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는 모든 산업의 복합체일만큼 복잡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산업전반에 큰 파급효과를 끼칩니다. 개발비나 가격이 워낙 고가인 반면에 단일국가의 공군이 400대 이상의 전투기를 운용하는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실정이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이겨나기 위해 그만한 전력이 필요한 것이 어쩔 수 없는만큼 수적으로 많은 전투기가 필요하다면 그 엄청난 예산이 국가경제를 바쳐줄 수 있도록 자체 개발한 전투기를 가지는 일은 절실합니다. 그래서 오랜동안 독자적인 전투기 개발체제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민항기 개발계획도 여러차례 있었습니다. 그러나 번번이 미국의 간섭이나 이에 부화뇌동하는 세력에 의해 좌절되었습니다. 전투기 뿐만 아니라 각종 첨단무기의 개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나마 지상무기나 유도미사일과 같은 첨단장비들이 몰래몰래 개발된 것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강한 국가를 만들어 보겠다는 열의를 가진 분들이 알게모르게 노력해 왔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이 세계최고수준의 정보통신기술력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첨단산업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정밀메카트로닉스 분야가 거의 전무한 것은 전적으로 항공방산업이 미국의 무기업체에 종속되었기 때문입니다. 한국내에서 HardRTOS분야의 활동은 처참할 정도로 위축되어 있습니다. 수십년간 전투기를 라이센스 생산해왔어도 하부하청만 할줄 알지 두뇌가 필요한 부분은 거의 백지상태입니다. 미국항공업체들과 많은 프로젝트들을 진행해도 알맹이는 빠진 껍데기 사업만 지속되어 왔습니다. 한국은 대표적인 <봉>국가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 공군은 높은 수준의 전투기를 요하지만 기술은 거기에 미치지 못합니다. KFX의 자체개발이 가져올 결과는 그다지 밝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20년 30년 후에도 계속 미국이 쓰던 20년 지난 체계를 수입해야 한다면 주권상실은 예정되어 있는 것입니다. 중국, 일본, 러시아는 그들의 로드맵대로 진행하고 있고 갈수록 미국과의 격차를 줄여가고 있습니다. 원래 공군의 FX사업 ROC처럼 전투기 도입의 전제조건은 대한민국의 자체 전투기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여야 합니다. 현재 세계의 첨단전투기 동향을 보면 라팔만큼 한국의 공군력과 항공기술력 향상에 도움을 줄만한 기종은 없습니다. 라팔만한 에이비오닉스를 자체 개발하려면 수십년의 세월을 요합니다. 라팔같은 신기술이 도입된 기체를 도입해서 각종 장비와 무장을 통합하면서 자체적인 항공기술력을 키우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트럭으로 취급되는 3세대 전투기 F-15를 4세대 전투기보다 비싼 가격에 도입하면서 필수적인 항전장비나 센서기술은 빠지고 팬텀기 제조에나 적용할만한 기술을 받는 것은 돈주고도 대접못받는 조롱거리입니다. 현대 전투기의 추세는 단일 동체를 기반으로 항전체계를 통합하는 다목적 전투기가 대세입니다. 석기시대에서 철기시대로 넘어가는 것과 같은 비약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현대에서 F-4대체용 전투기 사오는게 최적의 선택이라는 주장은 남들은 돌촉을 쇠로 바꾸는데 우리는 돌촉을 새로 갈아 쓰자는 주장을 하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멍청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대한민국이 패망하기를 원하는 자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