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도 슈스케3 당시 투개월의 팬이 되어서

처음으로 디시 인사이드를 하게 됐어요.

아니, 그 땐 마이너 갤러리조차도 없어

어느 유저분께서 만드신 임시 게시판에서 활동을 했음에도

그저 대견함과 뿌듯함으로 보내던 나날이었습니다.

데뷔 이후에 대한 기대를 잠시 묻고 12년도 초 입대를 하게 된 저는

전역 후 듣게 된 예림 양의 음악에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처음부터 하고 싶어하던 음악이 아니었거든요..

예림 양은 소속사의 지시 때문인지 제 색깔을 꼭꼭 숨긴 채 노래를 했고

대윤 군은 무얼 하고 있는지 알 수도 없는

씁쓸함 가득한 몇 해가 흘러 지나가 버렸네요.

예림 양은 소식조차 알 수 없어 걱정이 됩니다.

하고 싶은 음악을 하지 못하던 세월 동안 참 많이 속상했을 테지요.

투개월의 팬으로서 야속해하던 제 마음을 반성합니다.

저보다도 본인 스스로가 더 아쉽고 안타까웠을 텐데..

행여나 마음의 아픔이 커 모습을 숨긴 채 지내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예전에 들락날락하던 임시 게시판에도

종종 이렇게 명언을 수정한 글들을 올리곤 했는데

몇 년이 지나 오랜만에 다시 글귀 하나 옮겨 봅니다.

"팬심을 주되 보답은 바라지 말며, 준 뒤에는 후회하지 말라"

야속한 마음에 예림 양의 활동을 외면하던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염치 없지만..

투개월의 팬으로서, 그들에게 바라는 것 없이 순수한 애정과 응원을 전해 주고 싶습니다.

더는 투개월의 음악을 들려주지 않아도 좋아요.

그저 그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기를,

그리고 혹여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면 앞으로 행복하게 살아가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원문은 "은혜를 베풀되 보답은 바라지 말며, 준 뒤에는 후회하지 말라"입니다.

팬이랍시고 슈스케 경연 때 투표도 하고 홍보활동도 했었지만

'은혜'를 입은 건 예림 양과 대윤 군이 아닌, 제 자신이었습니다.

김광석, 여행스케치, 피노키오와 같은 옛 가수들만 좋아하던 저로 하여금 애정을 갖게 한

투개월 친구들의 은혜에 깊고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 시기, 범람하던 노래대결 방송에서 가장 크지도, 가장 밝지도 않았지만

가장 사랑스럽던 별들로 그대들은 제 가슴 속에 남았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