾸준히 이 드라마를 보면서 느낀 것은 드라마의 주제가 상당히 심오하다는 것이다.


이미 작가는 다양한 문학작품이나 시집 등을 통해서 그가 가진 생각의 일부를 열어보였다.

그러나 그런 간단한 문학작품 몇 개로 설명하기에는 이 작품의 배경에 있는 사상과 문학성이 마치 빙산의 일각인 것 같다.

이 작품의 세 커플의 공통된 주제는 하나이다. 


그것은 사랑을 "왜" 해야하는 것인가 이다.

보통의 가벼운 문학작품이나 드라마에서 사랑이란 목표일 뿐이다. 현실의 장애물을 뛰어넘고 쟁취해야하는 목표 내지는 삶의 목적

그러나 이 작품은 주인공의 입을 통해 분명히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쟁취가 아니라 오는 것이라고..

그렇다면 이 "온다"라는 것이 단순히 생각하면 그냥 호감이나 마음이 기우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이것은 인간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또는 문학적인 의미를 단순화 한 것이다.


1. 작품의 배경과 근간


이 작가(표절 논란을 떠나 이 작품을 구상한사람)가 이 작품의 배경이나 분위기, 대사 등을 통해 보여주는 것은 사실 실존주의 문학에

가까운 표현방식이다. 20세기 세계대전의 암울한 시대상황에서 태어난 이 철학사조는 당대와 후대의 많은 지식인, 예술가에게 영향을

미쳤고 이 작품에서도 이러한 영향을 많이 받아 현실의 어려움과 인간의 고독을 가슴아프게 표현하면서도 인간의 일반적 본질보다도

개개의 인간의 실존, 특히 타자와 대치할 수 없는 자기 독자의 실존을 강조하기 위하여 어려운 철학적 개념 대신 아주 쉽게 표현되는

도리스 레싱 문학작품인 19호실로 가다를 통해 시청자에게 쉽게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이 드라마에 나오는 세 커플은 그 모습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사랑을 "왜"하는 것인가 이며

이를 철학적인 표현으로 하자면 사랑의 본질이 인간의 실존보다 앞설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결국 이러한 실존주의문학에 영향을 받은 작품들(예: 현진건의 운수좋은 날)의 공통점은 그 끝이 대부분 새드앤딩이 된다는 것이다. 

즉. 인간의 고독이 극대화되어 홀로 내던져진 존재가 될 수밖에 없는 결말을 남기는 것이 많고 그 여운으로 인해 불세의 명작이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TV 드라마는 문학작품이 아니다. 대중성과 접근성을 기본으로 해야한다.

그래서 작가는 극 중 아주 재미있는 장치를 통해 해결의 열쇠를 두고 있다. 그것이 내가 이 드라마를 보며 감탄한 이유이다.


2. 윤지호의 존재


이 작품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말하라고 한다면 나는 서슴없이 여주인공 윤지호라고 하겠다.

심지어 조연인 호랑커플과 수지커플의 현실적인 캐릭터 설정에 비해 윤지호라는 존재는 이 드라마에서 엄청난 비현실적 존재이다.

심지어 갤러리 등의 글에서도 여주인공이 나이가 30살인데 모쏠이라는 것이 말이 되냐고 비난하는 것을 자주봤다.


그러나 이것은 작가가 재미를 위해서 이렇게 설정한 것도 아니고 아무생각없이 만들어 놓은 것도 아니다.

모든 해결의 열쇠가 되는 윤지호는 필연적으로 모쏠(순수한 처녀)일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이 여주인공을 낭만파 문학의 파우스트의 그레트헨이나 오페라 탄호이저의 엘리자베트의 포지션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낭만주의 문학이나 작품의 공통점은 죄를 가진 남자주인공의 과오를 순결한 여성성으로 치유 내지는 구원한다.

즉, 과거의 죄 또는 후회속에 갇혀 있는 남주인공 세희를 구원하는 존재로써 또한 어두운 실존주의의 비참한 마무리를 다소 낭만적으로

바꾸기 위한 존재로 고전문학의 클리셰(지금은 다소 생소할 수 있는)를 통해 지호의 존재를 넣어놓은 것이다.

결국 지호라는 존재자체가 일종의 복선이 되는 것이다.


3. 총평


물론 아직 2화가 남았고 작가가 최종적으로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작가의 말을 듣고 나면 나는 어떤 글도 쓰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이미 내안에서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아직 시간이 남아 여러가지를 추측하고 생각하고 옛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이러한 시간이 1주일 밖에 남지 않은 것이 아쉽다.

드라마가 끝나는 것이 아쉬운 것이 아니라 내가 오랬만에 잊고 지냈던 나의 본질의 문제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안타깝다.

그리고 드라마는 드라마로 끝이 나겠지만 내 삶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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