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기사를 인용하겠습니다. ...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001년 3월 20일 공군 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이제 곧 공군은 차세대전투기를 확보하게 되고 늦어도 2015년까지는 최신예 국산전투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1년 4월, 국방부는 새로운 F-X 사업관리지침을 발표한다. 기존의 절충교역 30% 지침을 70%로 상향조정하고 핵심 기술 이전을 핵심 획득 사업목표로 부각시킨다. 절충교역 목표의 상향조정, 기술이전에 대한 강조는 당연히 유럽제 회사에 유리한 경쟁환경을 초래했다. 지난 10년간의 절충교역 실적을 보면 미국과는 평균 30%, 유럽국가와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 40%를 상회하고 있다. 일련의 F-X사업에 대한 사업관리 지침의 변경은 유럽제 전투기 회사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었다. 새로운 사업관리 지침이 발표되고 난 후 5월경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 등 주요 언론이 일제히 `F-15K의 한국 판매가 불가능할지 모른다`는 비관적 논조의 기사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미국 보수언론을 비롯한 여론주도층은 국방부의 사업지침 변경과 작년 5월부터 한국에서 일어난 심상치 않은 변화, 유럽제 전투기의 대약진과 이에 유리한 한국 국방부의 사업지침 변경에 대해 매우 심각한 위기의식이 있었던 것이다. .... 기종결정이 이루어졌던 2002년 이전까지 수년간 방송과 언론에서 발표된 차세대전투기의 조건은 일관되었습니다. - 현대적 임무수행에 적합한 다목적전투기(multirole fighter)를 도입한다. - 전투기 도입의 가장 큰 선정기준은 2015년 최신예 국산전투기 개발을 위한 핵심기술이전이다. 어디에서도 팬텀기를 대체하는 전폭기를 도입한다는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전세계 어느나라 공군을 보아도 팬텀기를 대체한다거나 팬텀기에 준하는 전폭기를 도입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항공전자기술이 떨어지던 50~60년대에는 지상공격을 수행하기 위해 가능한 많은 폭탄을 싣고 목표지점에 투하하는 것이 효과적인 파괴를 거둘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항공기설계기술과 정밀기술의 발전으로 목표물을 정교하게 공격할 수 있게 되었고 가능한 적은 유지비로 많은 출격회수를 가지는 중소형 다목적기가 현대공군의 주류가 되었습니다. 최근 지상공격용 폭탄이나 미사일의 크기가 작아지는 이유도 이와 같은 기술의 발전덕분입니다. 프랑스의 라팔, EU의 유로파이터, 스웨덴의 그리펜 등은 그와 같은 시대적 요구에 따라 개발되었습니다. 막대한 예산을 퍼부어 F-22를 개발했던 미국조차도 개발의 실패와 비효율성을 인정하고 애당초 도입목표의 4분의 1에 불과한 수량을 배치하기로 예정하고 다목적 소형기인 F-35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뛰어난 공학기술을 보유한 러시아는 항공기의 기동성이 공중을 지배한다는 개념하에 수호이를 지속적으로 배치하였으나 장거리 공격을 위한 미사일과 장거리 탐지를 위한 레이더, 그리고 외부탱크를 배제한 내장연료로 장거리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목적이지 다량의 폭탄을 탑재하고 타격한다는 개념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당시의 정치적 상황은 매파로 불리우던 부시의 집권과 그에 따른 남북화해무드의 경색, 그리고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보잉의 위기 때문에 김대중정부는 커다란 압박을 받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최신예전투기를 한국이 보유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던 미국의 정책과도 맞물려 있었습니다. 결국 김대중 정부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였고 당시 자주외교노선을 주도하던 관료들의 해임과 함께 차세대전투기 선정을 위해 일해왔던 팀을 해체하고 조주형 대령님이 양심선언을 하는 사태에 이르게 됩니다. F-15K의 강압적 도입은 약소국이 강대국에 의지하였을 때 치르는 댓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일 예정대로 라팔이 도입되고 기술이전이 진행되고 있다면 KAI는 라팔의 생산라인을 갖추고 ADD는 라팔의 후속기종을 다쏘와 공동개발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미스트랄의 공동개발이 신궁이라는 성공작을 탄생시켰듯이, 김대중 대통령의 2001년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밝힌데로 한국은 세계최고 수준의 최신예기를 2010년 후반에 배치하고 있을 것입니다. F-15K는 상당수의 개발자료가 유실되고 더이상의 주문이 없는 상태로 4세대전투기들의 특징인 데이타융합기능 등은 구현할 수 없습니다. 60년대의 항공역학으로 설계되고 70년대의 구조설계로 무거워진 전폭기에 80년대의 전자장비를 올리고 몇몇 센서들이 융합되지 않고 탑재된 F-15K는 3세대도 아니고 4세대도 아닌 60년대 벤츠에 80년대 전장을 올린 어정쩡한 전투기입니다. 사실상 전폭기의 기능도 주변강국들에 대해서는 거의 위협을 주는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50~60년대의 전술에 따라 배치된 팬텀기를 그와 비슷한 전술을 유지하기 위해 전투기로 교체하는 짓을 할 정도로 한국공군은 바보가 아닙니다. 이 모두가 약소국이 가진 비애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정대로 다목적기로서의 개발이 하나씩 완료되어가는 라팔의 항모운용 비디오를 보니 더더욱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뛰어난 제공기와 위협적인 함재기를 가질 수 있었던 그런 기회를 다시 가질 수 있을지요? 사실은 왜곡시키고 끊임없이 허위사실이 유포되는 인터넷을 보고서 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올렸습니다. 젊은이들은 지난날의 실패를 거울삼아 현명한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지혜을 가졌기를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