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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人의 美, 김연아

세상을 읽는 사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0.20 19:50:36
조회 4157 추천 23 댓글 17





  우리 전통무용은 일명 어깨춤으로 간추린다. 외국 전문가들조차 몸 자체로 느끼는 소리라고 주저 없이 이르는 국악이 이에 맞닿아 있다. 힘을 일일이

내뻗지 않고 갈무리하는 몸짓이기도 하다. 어깨로부터 너울지는 팔을 타고 고갯짓에 발끝까지 온몸을 쓰는데 반해, 조용히 머물듯 끊임없이 혼을 풀

고 맺어가는 정중동(靜中動)이다. 천의(天衣)를 나부끼며 하늘을 날아오르는 비천(飛天)에도 같은 숨결이 흐른다. 믿음이 없는 사람에겐 보이지 않으

며 빠르고 자유로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이 천인(天人)을 우리만큼 숱한 설화로 담아서 그리거나 새겼던 민족은 없다. 달리 천녀(天女) 또는 천(天)으

로도 불리는 여신이다. 불교미술에서 흔하지만, 단군의 자손으로 하늘을 섬겨온 선민사상(選民思想)이 뿌리요, 민족정서의 좋은 본보기다. 19세기 프

랑스 작곡가 쥘 마스네의 음악임에도 김연아 선수가 펼치는 ‘타이스의 명상곡’은 비너스 여신을 믿는 오페라의 주인공이 아니라 하양 구름 위를 사뿐

사뿐 수놓는 천인의 고운 맵시로 얼비친다. 발레로 빗대기엔 아쉬움이 자못 크다. 얼음을 지치는 속도 그대로 가벼운 점프며 온몸에 나울나울 흐르는

부드러움은 우리 춤에서 드러나는 선이 선을 잇는 정중동이 고스란히 들어앉아 있다. 힘찬 발 구름 위에 강하고 약하게 각이 지는 발레와 사뭇 다르다.

비천이 그렇듯 자기만 아는 사람들에겐 그 날개옷이 보이지 않을지 모른다. 민족이나 종교를 떠나 감동으로 살아갈 희망을 건네는 행위는 그 자체로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는 사람의 도리요, 하늘의 뜻이기도 하다.

  ‘타이스의 명상곡’이 딱히 우리 춤을 추려 넣은 안무는 아니다. 오랜 부상에 접혔던 날개옷이 ‘죽음의 무도’와 ‘세헤라자데’ 때부터 이미 활짝 펼쳐졌

으니, 음악에 따른 분위기 탓도 아니긴 마찬가지다. 선수 본인이 전통무용을 제대로 배운 바조차 없었다. 아칫거리는 무용연습 동영상이나 당의(唐衣)

까지 차려입은 깜찍한 부채춤 사진은 한국무용의 걸음마마저 떼지 못한 유치원 때였다. 가늘고 긴 몸에 그야말로 날개옷을 숨긴 듯하다. 팔짓 하나에

도 마디마디 빠르고 느리며 크거나 작은 리듬을 불어넣는데, 카타리나 비트와 옥사나 바이울은 물론, 자신의 우상인 미셀 콴조차 넘보지 못했던 몸짓

을 고고히 풀어낸다. 예술과 스포츠는 바른 동기부여에 따른 자기개발이 걸맞은 표현이며 기술을 낳는다. 삶 자체도 매한가지다. 결국 김연아 선수의

날개옷은 자신이 보여주고자 하는 작품세계, 그 마음가짐에서 자연스레 우러나는 민족정서다. 정(情)으로 어우러져 한(恨)을 풀고 흥(興)을 지피는 맥

의 놀음이다. 우리 춤은 생활 속에 깃들어 무대도 따로 없다. 오히려 산과 계곡, 들이고 강이며 바다를 배경으로 삼을 때 자연스러운 그림이 한껏 피어

난다. 국악 역시 판소리며 징 하나에 물소리, 바람소리가 추임새를 넣고 장단을 곁들인다. 비록 시뜻해지긴 했지만, 우리네 생활문화와 예술에는 시조

(始祖) 이래 면면이 지켜온 겨레의 얼이 돋보이는 자연미로 눅눅히 녹아 흐른다. 배달의 맥은 불이 꺼지자마자 열기를 잃어버리는 난로 따위가 절대

아니다. 얼기설기 얽힌 방고래를 통해 한 줌 열기마저 구들에 품고, 갖가지 발효식품으로 차리는 밥상이 그렇듯 쉽게 식지 않는 온기요, 묵어서 맛을

내는 자연의 멋이다. 문화인류학에선 온돌의 문화, 발효의 역사라고 빗대기도 한다.

  손에 꼽는 우리나라 비천은 대개 범종에 새겨져 있다. 그 중에서도 성덕대왕신종은 신라예술의 걸작으로 기린다. 세계 제일의 종으로 우러른 저명한

미술사학자 퀸멜 박사는 독일이라면 신종 하나만 있어도 훌륭한 박물관을 꾸린다며 부러움마저 숨기지 않았던 보물이다. 같은 동양에서조차 우리 범

종은 격이 크게 다르다. 종을 매다는 종뉴(鐘鈕)부터 고음만 삽시간에 걸러내는 용통(甬筒)을 휘감은 용머리가 이빨과 발톱을 날카롭게 곤두세운 반

면, 이웃나라들은 두 마리가 밋밋하게 맞물린 고리일 뿐, 그 음통(音筒)도 없다. 7세기 무렵 빗어내 무려 1300년을 온전히 대물린 한국양식이다. 몸체

아래위는 띠 안에 이상(理想)의 꽃인 보상당초문(寶相唐草文)을 둘렀는데, 그 아가리 역시 사뭇 다르다. 평평하지 않고 팔방(八方)이 모가 져서 저마

다 연꽃이 돋아 있다. 어깨 밑 사방(四方)으론 사각형 유곽(乳廓)에 둘러싸인 연꽃 모양 유두(乳頭)가 아홉 개씩이다. 비천상은 그 밑에 두 쌍이 서로

마주하고 있다. 연대(蓮臺) 위에 무릎을 꿇고 가슴께로 향로를 받든 채 하늘을 올려다보는 천인을 구름무늬 보상화(寶相華)가 두둥실 띄우는 느낌이

다. 조형미부터 견줄 데 없지만, 차이는 소리에서 한층 더 벌어진다. 홑소리로 점점 잦아드는 여느 종들에 비해 우리 범종은 소리와 소리가 겹겹이 감

겨 길고 은은히 사람 맥박처럼 메아리친다. 숨을 쉬는 소리, 심금을 울리는 일명 맥놀이다. 서양의 종은 귀에 들리고 한국의 종은 가슴 깊은 곳을 울린

다는 세계학계의 평가대로 저만이 코리안 벨(Korean Bell)이라는 귀한 학명까지 안겨져 있다.

  맥놀이란 같은 말로 울림이다. 진동수가 비슷한 겹소리가 어울려 내는 간섭음(干涉音)을 뜻한다. 비슷한 소리의 되풀이는 음악에서 동형진행

(sequence)으로 일정한 선율을 다른 음높이에 잇대어 다음 음이 쉽게 떠오르고 구성지다. 즉 정서를 정겹게 적시는 음악의 맥놀이다. 그를 빼놓곤

현대음악을 짚지 못한다는 모차르트가 즐겨 썼으니, 굳이 오늘날 대중음악까지 들출 까닭은 없다. 우리 전통음악도 빠지지 않는다. 아리랑이 그렇고,

진양조에서 중모리를 거쳐 휘모리에 이르는 장단 역시 사이사이 수많은 동형진행의 짜임새다. 자연스레 몸을 들썩이는 소리의 정중동이다. 천둥번개

를 치는 꽹과리부터 바람을 이는 징에 비를 부르는 장구며 구름을 띄우는 북으로 하늘을 울리고 땅을 두들기는 사물놀이마저 자연을 드리운 음양오행

(陰陽五行)과 오방(五方)이 호흡을 맞춘다. 오방은 동서남북의 중심이다. 하늘을 섬기는 음양오행의 이치 가운데 사람을 받드는 경천애인(敬天愛人)

사상으로 평화를 가꾸며 가무(歌舞)를 즐겨온 정신문화다. 선을 끊임없이 풀고 몰며 맺는 어울림이다. 이는 서화(書畵)며 검도나 택견에 이르기까지

우리 전통 곳곳에 들어앉은 자연미다. ‘타이스의 명상곡’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스쇼든, 경쟁경기든 김연아 선수의 연기는 굴곡진 정한(情恨)을 다스려

세상에 흥을 내어주는 ‘맥놀이 선’이 살갑게 휘젓는다. 단지 몸에 밴 훈련만이 아니다. 맨눈이 버글거리는 무대공포증을 이기고 순간순간 음악을 느껴

온몸으로 드러내는, 혼을 사르는 감정이입이 끼를 들추는, 가슴을 울리는 작품세계다. 정해진 기계 같은 동작으론 절대 얻을 수 없다. 꿋꿋이 갖은 힘

을 다하는 삶이 피겨 이상의 그 무엇으로 세상에 내놓는 참한 마음, 곧 정성(精誠)이다.

  가늠할 길 없는 조상의 슬기도 그 정성으로 서려 있다. 형상기억합금(形狀記憶合金)에 생명까지 본뜨는 무서운 현대과학기술도 소리는커녕 성덕대

왕신종을 걸어놓는 쇠막대조차 흉내 내지 못해 고개만 조아린다. 용뉴의 지름이 기껏 9센티다. 18.9톤인 신종이 매달려 바람과 세월을 버티려면 적어

도 그 곱을 떠받쳐야 하는데, 지금 제철기술론 쇠막대 굵기가 15센티를 넘어서 옛것을 감지덕지 물려 쓰고 있다. 신종 역시 두 차례나 복원시도를 했

지만, 1468(세조14)년에 만들었던 보신각(普信閣鍾)종에도 미치지 않는 쇳소리만 울린다. 역시 ‘발효’를 거쳐야 한다. 세월에 묵은 쇳가루가 잔잔히 슬

면 한결 은은한 울림을 떨어낸다. 또 아래 두께를 늘리면 위와 겹의 차이로 간섭음 역시 길어지지만, 전체 크기에 비쳐 얼버무린 주석의 양부터 무게며

모양은 물론이고 두께까지, 심지어 종을 치는 당좌(撞座)의 위치마저 적절한 맥놀이 횟수를 낳는 신음(神音)이다. 그 의미가 구원이기도 하다. 지옥에

서 몸부림치는 중생을 위해 정성을 들인 울음이고, 어진 비천이다. 지옥의 아귀다툼은 세상조차 비껴가지 않는다. 한반도를 비롯해 아프리카며 중동

등지에서 제국주의는 민족을 가르고 짓찢는 떼강도로 제 살을 불렸고, 그 상처가 곪아터져 오늘에 이르기까지 집단학살이며 테러를 부른다. 하나같이

핏물을 뒤집어쓴 경제대국들이다. 아메리카 원주민 임산부의 배까지 갈랐던 사진 속에서 소위 하나님의 군대 운운하며 웃어대는 목사에게서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사람의 도리란 결코 구하지 못한다. 신이 내린 황군(皇軍)으로 둘러쳤던 제국주의 일본도 있다. 나치 독일 역시 다르지 않았다. 물질문명

에 기댄 믿음은 욕심이 널을 뛰는 광기 어린 또 다른 전체주의였다. 종교에 빌붙은 민족주의요, 제국주의임을 오늘에 이른 인류의 궂은 역사가 생생히

일깨워준다.

  이젠 거저 뜯어먹을 나라도 없다. 석유는 겨우 60년쯤 바닥을 남긴 채 자연재해에 이상기온이 상차림조차 바뀌며 식수와 식량 위기까지 부를 만큼

지구가 골골거린다. 지난 50년간 한반도의 여섯 배 면적이 모래로 뒤덮인 채 12억 인구가 헐벗고 있다. 아이들은 하루에 5천 명씩이나 생목숨을 잃는

다. 정수와 무공해 에너지는 당장 살기 위한 발버둥이고, 차츰 대량생산을 줄여 쌍방향방송을 통한 주문제작 따위로 자원낭비와 소비거품을 걷어내야

한다. 지금부터 더덜이를 해도 몹시 빠듯하다. 미련스레 몸집을 부풀리는 중국이, 피해의식에 찌든 일본이 걸림돌이다. 그동안 패권을 잡아온 미국은

걸프전을 치르며 국가정신이 흠집 난데다, 소비를 부추겨온 투자거품이 꺼져 주택저당대출이 축인 서민경제도 무너진 마당에 의료보험과 제약회사의

돈지랄조차 잡기 버겁다. 러시아 역시 지금은 제 살림을 추스르기에 바쁘다. 20년 전에 자본주의로 돌아설 때 먼저 주저앉았던 업체들마저 군수산업

이다. 일본은 메탄가스인 하이드레이트(hydrates)가 6억톤 가량 묻힌 울릉분지의 독도를, 흑해유전에 맞먹는 72억톤의 가스와 석유가 있다는 조어도

(釣魚島) 일대를 노린 분탕질로 연신 짓까분다. 아직 가늠 치이긴 하다. 소위 배타적 경제수역으론 중국의 춘샤오(春曉) 가스전이 맞지만, 우리나라 7

광구도 그 끝자락이듯 땅속에서 해역을 넘나드는 해저자원은 공동개발이 국제관례인데, 중국이 거드름으로 뻗댄다. 조어도는 본래 타이완 땅이다. 미

군정이 물러가며 돌려줬다는 문서를 내세워 일본정부나 우익단체는 제국주의 침략전쟁에 들러붙는다. 편들어줄 우방이 없는 대만만 벙어리 신세다.

말레이계 21개 부족이 일군 원주민 터전이었는데, 포르투갈을 거쳐 청의 간섭을 받다 일제지배 이후 공산당에게 쫓겨 온 중화민국이 차지했으니, 군

소리가 먹힐 처지도 아니다. 1994년에야 원주민을 법으로 받아들였던 입장부터 떳떳하지 않다. 중국에겐 눈엣가시인 그 대만을 흔들 곁가지고, 일본

도 조어도를 놓치면 독도는커녕 동해표기까지 망신살이 뻗치니, 우선 집구석 불만을 잠재울 시빗거리로 써먹을 가재와 게다.

  역사에서 대외정책을 배운다는 중국이 동북공정(東北工程)만큼은 영 어설프다. 과거 대륙 전체를 거느린 민족은 원(元)을 세운 몽골과 청(淸)을 일

으킨 여진이었다. 중국은 만리장성 안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 몽골은 지배민족의 문화를 덕지덕지 칠갑하다, 여진은 빗장을 지르다 서구열강에 무

너졌으니, 그들은 오히려 엉성한 무리수로 쫓길 뿐이다. ‘홍산문화’를 발굴하자마자 덮어버린 속내가 애초에 구렸다. 인류문명의 뿌리를 송두리째 갈

아치운 유적을 자랑하기는커녕 역사를 짜깁기하는 그 앞가림이 고조선 문화임을 되짚어 줄 따름이었다. 일본이 하는 짓도 똑같다. 오늘날 역사왜곡으

로 찌들기 전 1986년에 나라현(奈良縣) 아스카 고분발굴이 있었다. 저희 천황의 조상이라고 호들갑을 떨며 우리나라에 생중계까지 하다 급히 방송카

메라를 막아섰지만, 멀리서나마 얼굴을 잔뜩 찡그린 학자들은 숨길 수 없었다. 알다시피 그 무덤 주인은 백제인이다. 돈독이 오른 공산당이 자유와 인

권의식을 중화주의로 몰아가며 국민정서가 대리만족만큼이나 시건방져서 중국 젊은이들은 거꾸로 우리가 문화를 가로채려 한다는 꼴사나운 생떼까지 

내지른다. 억지를 짓조른 틀어진 세계관이다. 우리도 독재정권 시절에 두루 치렀던 생채기지만, 전체를 몰아가는 급변은 빠를수록 세대 간에 깊은 골

을 가른다. 구세대가 널리 섬겨온 관우제 등 민속신앙은 반이민족 정서가 뿌리다. 나관중(羅貫中)의 소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를 금(金)에게 겨룰

영웅주의로 널리 퍼뜨렸던 명나라의 시대의식인 만큼 신세대 역사관은 잇몸에 맞지 않는 틀니다.

  신화부터 온전한 줄기며 주신(主神)이 없는 그들이다. 뿐만 아니라 틀이나 내용은 같아도 서로 다른 이야기가 많고, 자연신 외에 씨족신과 영웅들로

엮여져 있다. 본래 한족은 민족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이민족의 지배를 받는 동안 한자어를 쓰는 무리가 고조 유방(劉邦)이 세웠던 강성국가 한(漢)

나라를 그리며 자연스레 여러 신화가 얽히거나 다르게 물든 다민족이었다. 오래 전부터 일본만큼이나 역사를 기워온 나라였다. 심지어 소설 삼국지를

실제 역사로 아는 중국인들이 부지기수다. 생활문화 깊숙이 군살을 불려온 까닭인데, 어이없이 송나라 이후에 나온 청룡언월도(靑龍偃月刀)를 휘두르

는 삼국시대 관우처럼 칭기즈칸을 오랑캐 침략자로 으르는 부모 옆에서 자식은 중국의 영웅이라고 떠벌인다. 중화주의와 달리 한족 중심인 경제개발

역시 잇몸이 헐겁다. 신세대가 사회 지도층인 4, 50대에 이르면 뭉치기는커녕 민족이 계급을 지를지 모른다. 발만 걸친 몽골조차 지금 반중국 정서가

드세다. 인도 망명정부에서 티베트 독립운동을 이끄는 달라이라마도 껄끄럽고, 위구르와 조선족은 전통적으로 민족의식이 강하다. 요즘도 공해와 식

품위생 등 골칫거리는 널려 있다. 그때 경제며 환경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청구 역시 중화주의에 치우친 전체주의로 거드름을 피울 법하다. 결국 친

환경은 세계가 다원주의로 넘어가는 허물벗기다. 서로 다른 집단의 어울림을 자연사상 만큼 바르게 다스릴 가르침이 없고, 인류사는 지금껏 문화의 흐

름을 비껴가지 않았다. 1, 2백년씩 사회를 앞질러 온 문화의 밑거름도 자연이었다. 이미 20세기 초반부터 문학에서는 자연사상이 지펴왔고, 뿌리인 판타

지도 90년대부터 단골 소재로 들어섰다. 한때 미국이 휩쓸었던 문화시장 역시 나라마다 조금씩 몫을 떼어 나눈다. 동양으로 돌고 있는 문화의 흐름은

엉킨 동북아의 실타래를 풀 때 비로소 가닥가닥 세상을 꼿꼿이 잇는다. 돋보이는 우리 선조들의 자연사상이 그 중심에 설 만하다.

  무엇보다 나라 안팎이 이래저래 어지럽고 어려울 때다. 헛배 부른 중국은 조울증에 깐죽대는 과대망상이고, 일본은 우울증이 깊어진 피해망상이다.

한반도를 비켜가지 않을 먹구름은 점점 짙어지는데, 우리 정부는 영락없이 흙장난에 나대는 볼멘 철부지다. 그야말로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다. 건국

이후 65년의 사회조차 다잡지 못한 악순환은 일본 밑을 닦아주듯 나대는 얼빠진 기자며 거지발싸개 지식인들만 봐도 한심스럽다. 사람을 보듬는 천인의
 
삶을 김연아 선수가 새록새록 깨우쳐줘도 도무지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청동의 발효마저 헤아렸던 조상의 지혜는 자연에 어우러져 전체 속에서 깨닫는
 
정중동이었지, 섣불리 내질러 짓뭉개는 욕심이 아니다. 기술보다 세상에 대한 정성이 한참 떨어지는 시대다. 맥이 뛰는 신비로운 종소리, 가슴으로 부르

는 아리랑, 몸을 울리며 인종을 아우르는 겨레의 얼, 물리기는커녕 보고 또 봐도 흥겨운 김연아 선수의 작품들은 마음에 자연스레 흐르는 신명이다. 하

늘이 내려준 고마운 천인일 수밖에 없다. 살랑살랑 가벼운 팔짓조차 절로 신이 나고, 우람한 피아노협주곡이 흐르는 스텝마저 가슴 설레는 몸짓만이 아

니라 남에겐 너그럽되 항상 자신을 넘어서는 그 삶이 세상에 드리우는 정중동이자 맥놀이요, 사람의 도리를 깨치는 겨레의 이상이다. 예술엔 국경이 없

고, 안으로 자신을 두들기는 삶은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다. 세계 어린이들의 우상이자 그들을 돕는 유니세프친선대사로 피겨선수들은 물론, 뭇사람들

에게 살아갈 흥을 북돋우며 어려움에서 세상을 깨운다. 스스로 배울 바를 얻고 뜻을 세움은 우리의 몫이다. 선수에게 짐을 씌우는 짓은 우리 음악이라고
 
꼭 한복을 베낀 의상을 입어야 한다는 좁은 울로 돌아온다. 스스로 원해서 만들어진 간웅(奸雄)은 한 시절에 갇힌다. 정성껏 도리를 다하는 사람야말로

시대를 넘어 따르고 섬길 하늘이 내린 영웅으로 누누이 받들린다. 하늘을 우러러 시대를 비추는 아름다운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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