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이번엔 우리 차례였는데…"




前정부선 대통령 전세기 두 항공사 번갈아 이용. 새 정부는 입찰 부쳐 조건 좋은 대한항공 선정


이명박 대통령은 <U>미국</U> 순방길에 <U>대한항공</U>을 타고 갔다. <U>김대중</U> 정부 이후 대한항공과 <U>아시아나항공</U>은 대통령 해외 순방 때 번갈아 전세기를 운영했다. 이 관례로 치면 이번 순방은 아시아나 차례였지만 사정이 달라졌다.

이명박 정부가 시장원리에 입각해 첫 해외순방용 전세기 선정을 입찰에 부쳤고, \'좋은 가격\'을 써낸 대한항공에 돌아간 것이다. 사실 그동안에도 형식은 \'입찰\'이었지만 내용은 \'교대로\'였던 반면, 이번에는 입찰 본래 취지에 충실했다는 후문이다.
  


<U>노무현</U> 정부 때부터 따지면 3번 연속 대한항공이 전세기를 따냈으니 이례적이다. 아시아나는 지난해 11월 노무현 대통령 아시아 순방 때 전세기를 띄울 차례였지만 항공기 내부 개선(upgrade) 작업 등을 이유로 고사, 대신 대한항공 비행기가 투입된 바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우리 차례"라고 주장했던 아시아나로서는 적잖이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이번 순방에 동행한 금호아시아나그룹 <U>박삼구</U> 회장은 따로 일정을 잡아 자사의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먼저 출국했다.

\'코드 원(Code One)\'으로 불리는 대통령 전세기는 한 번 빌릴 때 10억원 정도가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는 전세기 운항이 결정되면 해당 기종을 비행에서 열외시킨 뒤 안전 점검 등 준비 작업에 들어간다. 일등석(First Class)을 개조, 대통령 집무실을 따로 만들고, 군용통신망 UHF를 설치하며, 기내식도 특별식으로 준비한다. 순방 일정이 끝나면 다시 원래대로 뜯어 고쳐 비행에 투입하기 때문에 항공사로선 비용이 입찰가보다 더 들어간다. 그러나 대통령을 태운다는 상징성 때문에 항공사들은 전세기를 띄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무척 신경을 쓴다. 전용기에서는 직급 순서대로 대통령은 일등석, 장관들은 비즈니스석, 수행원은 일반석에 앉는다.

우리에게도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Air Force One)\'과 같은 전용기가 있다. 1985년 구입한 보잉 737-3Z8을 개조한 것인데, 짧은 거리만 비행할 수 있어 멀리 갈 때는 민간항공사 비행기를 이용해야 한다. 그래도 전용기답게 레이더 경보 수신기, 미사일 방어 장비 등을 갖추고 있다. 이 전용기는 제작연도가 1965년이라 노무현 정부 시절 이를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으나 2000억원 가까운 돈이 든다는 계산이 나오자 반대 여론이 제기됐고 결국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