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제4회꽁갤백일장]-수상한 동거 (8화)앱에서 작성

꼰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9.17 14:39:47
조회 626 추천 0 댓글 8
														

(7화 돌아보기)

'한 쪽 손은 운전대 잡고 있으니까 한 쪽 손은 잡아도 되죠?”

“뭐?”


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의 손은 차갑구나.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차가 급정거했다.


“너 미쳤어!!!!?”


-------------------------------


“아.. 아니 난...”


클락션이 미친 듯이 울렸다. 운전자들은 그의 멱살이라도 잡을 것처럼 소리를 질러댔다. 그의 동공. 처음 보는 낯빛. 두려움이 일었다. 그것은 처음 보는 그의 모습이 낯설어서가 아니라 공포였다. 이성을 잃은 한 마리의 야생동물처럼 느껴졌다.


viewimage.php?id=7da8&no=29bcc427bd8077a16fb3dab004c86b6f24b7e12241bb1d94d186b8d964aa378c1d2ee62b217b575d05f8bcb018f705067584a1e178b8b063991f7fc0f5638623139579ca60fe7c3267620a0817b1d6b25b2726355c898e0cf22e371f06

그러나 이내 그의 낯빛이 돌아왔다. 오히려 본인이 더 당황한 듯 보였다. 그가 차를 몰아 갓길에 세웠다. 아무 말 없이 핸들을 붙잡고 있던 그가 말했다.


“미안해. 순간 너무 당황해서.. 놀랐지, 괜찮아?”


슬퍼보였다. 화상이라도 입을 것 같던 차 안의 공기가 천천히 식어간다.


“괜찮아요. 본인이 더 놀란 것 같은데. 내가 미안해요. 이런 거에 민감한 줄 몰랐어요.”

“오늘은 그냥 집으로 돌아가자. 오랜만에 외출인데 미안해.”

“아니에요.”


viewimage.php?id=7da8&no=29bcc427bd8077a16fb3dab004c86b6f24b7e12241bb1d94d186b8d964aa378c1d2ee62b217b575d05f8bcb01df353501ff12aeaec2c84338b3d73c9733c8f2cd01483c9a7b5f3983bbfd15e0fc2f0f0121a1fc3f07bd916eca25c6a2e

우리는 집으로 가는 길 내내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비가 내렸다. 유리창에 맺힌 빗물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흐릿한 초점들이 유리창을 빗겨나가고 있었다. 미동 없이 앉아있느라 뒷목이 뻐근해오는 줄도 몰랐다. 그는 다시 예전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철저히 경계해 무의식 하나라도 들키지 않겠다는. 비가 천장을 때렸다. 후두둑, 후두둑, 하는 소리들이 간신히 고요를 채우고 있었다.

viewimage.php?id=7da8&no=29bcc427bd8077a16fb3dab004c86b6f24b7e12241bb1d94d186b8d964aa378c1d2ee62b217b575d05f8bcb04da7560488ef5db33e32897e067dbb04d8a2e0f315ef9c9f406669a68420e329d3f26bc23c7bddefa51f3eda15b8e90240

그는 집으로 돌아와 쉬어야겠다며 방으로 들어갔다. 아직 저녁도 먹지 않았는데. 괜스레 눈물이 났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그를 향한 동정심이었다. 그는 몸 어딘가에 큰 구멍이 나있는 것 같다. 그 곳을 채우려는 그 어떤 감정도 두려워하고 있다. 그 구멍은 서서히 커져 그를 잠식시킨다.

그렇다면 나는, 괜찮나? 아니. 나 역시 주체할 수 없는 감정들에 치이고 치여왔다. 나는 그와 달리 감정을 숨기기보단 하나하나 어루만졌다. 주체할 수 없는 감정들로 인해 미술을 시작하게 됐는지도 모른다. 기대야할 어떤 것이 필요했는지도.

‘꼬르륵’

하…. 이 상황에 대체 왜 배가 고픈 걸까. 찬장에 그가 가져다 놓은 옥수수콘과 곤약젤리가 있을 것이다. 오늘은 겸상이 불가할 것 같으니 조용히 나가 소리 없이 가져와야겠다.

찬장을 열었다. 아니, 왜 없지? 분명히 어제까지만 해도 여기 있었는데. 옆 찬장으로 옮겼나….

‘쾅’

와이씨. 찬장이 너무 크게 닫혔다. 뒤를 돌아 그의 방문을 바라봤다. 항상 이렇게 관음을 해왔지. 다행히 못 들은 듯하다.

옆 찬장에도 없는데…. 어디 갔지…

viewimage.php?id=7da8&no=29bcc427bd8077a16fb3dab004c86b6f24b7e12241bb1d94d186b8d964aa378c1d2ee62b217b575d05f8bcb01ba0540794543143a755f39a8cf49a3c8650a064e91abb5b707e5f970ab32385f4f19ea429c0751370936f450578ecb1e0

“이거 찾아?”

“악깜딱이야.”


그가 옥수수콘 통을 들고 서있다.


“아… 배고파서….”

“나도 배가 고파서…”

viewimage.php?id=7da8&no=29bcc427bd8077a16fb3dab004c86b6f24b7e12241bb1d94d186b8d964aa378c1d2ee62b217b575d05f8bcb01cf60101587e32a08e037a279e954de25843748caef791df2cae2487e207dcd4068d51185838ea9c44a91c2af2d6d3c721

그가 피식 웃었다. 나도 덩달아 웃었다. 이렇게 쉽게 풀릴 걸, 뭐 그렇게 마음을 졸였을까. 그가 웃는 모습을 보고서야 마음이 놓였다. 타인에게 마음을 쓰는 일. 나에겐 처음 있는 일이었지만 그런 내가 조금은 마음에 들었다.


“같이 먹을래?”

“네ㅋㅋㅋ”


우리는 아주 천천히 오래도록 옥수수콘을 먹었다. 이유 없이 웃으면서, 이유 없이 투정을 부리면서.






(다음 날)


“저 전공 수업 갔다 올게요!”


늦었다. 아, 스튜핏 수업인데 그 깐깐한 인간이 또 얼마나 승질을 내려나. 서둘러 옷을 챙겨 입었다. 앞치마를 입은 그가 뛰어 들어와 계란 프라이를 건넸다.

viewimage.php?id=7da8&no=29bcc427bd8077a16fb3dab004c86b6f24b7e12241bb1d94d186b8d964aa378c1d2ee62b217b575d05f8bcb048a75c032210b2b80030f898e5b2b0d03c8847d2d43fd81585e07e85c7a01abb81a6d3809411e42b4f3cd0f167da870110

“이거라도 먹고 가!너 아침도 안 먹었잖아! 자꾸 밥 안 먹고 곤약젤리 같은 거나 먹고 대체 어쩌려고 그래!”

“아익! 지금도 늦었는데!! 갔다 와서 먹을게요. 꼭 먹을게요!!”

“야! 나도 선생이야! 내 말도 잘 들으라고 좀!!”


‘쾅’


아, 뱃속에서 무언가가 꿀렁꿀렁 거렸다. 하... 배고프다. 하지만 프라이를 먹을 시간 따위는 없다. 바빠서 화장도 못하고 고데기도 못했는데 무슨 프라이람. 오늘따라 엘리베이터는 왜 이렇게 늦게 와! 급한 마음에 엄지발가락을 잔뜩 웅크렸다.


‘띵똥’


스튜핏의 성난 얼굴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스뜌우삣! 이건 니 트레이너의 문제야. 넌 시간도 모르는데 지라도 잘 지켜서 니가 제 시간에 오도록 만들어야지! 쓰뜌우우삣!!“

아. 시발. 붓. 시발 붓!! 붓을 놓고 왔다. 또 군인이 전쟁터에 총 놓고 왔다며 지랄할 것이 뻔하다. 하… 늦더라도 붓은 챙겨야한다.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붓, 붓, 아, 탁자 위에 있다.

viewimage.php?id=7da8&no=29bcc427bd8077a16fb3dab004c86b6f24b7e12241bb1d94d186b8d964aa378c1d2ee62b217b575d05f8bcb01bf25c03e8f8cf16685e5989545efcea991cf0ef2b7db2261d198081f7e59644ba6e699c9c71be4fb9f37248e6b5c2cbe2

“지금 무슨 소리 하시는 겁니까!!!”


순간 그의 방에서 들려오는 그의 화난 목소리. 저건 나한테 내지르던 것과는 다른, 이성적인 분노.


“당신들, 나한테도 그랬어? 여기가 생체 실험하는 곳이야? 17번은 겨우 얼마 전에 A 받았어. 23번이랑은 달라도 아주 다르다고. 23번은 A플러스였어. 아니, 애초에 이게 말이나 돼? 여기는 인권도 도덕도 아무 것도 없는 곳이야!!!!”


저게… 무슨 소리지?


“당신들 내가 아무리 씨부려봤자 아무 소용없는 거 알아. 17번만이라도 내버려 둬. 여기 정말 지긋지긋해. 남녀 붙여서 사람 감정 이용하는 것도 모자라서, 뭐? 약을 주입해? 여기 쥐 사육장입니까!? 당신들 얼마나 힘 센 줄 알아. 닥치고 있을게. 나 잘 하고 있잖아. 17번 감정 유지시키고 있잖아. 다 잘했으니까 이번만이라도 좀 넘어가 달라고. 제발.”


심장이 가장 큰 소리를 내려앉았다. 집 안이 웅, 하고 울렸다. 근육 하나하나, 인대 하나하나가 떨려옴이 느껴졌다. 사방이 흐릿했다. 나, 정말 신체포기 각서라도 썼던 건가.


“당신들 17번 건드리면 내가 가만 안 있어. 손끝 하나라도 건드려봐. 내가 17번 죽여 버릴 거야!!'


전화를 끊고서 한참동안 그가 조용했다. 흰 도화지 위에 올려진 기분이었다. 나는… 나는…

그 순간 그가 방안에서 고함을 질렀다. 집 안이 흔들릴 만큼, 분노와 슬픔이 가득 찬 고함을 내질렀다.


viewimage.php?id=7da8&no=29bcc427bd8077a16fb3dab004c86b6f24b7e12241bb1d94d186b8d964aa378c1d2ee62b217b575d05f8bcb04da20706aaccfd8b4b17cd4b141b7c30fd62880df27034eedc74df1de29fc684be354681a880cb1543a20df3fbda516fa4

잠시 후에 그가 방문을 열고 나왔다. 우리는 눈이 마주쳤고 붉은 그의 눈에서 무언가가 툭, 떨어졌다. 나는 미동도 없이 소파 앞에 서있었다. 머릿속에는 단 한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


-----------------------------
앞으로는 소설 양을 조금 늘려서 이틀에 한편 정도 올릴 생각이야. 올리는 시간이 다소 불규칙적일 수 있는 점 양해바라 !

-댓 달아주는 뚜기들 넘 ㄱㅈ해오 힘이 돼오 많은 비추 ㄱㅈ ! 더 재밌게 써볼게

-혹시 뭐 이런 방향으로 써줘! 라던가 그런거 있음 말해줘 참고 할게!

-오늘도 긴글 읽어줘서 ㄱㅈㄱㅈ

-관음 스튜핏 꿀렁꿀렁 곤약젤리
고데기 엄지발가락 화상 신체포기
옥수수콘 23 인대 멱살 뒷목

- dc official App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32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인과 헤어지고 뒤끝 작렬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2 - -
290973 갤주 차기작 긍정 검토중이래 ㅠㅠㅠㅠ [2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0 3698 27
290971 ㄲㅁㄴ! [5] ㅇㅇ(118.235) 23.02.20 345 2
290970 왕십리 둘마트에만 있는 꽁 [4] ㅇㅇ(1.231) 23.02.19 798 4
290968 일요일엔 [5] ㅇㅇ(118.235) 23.02.19 344 4
290966 ㄲㅁㄴ! [3] ㅇㅇ(118.235) 23.02.18 281 2
290965 현장 숲찍 [6] ㅇㅇ(118.235) 23.02.17 1046 32
290955 [KANU] 아메리카노를 위한 카누의 첫번째 캡슐머신 [6] ㄲㄲ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17 526 28
290951 ㄲㅁㄴ! [5] ㅇㅇ(118.235) 23.02.16 281 2
290949 지나가다 서 건 짤 한 장 놓고 감 [6] ㅇㅇ(112.157) 23.02.15 759 15
290947 ㄲㅁㄴ! [5] ㅇㅇ(118.235) 23.02.15 269 2
290940 [KANU] 카누의 첫번째 에소프레소 [7] ㄲㄲ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14 579 28
290936 카누 뉴짤 [5] ㅇㅇ(118.235) 23.02.13 603 24
290921 월요일 ㄲㅁㄴ! [5] ㅇㅇ(118.235) 23.02.13 280 2
290919 모두들 [6] ㅇㅇ(118.235) 23.02.12 295 4
290917 ㄲㅁㄴ! [8] ㅇㅇ(118.235) 23.02.11 312 2
290916 오늘은 강노영 놓고 갈께. [6] ㅇㅇ(112.157) 23.02.10 750 25
290914 톰 포드 NEW 체리 컬렉션 출시 [9] ㅇㅇ(118.235) 23.02.10 866 35
290913 테라 - 청정클라이맥스 편 [8] ㄲㄲ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10 460 35
290912 금요일이다! [6] ㅇㅇ(118.235) 23.02.10 293 4
290911 ㄲㅁㄴ! [5] ㅇㅇ(118.235) 23.02.09 277 5
290909 졸귀다.. [8] ㅇㅇ(211.203) 23.02.08 836 25
290908 그냥 지나가다가 한장 놓고 감 [8] ㅇㅇ(112.157) 23.02.08 687 36
290907 오늘도 [6] ㅇㅇ(118.235) 23.02.08 286 3
290906 ㄲㅁㄴ! [6] ㅇㅇ(118.235) 23.02.07 248 2
290904 월요일 아침! [6] ㅇㅇ(118.235) 23.02.06 280 3
290903 ㄲㅁㄴ! [6] ㅇㅇ(118.235) 23.02.05 271 2
290901 샤넬워치 VOGUE !! [8] ㄲㄲ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04 1141 61
290900 주말엔 [6] ㅇㅇ(118.235) 23.02.04 325 3
290898 ㄲㅁㄴ! [7] ㅇㅇ(118.235) 23.02.03 284 3
290895 TOM FORD BEAUTY 뉴짤 [7] ㅇㅇ(118.235) 23.02.02 738 35
290894 ㄲㅁㄴ! [6] ㅇㅇ(118.235) 23.02.02 250 2
290891 디스커버리 메이킹짤 몇개 더 올리고 감. [7] ㅇㅇ(112.157) 23.02.01 808 36
290887 지나가는 타갤러 짤 하나 올리고 감 [7] ㅇㅇ(112.157) 23.02.01 713 34
290884 2월 1일 ㄲㅁㄴ! [7] ㅇㅇ(118.235) 23.02.01 267 2
290882 카누 캘린더 [5] ㅇㅇ(118.235) 23.01.31 550 28
290880 ㄲㅁㄴ! [5] ㅇㅇ(118.235) 23.01.31 225 2
290879 테라 뉴짤 [4] ㅇㅇ(118.235) 23.01.30 455 25
290878 좋은 아침! [6] ㅇㅇ(118.235) 23.01.30 277 2
290876 ㄲㅁㄴ! [4] ㅇㅇ(118.235) 23.01.29 281 2
290874 1월의 마지막 토요일 [4] ㅇㅇ(118.235) 23.01.28 297 1
290872 ㄲㅁㄴ! [5] ㅇㅇ(118.235) 23.01.27 234 2
290869 요즘 [4] ㅇㅇ(118.235) 23.01.26 328 3
290868 ㄲㅁㄴ! [6] ㅇㅇ(118.235) 23.01.25 224 2
290866 화요일 ㄲㅁㄴ! [4] ㅇㅇ(118.235) 23.01.24 260 2
290864 ㄲㅁㄴ! [5] ㅇㅇ(118.235) 23.01.23 259 2
290863 테라 뉴짤 [5] ㅇㅇ(118.235) 23.01.22 527 28
290862 설날 아침 [4] ㅇㅇ(118.235) 23.01.22 281 1
290861 연휴 첫날이다! [5] ㅇㅇ(118.235) 23.01.21 276 2
290860 ㄲㅁㄴ! [5] ㅇㅇ(118.235) 23.01.20 232 2
290856 모두들 [6] ㅇㅇ(118.235) 23.01.19 294 2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