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산 햇 와인 보졸레누보를 싣고 벨기에 브뤼셀을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보잉 747 기종의 아시아나 항공 화물기가 한국시각으로 11일 오후 2시쯤 러시아 시베리아 중부의 크라스노야르스크 공항에 비상착륙했다고 러시아 언론이 보도 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날 러시아 비상대책부 시베리아지부의 발표를 인용, 아시아나 항공기 기장이 이날 정오쯤(현지시간) 크라스노야르스크 공항 측에 기체 결함으로 인한 비상착륙을 요청했으며, 공항 당국은 착륙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화물기는 냉온방 장치에 이상이 발생해 서둘러 비상착륙했으며, 무사히 착륙해 공항 격납고에서 수리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측 관계자는 자사의 보잉 747 화물기가 11일 크라스노야르스크공항에서 긴급 정비를 받은 사실을 확인해주면서도 러시아통신의 보도와는 달리 '비상착륙'이 아닌 '회항'이었음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문제의 항공기는 냉각기시스템에 이상이 생겼지만 실내 에어콘 시설 등에 영향을 주는 정도로 운항에는 지장없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비상착륙'은 말 그대로 운항 중 긴급 상황이 발생, 최 근거리 착륙 가능한 지점에 피항하는 것"이며 "반면 '회항'은 정상 운항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을 것을 우려해 당초 이륙한 공항으로 복항을 하거나, 인근 공항으로 우회 착륙하는 것을 이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 화물기가 '보졸레누보'를 수송 중이었던 만큼 항공기 냉온방장치 고장은 화물운송의 치명적 결함에 다름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와인은 수송 중 일정 온도 유지가 생명으로 냉온방장치의 중요성이 핵심이다. 　때문에 와인 수송 항공기의 냉온방장치 고장은 '비상착륙' 이상의 긴급 상황이라는 것이다. 　매년 11월 셋째주 목요일을 통해 전세계에서 동시에 출시되는 프랑스 와인 보졸레 누보 수송은 항공사에게는 효자 상품이다. 　전 세계 시장에 동시출시를 위해서는 비행기가 유일한 수송 대안이다. 때문에 값비싼 항공 운송부담이 고스란히 와인가격에 더해진다. 　아시아나 항공은 올 시즌 화물 전세기 9편으로 보졸레 누보를 수송 중이다. 　아시아나가 이번 시즌에 공수하는 보졸레 누보는 900톤 정도(대한항공 1420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보졸레누보는 휴대폰 등의 일부 IT 제품 보다 더 고가의 수송료를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9일 벨기에 브뤼셀공항에서 출발하는 OZ588편을 시작으로 프랑크푸르트,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하는 총 9편의 아시아나 화물전세기편으로 인천공항을 경유해 일본 센다이, 나고야, 오사카 등으로 수송하고 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에 지난 여름 '우박 항공기' 소동에 이어 보졸레누보를 수송하는 화물기의 냉온방장치 결함 등 일련의 사고가 잇따르자 시민들의 아시아나 항공기 안전운항과 신뢰에 대한 우려는 높아만 가고 있다. 　회사원 박영석씨는 "보졸레누보를 수송하는 비행기의 냉온방장치 처럼 중요한 게 또 어디있겠느냐"면서 "회항이니, 비상착륙이니 논란 자체가 우스운 일 아니냐"고 꼬집었다. 　한편 사고 화물기에는 기장과 부기장 등 4명의 승무원이 탑승해 있었지만 인명피해나 재산피해 등은 없었으며, 당초 11일 저녁 7시쯤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