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했던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 결과를 두고 한국사회가 또다시 둘로 갈라졌다.

찬성-반대, 진보-보수 등으로 나뉘어 팽팽한 의견대립을 보이는 모습은 지난 2008년 6월 ‘광우병 정국’의 재판(再版)을 방불케하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무죄 판결이 나기가 무섭게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논평ㆍ성명을 통해 ‘환영’과 ‘비난’의 엇갈린 뜻을 밝혔다.

진보성향의 참여연대는 “국민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지극히 당연한 판결”이라며 “무리한 수사와 기소에 대해 검찰은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진보연대 또한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언론의 고유한 사명과 책무를 두고 검찰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한 건 민주사회에 대한 모욕이자 언론탄압”이라며 “법과 양심에 따라 상식적이고 정당한 판결을 내린 사법부에 찬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반면 보수성향의 뉴라이트전국연합은 “나라를 뒤흔든 사건의 사실관계를 보지 못한 어이없는 판결”이라며 “대한민국의 법질서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법원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또 이날 법정 안팎에서 재판부를 향해 “허위 보도가 죄가 아니냐”며 격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광우병 정국’시 촛불시위를 주도했던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한바탕 설전이 오가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PD수첩 판결’과 관련한 아고라 게시판엔 “이제 법치를 보는 듯 하다”는 의견과 “무죄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이 극과 극으로 대립하고 있다.

아이디 c-a****의 누리꾼은 “극단적 확률이라도 아무런 비판없이 받아들이기보다 설령 있을지 모르는 것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은 언론으로서 당연히 할 일”이라고 한 반면 dream-b****는 “제아무리 언론의 자유가 있다 하더라도 언론은 중립의 위치에서 보도해야 하는데 PD수첩은 정치적 보도를 통해 광우병 촛불시위를 선동했다”고 반박했다.

판결 결과에 반대하는 집회도 이어져 뉴라이트전국연합은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사법부 전면쇄신을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한편 이번 ‘PD수첩 판결’을 두고 법원과 검찰은 물론 정치권도 첨예하게 대치하자 일각에선 입법-사법-행정 3부 사이의 다툼으로 인한 피해가 국민들에게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m.com)
// 빨갱이가 설치는것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