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 바둑리그 폐막식에서 슈크림빵과 마카롱을 맛있게 먹고 온 다음날 이었습니다.

타이젬을 눈팅하고 있었는데 Magister (석사)란 아이디가 호펠도와 두고 있었습니다. (유럽인 친구들이 Magister 는 석사란 뜻이라 하더군요)

당시에는 딥젠고가 타이젬에서 막 활동하는 시기었기에 매지스터한테 딥젠고 바둑을 보러 가자고 했지요, 매지스터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습니다.

Magister 란 아이디를 보고 김진휘인줄 알았기에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진휘가 이제 빛을 보는 시기구나. 그 때가 마파고 수법을 처음 봤던 그 순간이었습니다. 특이하다기보단 그냥 평범했다? 라는 느낌입니다.

저는 그것이 진휘인줄 알았기에 계속 관전했습니다. 그러다 연승을 엄청 많이하고 강자들이 도전하기 시작했어요.


그 당시 커제가 최정하고 데이트 바둑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커제를 채팅으로 자극했지요. 이세돌이 매지스터란 아이디를 만들어서 두고 있더라. 역시 커제는 이세돌이란 단어에 의욕이 생겼는지 매지스터에게 도전했습니다.
은근히 라이벌 의식을 갖고있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매지스터를 운영하는 아자황한테는 이세돌처럼 둬달라고 부탁 했습니다. 장난기 넘치는 자황이 형이 받아줬을 거라 생각합니다.
당시 관전자들은 알겠지만 그 긴장감은 그야말로 몽백합배 시즌 2였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대결이었지요.


1판은 커제가 매지스터를 이세돌로 생각하고 두는게 보였습니다.

아자황은 그에 맞춰서 이세돌처럼 행마하였지요. 정말 흥미진진 했습니다. 모든 티머니를 매지스터에 올인하고 매지스터가 이기길 기도했습니다.

매지스터의 완승. 커제는 마치 몽백합배 1국을 진 것처럼 탈진하는 모습이 바둑판 너머로 보이더니 곧 재도전을 했습니다. 2국은 가져가겠단 모습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커제는 이쯤되니 느꼈습니다. 이건 너무 강하다.
이세돌과 비슷한 느낌이 있지만, 그보다 더 강하고 정확하고 세련된 수법을 사용한다. 이건 어쩌면 알파고일 수도 있다.

그렇게 2국을 진 후 커제는 알파고든 이세돌이든 2연패를 했다는 사실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그 후 이민배에서 지더군요.

그렇게 1월까지 모두 관전하고나니 뭔가 제 소원을 성취한 기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