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시간 한참 넘겼지만

손님이 2 테이블 있어서 연장영업 중이었는데

노년 1명 중년 1명 청년 1명 총 3명의 남성 그룹이 들어옴

받을까 말까 하다가

어차피 기존 손님들 당분간 안 나갈 거 같아서

앉은 테이블로 가서

“저희 마감 시간은 이미 지났는데요, 연장 영업 중이라서 1시간 정도는 있으실 수 있습니다”

라고 말했는데

노년 사람이

“뭐? 1시간? 지금 손님한테 말하는게 어?”

“니 지금 1시간이라 캤어?”

이런식으로 반응이 오길래 그냥 쫓아낼까 하다가 메뉴판으로 얘기 돌렸음

근데 메뉴판 보다말고 나한테

“근데 니 남자가 여자가”

뭐 나이 드신 분들 중에서는 묻는 분들 종종 있어서 걍 XX 맞습니다 하고 자리 떴는데

또 굳이 오라고 계속 손짓하길래 가보니

“니 남자가 여자가”

근데 보통 한 사람이 이런 짓 하면 같이 따라온 사람이 말리거나 난처해 하는게 보통인데

중년 남자는 그냥 관망하고 있고

젊은 남자는 오히려 상황을 즐기고 있더라고

그래서 그 순간 아 이 사람들 완전 글러먹은 그룹이구나 싶어서

일단 친절도를 두 단계 정도 낮췄음, 이런 사람들은 친절하게 해주면 오히려 더 ㅈ되는 경우가 많아서

.

아무튼 다시 얘기는 메뉴판으로

술 달라길래 어떤 걸로 드릴까요 했는데
(그냥 소주 맥주 파는 집이 아니라 주종 안에서 선택을 해야 됨)

생각하기 싫은 건지

“그냥 마 술 달라니까 술”

“알아서 갖고 오믄 되지” 뭐 이런 식

옆에서 젊은 사람이 거드는데

“제일 씬 거(강한 거)로 주세요”

이러길래

와 진짜 제일 도수 높고 더럽게 비싼거 나갈까 하다가

걍 일반인 인식하는 범위 안에서 높은거 줘야지라고 마음을 고치고

안주 메뉴판으로 바꿔 놓고

“그러면 ○○○ 드리겠습니다, 안주 주문하실거면 메뉴판 보시고 주문해주세요”

하고 돌아와서 술이랑 잔 들고 테이블로 갔음

그리고 술을 서빙하니까 하는 말이

“아니 안주도 없이 술만 가꼬오면 어야노”

“이기 지금 장난하는기가”

“안주 읎이 어예 술을 묵노”

걍 제정신이 아닌 갑다 생각하고 다시 안주 메뉴판 보여주면서

“안주 필요하시면 주문하시면 됩니다”

라고 했는데

그러니 메뉴판(종이) 다 꾸깃꾸깃하면서 젊은 사람에게 “니 빨리 하나 골라바라” 이러는데

그 덕분에 눈길이 옮겨가서 젊은 사람을 다시 보니 이 상황을 ㄹㅇ 즐기고 있더라

아무튼 고르는 중이길래 기본 안주나 가져다 줄 요량으로 자리를 뜨려고 하는데

다시 노년 남자가 나를 막 부르더니 하는 말이

“니 남자가 여자가”

.

아무튼 겨우 벗어나서 안주 주문 넣고

과연 무슨 짓을 하려나 싶어서 관찰하고 있으니

생각보다 지들끼리는 조용하더라

다만 안주 나가고 난 뒤

안주 먹으면서 음식을 접시 안에서 툭툭 던지다시피 헤집던데

뭐 테이블에는 안 흘려서 ㅇㅋ였음

.

한 30분 있었나?

금방 먹고 일어났는데

이 사람들이 일어는 났는데 카운터로는 안 오네... 어수선하게...

세 명 다 느릿느릿 카운터로 걸어와서 뭐 결국 계산하는데

또 노년 남자가 하는 말이

“아니 근데... 니 남자가 여자가”

뭐 이제 갈 사람들이고 다시 안 와줬으면 좋겠어서 눈도 안 마주치고 “XX 맞습니다” 대답해주고

뒤에 뭐라뭐라 말하는데 듣지도 않았음

.

근데 옆에 같이 서있던 젊은 남자가 또 골 때렸는데

계산 끝나고 난 뒤 “혹시 어디에 사세요?” 묻길래

“저 이 근처 삽니다”라고 대답했더니

막 실실 쪼개면서 “아 그러시구나, 혹시 오래 사셨어요?” 묻길래

“아뇨 오래 살지는 않았습니다, 계속 부산에서 살다가 온 지 얼마 안 되었어요” 라고 답했고

남자는 “저 이 동네에서 오래 살았거든요, 근데 낯이 좀 익은거 같아서”

그러면서 “혹시 몇 살이세요? 전 28인데”하고 묻길래

아무것도 알려주기 싫어서 “개인적인건 안 알려드리고 있고요, 일단 그 나이는 아닙니다”라고만 대답함

그러니 “어 낯이 익은데”하면서 나를 계속 쳐다보는데

반쯤 풀린 눈으로 쪼개면서 나를 뚫어져라 보는데

왜 시선강간이라는 말이 나오는 지 알겠더라 무슨 동물원에 있는 동물 마냥 쳐다보더라

.

근데 그 때 마침 음악이 끊겨서, 대화도 끊겼던터라

음악 재생용으로 꼽아놓은 폰(카운터 위 손님 쪽에 놓여져 있음, 플레이 중인 곡 보라고)잠시 조작했는데

젊은 남자가 “어? 지금 폰 만진거에요?”

내가 잘못 들었겠지 싶어서 되물었더니

“지금 손님 앞에서 폰 만진거에요?”

ㄹㅇ 어이가 없어서

처음으로 따지는 말투로

그래서 “네, 음악 끊겨서 음악 틀려고 만졌는데 왜요?”

뭐 그걸 끝으로 그 사람들은 나갔음

손님 방향으로 있는 폰의 화면을 딱 두 번 터치 했는데 그런 말을 들을 줄은 ㅋㅋ

.

뭐 급하게 적는다고 내용 좀 빠졌을 수도 있고

내가 원래 워낙 글을 재미없게 써서 재미없을 수도 있는데

대사로 안 전해지는

그들의 “아무튼 내가 갑이야, 손님은 왕이야, 어딜 감히”이런 자세와

젊은 남자의 계속 된 동물원 우리 속 동물을 보는 듯한 시선이

너무 짜증났음

피해 망상 아니냐고 묻는다면

내가 그런 시선을 느낀 게 카운터 보면서 이번이 최초라는 점만 들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