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친구를 만난건 고등학교를 갖 올라갔을 때 였어요. 생긴것도 잘생기고 운동이며 공부며 빠질것이 없는 아이였지요. 저는 그냥 별 볼일 없는 평범한 아이였는데. 그런 멋진 녀석이 저와 친구가 되주는 것이 고맙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 친구가 학교에 일본 애니 잡지를 가져와서 보더라구요. 제가 마침 심심해서 장난을 걸었는데, 얼굴을 확~ 찡그리며 귀찮다는 표정으로 절 노려 보더군요. 저는 그냥 그러려니 했지만, 그날이 그 친구 인생의 전환점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 녀석은 갈수록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줄어들고. 성적도 바닥까지 떨어지고, 외모도 이상하게 변해갔습니다. (살과 여드름이 급격하게 불어나고 시력이 나빠졌는지 안경을 쓰고 다녔습니다.) 그 친구와 결정적으로 틀어진건 그 사건이 있고 나서 부터였지요. 국사 수업 시간이었어요.  국사 교과서 일제시대 부분에 그런거 있잖아요... 일본놈들이 토지 수탈하고 젊은 사람들 강제 징용하고... 그 녀석은 국사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면서 이를 부드득 부드득 갈더니... 화가 나서 미칠려고 하드라구요. 그러더니 저를 붙잡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센세이가 지껄이는건 다 구라다! 사실 일본은 우리나라를 근대화 시켜주고.. 아시아의 해방을 위해 싸웠다.  일본은 우리에게 게임과 애니를 만들어 주는 고마운 나라다. 우리는 일본에게 감사해야한다\' 저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 녀석에게 어떻게 그런말을 할수 있냐구.  너는 한국인이 아니냐구 물었지요. 그러자 그 놈은 비웃음이 가득한 표정으로 저에게 한 마디를 앂어 뱉더군요. " 흥! 너도 어쩔수 없는 조센징 중에 하나일뿐이야! " 그것이 그 친구와 나와의 마지막 대화였습니다. 그 뒤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 녀석을 볼 기회가 없었는데. 나중에 고등학교 동창에게 우연히 들은 이야기로는 그 친구가 용산 뒷골목에서 게임이랑 만화책 장사를 한다더군요.. 언젠가 한번 찾아가 볼까 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아직도 그 녀석만 생각하면 화가 났어요. 그러나 요즘들어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정말로 화가나는 대상은 일빠가 되어버린 그 친구가 아니라 친구에게 좀더 관심을 쏟지 못했던 저 자신이라는 것을요. 왜 그때 저는 친구가 일빠가 되어가는것을 보면서도 무관심으로 일관했을까요? 정말 어쩔수 없었던 걸까요? 제가 조금만 노력을 했더라면  한 사람의 인생을 구할 수 있었을텐데.. 그 친구를 생각하니 또 가슴이 아릿아릿 해 집니다. 동네 슈퍼에 가서 소주랑 새우깡이나 사 와야 겠네요.                             ==== 방배동 김모씨의 사연 중에서..==== 제 2의 방배동 김모씨가 생기는걸 바라지 않습니다. 일빠 박멸 갤러리에 여러분의 힘을 보태 주세요. https://kr.dcinside..imagesearch.yahoo.com/zb40/zboard.php?id=request&page=4&sn1=&divpage=2&banner=&sn=off&ss=on&sc=off&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9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