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집에 돌아와 컴퓨터 켜고 인터넷 접속하면

왠지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더라.




특히나, 침대에 누워서 자려고 눈 감고 있으면

'오늘 내가 본 게 진짜 사람들 모습인가, 다들 그냥 지어낸 이야기인가..'

살면서 그렇게 '이상하다' 싶은 사람은 별로 만나보지도 못해서 그런지..

가끔 인터넷에서 보는 사람들의 모습과 내가 직접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달라서 머리가 복잡하더라.



생각해보면,



'개념녀' 로 알려진 회사 여자동기가

여시, 쭉빵에서

'코스프레하기 힘드네요...쪼잔한 우리나라 남자들...'

'낙태해서 힘든데, 회사에 휴가 뭐라고 내야 할까요...' 이런 글 싸지른 애일수도 있고



고집불통에 쌍욕 잘하는 직장 상사나 학교 선배가

넷상에서 '하하, 그러시군요. 하지만 욕설은 조심해주세요~' , '마음 속 대통령 노무현~ 사랑합니다.'  

'북 핵이야, 그게 큰 문제인가요?' 하는 씹선비 종북일수도 있고,



평소 조용하고 말 없고 수줍은 많은 친구녀석이

'제 지인은~' , '그정도야 뭐...별 거 아니네요' 하면서 허세부리는 홍파커에...



'배고프면 밥 더 퍼먹어~' 하던 맘씨 좋고, 인심좋던 식당 주인아저씨가

'하~ 고년...' 하는 소라넷 올드유저라면.



수두룩하게 많은 사람들중에 과연 유머, 커뮤니티 사이트 하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얼마 전에 보니까 자갤도 어르신들 많으시던데...)



다들 그렇게 뭔가들 말할 수 없는 비밀같은거 하나씩 가지고 각자 좋아하는 사이트에

누구 눈치보지 않고 편하게 글 올리겠지들..?



극단적인 예지만,

어쩌면 내가, 네가 욕한 사람이 친한 친구일수도 있고,

마르고 닳도록 칭찬한 사람이 알고보면 찢어죽여도 시원찮을 원수일수도 있다 생각하면.

좀 무서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