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인터뷰

ㅇㅇ(222.236) 2017.05.24 23:37:01
조회 132 추천 6 댓글 2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어떻게 지냈나.

-내가 예상했던 인생테크보다 넉넉하게 생계 유지 중이다(웃음). 운이 좋았다고 보여지고... 간간이 오청원 전집 늘어놓는다. 놓을 때마다 새롭게 그저 즐겁다. 60년대 월간바둑도 본다. 오청원 포석강좌가 흥미롭다.


넷상에서 꽤 유명세를 떨쳤는데.

-풍토가 바뀌기를 바랐던 마음에 많은 글을 써봤다.


풍토라면 무엇을 뜻하는가.

-바둑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널리 퍼지는 것이다. 연구생출신이라 해도 단순 기술과 수법에서만 뛰어날 뿐 역사나 문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바둑인구 전체가 타이젬9단 된다고 바둑동네가 흥하는 게 아니다.


어느 정도 목적을 이뤘다고 생각하나.

-영향받은 사람들도 없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20대 바둑인들을 만나면 실망만 가득할 뿐이다.


대학바둑쪽에서 일했다고 들었는데.

-2년 정도 해봤다. 솔직히 더러운 꼴 많이 본 시간이었다. 앞서 말한 실망의 대부분은 여기서 경험한 것이다.


살짝 그 쪽 이야기를 들어본 입장에서 역시 동감하는 바이다.

-'협회'나 '연맹'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집단이 썩지 않을 수 없다. 바둑보급을 제대로 하겠다는건지, 술판을 벌이려는 건지, 고인 물의 친목질을 하겠다는건지 불분명했다. 바세바라던지 다른 집단도 마찬가지였다. 제대로 파고들어 공부해 본 사람이 없었다. 닭장 속에 학이 있으면 꼬꼬댁 소리에 학이 고통받는다. 자연스럽게 손을 떼게 되었다.


그렇다면 올바른 바둑보급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사실 이게 웃긴 얘기다. '보급'? 저 양반들이 보급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줄 아나? 입문과정 떼고 18급 한 명 더 만들어내면 그걸 보급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이건 프로들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머릿수만 늘리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는 거다. 올바른 보급은 이해를 깊게 만드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이 요도 정석에서는 옛날부터 이 수가 쓰였었지만 최근에는 이 수가 많이 나오구요 식으로 가르치는 건 전혀 의미가 없다. 최소한 도샤쿠, 오청원은 나와야 한다. 바둑의 진보와 역사를 빼놓고는 보급이라 할 수 없다. 올바른 인식과 역사관을 가진 20대 바둑인이 몇이나 되겠나? 


바둑을 배우는 목적도 다양하지 않을까. 꼭 학문적으로 접근해야 하나.

-그건 그렇다. 꽃바에 가서 요도정석, 눈사태정석을 마스터하고 라이벌 눌러보고자 하는 게 인간 심리다. 그 과정을 없애라고는 못 하겠다. 누구나 겪는 과정이다. 그러나 그것을 벗어나서 한 차원 높게 바라보자는 거다. 사실 단편적으로 수법만 외워서 잘 둬보겠다고 하는 인간들은 승리에 취해 박수받고자 하는 저렴한 타입이다. 내가 타이젬 몇단이오 하면서 목에 힘주고.


결국 자기과시가 문제되는 듯 하다.

-맞다. 바둑이 유독 그렇다. 왜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겠는데 1:1로 검도를 진다면 그다지 불쾌하지 않은데 바둑에서의 패배는 크게 받아들이고 감정이 들어가는 케이스가 많다. 결국 상대적인 것이고 실력껏 두는 것인데 상대에 대한 열등감이 작용하는 것 같다.


바둑지면 상대보다 내가 못났다는 열등감?

-그렇다. 그런데 이걸 벗어나야 한다. 게다가 한 판 뿐이다. 실력차가 있으면 인정하고, 다음에 이길 것 같은 느낌이면 그저 다시 두면 된다. 바둑에서 감정만 배제해도 내용은 좋아지고 인간관계도 확장될 것이다.


화제를 돌려보자. 알파고를 위시한 인공지능이 바둑 쪽에 끼친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도 사실 정신으로만 따지자면 '틀딱'이다(웃음). 거부감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인간이 패배하고 바둑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주위의 조롱에 거부감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이해로 바둑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이 걱정될 뿐이다.


아무래도 문외한들이 바라본 바둑은 신비로웠을 것이다.

-그것 역시 열등감이다. 바둑을 동양의 신비 운운했다는 것에 대한 조롱이 많이 보이는데, 그거 문외한들이 만든거다. 바둑을 잘 이해한 기존 바둑인들은 그런 식의 포장을 할 수가 없다. 바둑을 잘 알면 신비 따위는 없다. 바깥에서 슬쩍 보고 어려워보이니까 배울 생각도 못한 채 그저 어렵겠다고만보다가 이제와서 인공지능에 패배했으니 바둑은 무의미하다는 식으로 나오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신비는 모르는 입장에서 만들어 낸 허구였다. 그러면서 열등감이 발동되어 알파고에게 너도 지고 나도 지니까 너와 나는 동급이라는 논리를 펼치는데, 이거 그냥 웃길 뿐이다. 실력은 계층적으로 차이가 나게 된다. 특정 절대자에게 진다고 그 밑이 모두 동급이 될 수는 없다.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 당분간은 회사일에 집중해야겠다. 여유가 나는대로 중국어와 일본어를 좀 더 깊게 공부할 생각이다. 독서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응해줘서 고맙다.

-나 역시 감사.

추천 비추천

6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공지 [공지] 입문자 및 바둑뉴비들을 위한 바둑의 룰과 규칙 [125] Godzne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2.01 204389 655
공지 바둑 갤러리 이용 안내 [107] 운영자 05.07.29 81393 42
946694 승아랑 오유 구분법 [1] usdjsa(221.163) 16:26 15 2
946693 김은지 카운터가 허서현이네 ㅇㅇ(106.101) 16:16 41 1
946692 결승 김은지 아니네요 ? 바갤러(112.185) 16:11 30 2
946691 공부많이하는거냐 [3] 바갤러(118.235) 15:58 35 0
946690 그런데 창까 신까 최까든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48 68 5
946689 역시 큰 일은 서현이가 해주는구나 [3] 탕부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38 165 9
946688 김은지 어째 신민준 닮아가네 [2] 바갤러(175.208) 15:38 85 0
946686 난차라리 오유진이나 조승아가 1인자였으면좋겠음 [1] 바갤러(112.186) 15:31 90 7
946685 허서현, 이슬주 모두 끝내기에서 패배 바갤러(59.28) 15:27 90 1
946683 근데 오유진과 조승아 쌍둥이냐? [8] ㅇㅇ(220.65) 15:16 166 3
946682 바둑 잘 두는 게 오히려 부끄러운 거다 ㅇㅇ(39.7) 15:15 58 0
946681 근데 구쯔하오는 김은지한테 어케 진거냐? [2] ㅇㅇ(118.235) 15:14 99 0
946680 우리 스미레가 결승 진출했다 [4] ㅇㅇ(110.8) 15:14 109 3
946679 춘향배 비공식 기전이라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8 159 1
946677 오유진 스미레 갓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 164 3
946675 정상인은 바둑을 8단 이상 안 찍지 [2] ㅇㅇ(39.7) 15:04 76 2
946674 32살인데 바둑 배워볼만함? [6] ㅇㅇ(118.235) 15:04 63 0
946673 춘향이라는 타이틀이 여심을 자극하나? 바갤러(121.162) 14:59 53 0
946672 오 스미레 한국 첫 결승인가 ㅇㅇ(121.125) 14:51 61 1
946670 바잘알 형들 이거 어느쪽이 정배임? [4] 바갤러(118.235) 14:47 95 9
946669 당가문이 자꾸 선동하는거 보니 리샤오시는 ㅇㅇㅇ(58.234) 14:45 48 3
946664 바둑 아마고수정도되면 일색바둑 할수있음? [1] ㅇㅇ(118.235) 14:40 35 2
946663 못생긴년 와카 30개챙겨준곳임 [1] 바갤러(118.235) 14:39 87 4
946662 그냥 양궁처럼 실력순이 낫지않음? ㅇㅇ(118.235) 14:38 27 1
946660 결론 허서현 선수의 시드는 절차상 문제가 없음 [4] 갓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33 139 1
946658 국대 = 고등학교 특별반 아님? [2] ㅇㅇ(125.198) 14:32 44 0
946657 39.7 통피형님 왜 글삭튀 하셨나요? [2] 바갤러(121.141) 14:30 48 0
946656 국대시드는 불만은 가지는 사람이 있겠지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9 73 0
946655 국가대표 시드를 수능이랑 비교한 병딱은 뭐냐 바갤러(218.148) 14:29 29 0
946654 국가대표 시드가 문제가 아니라 바둑 국가대표의 한계지 바갤러(218.148) 14:28 30 0
946653 복기맨 중계 진짜 개좆도 재미없네 ㅇㅇ(125.198) 14:24 50 2
946652 신진서는 바둑 안가르쳐주고 뭐했나. [1] 바갤러(121.136) 14:23 56 2
946651 애들아 정지우랑 정연우 둘다 진짜 자매야? [3] 바갤러(39.7) 14:20 114 2
946649 8월에 만약 여자바둑 삼국지가 열린다면 갓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8 74 0
946647 근데 왜 선발전 안하냐고 하는데 [3] 바갤러(118.235) 14:11 103 5
946646 은지팬들은 국대 핑계대지 말고 솔직하게 얘기하자 [1] ㅇㅇ(118.235) 14:09 60 1
946645 국대 시스템 자체의 문제인듯 [2] 바친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2 110 3
946644 팩트) 걍 오김조가 국대 참여 안하는거임 [2] 바갤러(121.141) 13:58 105 2
946643 이 방식은 사례도 있고 ㅇㅇ(121.125) 13:57 40 0
946642 최정은 얼굴하나로 모든게 설명가능 [3] ㅇㅇ(118.235) 13:48 99 3
946639 허서현 스미레 갓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42 123 0
946637 애들아 정지우랑 정연우랑 둘다 비슷하게 생기지 않았냐 [5] 바갤러(39.7) 13:37 99 2
946635 이슬주, 오유진을 넘을까? 바갤러(59.28) 13:34 45 0
946634 스미레 한국이 좋아서 온게아니라 실력좋은 선수가 많아서 온건데 [2] 바갤러(211.210) 13:34 91 0
946633 스미레 응원한다 ㅇㅇ(220.65) 13:28 46 1
946631 안조영 김다영 김경은 이 셋은 너무 아쉽겠는데 [6] ㅇㅇ(59.16) 13:24 143 1
946630 19년 당시 이번 황룡사랑 똑같은 방식이었음 ㅋㅋㅋ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22 84 7
946628 국대현실은 선발전에 상위랭커 아무도안나옴 바갤러(211.234) 13:19 83 3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