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시바 료타로가 메이지 유신에서 부터 러일전쟁까지를 다룬 소설이다. 상당히 오래 전에 쓰여졌다.

1968년부터 1972년까지 산케이 신문에 연재되던 소설이니까 거의 50년 전에 쓰여졌다.

하지만 NHK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NHK 대하드라마 시리즈로 방송을 해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그 당시 일본에서는 언덕 위의 구름 신드롬이라고 할만한 인기가 있어서 언덕 위의 구름 박물관까지 생겼다.

일본이 장기불황으로 힘들던 시절에 과거 영광을 되새기면서 힘을 내자는 메시지였다고 한다.

이 소설의 공식적인 주인공은 세 사람이다. 러일전쟁에서 기병여단장을 한 아카야마 요시후루,

그의 동생이면서 일본연합함대의 천재참모였던 아키야마 사네유키, 그리고 일본 메이지 시대의 대표적 시인인

마사오카 시키. 하지만 이 소설은 이들 세 사람이 주인공이 아니라 시대가 주인공인 듯이 느껴진다.

소설 자체가 일반적인 소설형식이 아니라 역사평설같은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시바 료타로도 서문에서 이 소설이 일반적인 소설형식을 따르고 있지 않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주인공들이 주인공 다운건 초반 삼분의 일 정도까지고 그 다음부터는 러일전쟁 전사나 마찬가지다.

1,3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할애해서 러일전쟁 발발부터 그 진행과정을 아주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시바 료타로 글재주가 좋아서 그 방대한 분량으로 상세한 전투상황을 묘사하는데 지루하지가 않다.

지루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정말 식사시간을 잊을 정도로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조선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몇 대목에서 이퇴계나 이순신이 등장한다.

이퇴계의 사상이 일본 무사도의 원형이 된 사실이나 이순신이 불세출의 해군명장인 점도 그대로 기술하고 있다.

다만 조선이 무기력한 나라라고 보고 그에 대해서 동정을 하고 있는데 동정받는 게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언덕 위의 구름을 읽으면서 정말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일본은 러일전쟁까지는 국제법을 준수했다는거다.

그것도 형식적인 준수가 아니라 세계에 일본의 위신을 세우기 위해서 집요할 정도로 국제법을 지킨다.

당연히 그렇다면 대만이나 조선을 합병한건 국제법 위반이 아니냐는 의문이 떠오른다.

근데 어이없게도 그 당시 국제법 상으로는 힘있는 나라가 힘없는 나라를 식민지로 삼는건 별 문제가 없었다.

정말 읽고 나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역사소설로서는 대단한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