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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엘리펀트-러시아의 밑바닥이여

kcv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1.03 01:41:29
조회 10995 추천 65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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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러시아의 암울한 현실과 벗어날 수 없는 악몽


 기획 의도: 현 러시아의 추태와 암울한 사정을 극단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여


 타겟층: 진지하게 있을까 고민된다.

 

 시놉시스: 두 러시아 장교가 수용소에 갖혀 기괴한 사건을 겪는다.


 그린 엘리펀트는 제목과 달리 굉장히 어마무지막지한 영화다. 보고 있자면 러시아 영화의 밑바닥이 아니라 그냥 세계 영화의 밑바닥을 보고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지경. 다른 의미에서의 밑바닥이 아니다. 내용이 형편없는게 아니라, 하는 짓이 형편없다. 한국이었다면 제한상영가를 때리는 수준을 넘어서서, 국가정보원에서 이거 만든 인간 다 붙잡아다가 체르노빌 돔 안에다가 쳐박아넣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이 영화는 굉장히 철학적이며 러시아의 현실을 담아내고 있다. 과거 브라뜨를 리뷰하면서(http://blog.naver.com/kcvn/220462869380) 말했던 것과 같이 1990년대의 러시아 영화들은 러시아의 방황과 혼란을 처절하게 표현해낸다. 그린 엘리펀트도 마찬가지다. 매우 극단적이고 자극적이며 속이 미칠 것같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러시아의 방황과 혼란을 담아내고 있다.


 카메라 촬영은 아주 저화질에 편집도 제대로 된 것같지 않으며 흔들거리고 앵글도 맞지 않는다. 원래대로라면 정말 형편없어보일 것이다. 허나 클로버필드와 같은 영화를 생각해보자. 영화의 분위기와 전하고자 하는 것에 부합하다면 이러한 방식이 절대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이런 영화에 4K HD, 캐논 카메라같은 것을 동원했다면 어땠을까? 오히려 부자연스럽지 않았을까? 영화의 분위기에 정말 어울렸다고 할 수 있다.


 영화에는 두 주인공이 있다. 아우로 등장하는 검은색 옷의 장교와 형처럼 나오는 갈색 옷의 장교. 이들은 그냥 평범하게 보면 관심병사들이고 군대 부적격자들이다. 허나 이들의 상황을 러시아의 상황에 대입해서 진행해보고, 또한 이들이 겪는 일들을 러시아의 상황에 대입해서 말해보자. 이렇게 본다면 검은 군인은 '러시아'를 의미하며, 갈색 군인은 '소비에트 연방'을 의미한다.


 둘은 감옥이라 불리는 아주 좁고 어두우며 모든 것이 불결한데다 혹독한 '고립된 러시아'에 갇히고 만다. 이들은 간수라 불리는 '서방세계'에 의해 감시, 통제받고 있고 그 안에서 둘이 함께 살아가야 한다. 소비에트 연방은 러시아를 위해서 자신의 강력했던 힘과 과거의 영광을 보여주기 위해 팔굽혀펴기를 하고 군복의 견장을 자랑하고 하지만, 이는 현실에 대한 비아냥으로 가득찬 러시아에 의해 비웃음만 사며 이후에는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견장 역시 뺏기고 만다. 소련은 어떻게든 러시아를 돕고 싶기에 체커를 하자, 무언가를 먹자 등의 말로 러시아를 위하기도 하며 일하고 돌아와 지친 러시아를 위해 '그린 엘리펀트'란 노래도 만들어 불러준다. 허나 러시아는 이미 그런 소련을 멍청하고 무지하며 힘도 없는 이로만 본다.


 소련은 자신에게 아무것도 없으나 러시아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고, 때문에 똥이라 하는, 형편없지만 자신의 유일한 것을 먹이려고 한다. 허나 그런 똥은 불결하고 단지 실패하고 무능한 소련의 유산일 뿐이다. 러시아는 당연히 이걸 거절한다. 감옥 밖에서 계속 찾아오는 서방국가들은 자신들이 동구권에 저질러놓은 실책들, '변기의 똥'을 치우라고 러시아를 윽박지르고, 그 사이 홀로 남은 소련은 대위라 불리는 서방로부터 강압적인 폭력을 행사한다. 이 과정에서의 다툼과 억압은 소련과 러시아, 모두에게 큰 상처와 정신적 붕괴를 안겨주기 시작하고, 거대한 사건이 벌이지게 한다.


 강압적인 노래 요구와 지속적인 과거사에 대한 압박과 조롱은 서방세계가 소련으로 하여금 자신의 치부를 빨아대게 하는 상황에 이른다. 과거 서방세계에 거대한 한방을 날렸던 진주만 공습을 기억하라고 입으로 외치면서 반대로 그 진주만 공습을 재현하며 소련을 범하는 서방세계의 태도는 결국 러시아를 폭발시키고 만다. 어느 때보다 훨씬 난폭해진 러시아는 서방세계를 공격한다. 서방국가를 무자비하게 파괴하고 그를 범한 뒤 살해한 러시아는 소련이 그토록 부르짓던 그린 엘리펀트를 부르게 하나 허망함 속에 내부로부터의 붕괴, '자살'을 선택한다.


 마지막에 러시아가 파괴, 사라진 상황에서 소련은 다른 서방국가로부터 견장과 사열식, 새로운 옷이라는 '당근'을 제안받으며 살아남고 서방국가는 소련에 대한 통제를 포기하며 '자살'한다. 그 이후 소련은 자살한 서방국가 위에서 신나게 놀다가 잠에 빠진다.




 그렇다, 조금 엉망진창이고 불쾌하기 짝이 없고 확실하게 드러나진 않으나 이 영화는 새로운 러시아의 혼란, 그리고 이제는 무능하고 잔재로만 남아있는 소련의 유산이란 1990년대 러시아가 처한 상황을 분명하게 의미한다. 러시아는 끝도 없이 자신을 붙잡는 소련이란 쓰레기같은 유산과 강압적으로만 나오는 서방세계의 태도에 분노해 무력도 쓰고 그들을 상대로 이기기도 하지만 결국 처한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허무함 속에 쓰러진다. 소련의 유산은 새로운 당근을 받았음에도, 통제를 받지 않게 되는 상황에 빠졌음에도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계속 발목을 잡고 있는다. 이게 러시아가 처했던 상황이지 않았던가? 감독이 말하고자 하던 것이 바로 이와 같다.





 영화 제목이자 작중에서 갈색 군인이 부르던 그린 엘리펀트는 이제는 우크라이나 땅이 된 아조프 해를 향해 정액을 흩뿌리기만 했을 뿐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소련이 러시아를 위해 불러준 노래다. 언제나 함께하고, 모든 불만을 들어주던, 이성적인 사람으로서 남아있게 해주고 인간성의 상실을 보여주지 않게 도와주던 소비에트 연방의 기둥, '사회주의 정신'이 바로 '그린 엘리펀트의 정체'다. 그린 엘리펀트는 단순한 것이 아니다. 소련의 마지막 기둥이자 이상향이기도 했고, 추억이기도 하였다. 절대 즉석에서 지어낸 물건이 아니었다. 허나 그 역시 이제는 흘러가고 형편없는 레퍼토리가 되었다.


 검은색 군인이 죽기 전, 갈색 군인에게 코를 붙여주며 코끼리같이 만들어줬다. 사회주의 정신이란 이상향을 마지막으로 소련에게 보여주고, 이게 얼마나 잔인하고 허무하며, 모두를 붕괴시키게 했는가를 보여준다. 초록색 코끼리가 울부짓게 도와준 이후, 러시아는 영원히 쓰러졌다. 사회주의는 러시아에게 어떠한 도움도 되어주질 않았다.




 서방의 펠라치오 행위도, 소련의 초록색 코끼리도, 사열식과 견장도 모두 러시아를 일으켜세우지 못했다. 마지막 분노는 서방을 이기는데 크게 일조했으나 그뿐이었고 그 승리는 일시적이었을 뿐, 결국 내부로부터 강한 자상을 남기며 쓰러지고 만다. 어쩌면 감독은  아무것도 남지 않고 모든게 자신을 억압하기만 하는 러시아의 밑바닥 인생을 알리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든게 아닐까?




 그나저나 자막 졸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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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써놓고도 내가 뭔 지랄인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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