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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이타로 시스이 생존해서 이타치랑 이어지는 썰 ㅂㄱㅅㄷ 6

ㅇㅇ(115.140) 2017.12.02 04:43:42
조회 1686 추천 11 댓글 3

* 4편, 5편을 꼭 보고 와야 이해하기 편함.


* 토비라마가 이즈나 되살린 썰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아키라의 봉인의 해재, 그리고 연이어 터진 구미 사변. 이 두 개의 끔찍한 사태는 마을 상층부와 진짜 원흉의 봉인을 통해 물 밑으로 가라앉았고 증오는 구미의 인주력이었던 우즈마키 나루토와 사륜안으로 과거에 구미를 조종한 경력이 있었던 우치하 일족이 죄다 뒤집어썼다. 그리고 이를 바라며 조장시킨 자는 다름아닌 아키라의 제자이기도 했던 시무라 단조였다. 사실 초대 시절부터 은근슬쩍 고여있었던 마을의 악업의 뿌리는 무척이나 깊고도 방대하게 뻗어있었으며 이를 악화시킨 것은 2대, 전 세대의 악업을 모두 들쳐낸 뒤에 올 사단을 감당 못해서 그냥 묻어버리고 한 3대, 아직 잘 모르고 샌드위치 상태로 낑겨서 죽은 4대 ─ 진상을 아는 모든 자는 아키라에 대해 함구해야 했다.


단조에게 있어서 이 상황은 매우 좋게 돌아가는 샘이었다. 호카게인 히루젠과 구미 사변 이후로 본격적인 대립각을 새울 수밖에 없긴 하지만 진상을 모르는 마을 상층부는 이미 오래전에 구워삶아서 제 편이었다. 상담역인 코하루와 호무라는 훨씬 더 예전부터 단조 편이었고, 책임은 구미와 우치하가 모두 다 뒤집어썼다. 원망하고 화내며 자길 죽여도 모자랄 스승도 제 죄를 책임지겠답시고 알아서 잠의 무덤 속으로 들어가주셨으니, 나뭇잎이 기른 재앙신이 열심히 날뛸 판은 다 깔아진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뭘 하면 될까. 단조는 비록 한 팔을 폭주한 스승에게 잃었지만 샘플 체취엔 어쨌든 성공했고, 그 스승의 후손…비록 2대가 아키라와 키세(아키라의 같은 반 동료 중 하나였던 아부라메 닌자)의 자식들은 1차 닌자대전 전에 모종의 수단을 써서 다른 집안으로 다 보내버렸으니 그 진상을 아는 이는 없지만, 어쨌든 단조는 스승의 아이들의 행방을 추적해서 기어이 그들이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죄다 꿰고 있던 터였다. 


이 정보를 이용해 단조는 스승의 손자인 아부라메 닌자 하나를 뿌리에 들였고 ─ 그가 구미 사변 때 스승에게 (의도치 않게) 죽자, 더미 시체를 가족에게 돌려보내고 본래 시체는 자신이 회수했다. 후손이 스승의 능력 중 일부 ─ 무슨 술법인지도 모를 하얀 주박들을 꺼내는 술법만큼은 그 손자놈도 쓰는 걸 알아봤기 때문이며, 상대적으로 인간 몸에 가까워보였기에 그의 신체를 이용하면 스승의 '셈플' 에서 체취한 세포이식의 부담감을 덜 수 있으리라 생각해서였다.


그리고 오로치마우와의 거래를 통해 얻은 우치하 신의 팔, 반혼술로 되살아난 자의 자식과 그 후손의 세포를 융합한, 통제될지 통제되지 않을지는 자신도 아직 확증하지 못한 '병기' 를 제 잃어버린 팔과 맞바꾼 단조는, 좀 더 안전빵에 속하는 힘도 노렸다. 과거 동료 카가미와의 임무 도중에서 그가 자기를 감싸고 사망하자 ─ 옳다구나 하고 건졌던 전적이 있는 사륜안이었다. 


"…나뭇잎의 피해는 뼈아프지만 ─ 카가미, 그 때 네가 날 도와줬던 것처럼, 스승님도 날 도와주셨군. 하마터면 죽을 뻔했지만……"


늙은 쥐새끼는 정신 못 차리고, 계속 암약을 꾸미며 우치하로 타깃을 돌렸다.




*****




"…단지, 그 정도의 이유 때문에 우릴 노렸다고?"


"……단조는 힘을 갈망했고, 힘에 취하기 쉬운 성격이었으니까. 그 애의 그 성격은 예전엔 심하진 않았지만 히루젠이 자길 제치고 호카게가 된 때부터 심해졌어. 그러니까 힘을 얻기 위해서라면 어디든 들쑤시고, 힘없는 다른 사람들을 뒤에서 쥐어짜내고 주도면밀하게 흔적을 감추고, 남한테 떠넘기고……그런 짓을 잔뜩 해왔지. 그 앤 그렇게 얻은 새로운 팔을 잘 못 쓰는 것 같지만 ─ 오히려 그렇기에 사륜안을 더 탐냈던게 아닐까 싶어."




******




이후로도 아키라의 이야기는 계속 진행되었다. 과거부터 구미 사건으로 마다라와 연대책임을 물어야 했고, 구미 사변으로 인해 불의 나라 전체에서 전범 예정 일족이라는 오명까지 써가며 경계하던 우치하는 과거의 마다라가 그랬듯이 주전자 안에서 끓으며 터져나올 기회를 노리는 물이 되었다. 수장 후가쿠를 중심으로 우치하는 반발의 기회를 노렸다. 당연한 바였다. 나루토가 억울하게 구미와 동급의 취급을 당하며 심한 대우를 받는 것에 대해 스스로도 영문을 몰라 슬퍼하는 것처럼 ─ 그들도, 자기들과는 정말로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변에 의해 고통받는 세월을 견뎌하지 못했다.


억압이 심해지자 우치하 내부에서도 쿠데타에는 거의 다 동조했지만 과격파와 온건파로 또 의견이 갈리기 시작했다. 마을이 억누른 만큼 모두 되갚아야한다는 무모한 주장을 하는 과격파, 수장을 중심으로 상층부 중 단조를 위시한 매파만 제압하는 식으로 무혈혁명을 노리는 온건파……다만, 어느 쪽이든 마을을 시끄럽게 만들 것은 자명했다. 우치하 시스이는, 그런 우치하 속에서 유별난 별종이었다.


[마을을 위해서라도, 일족을 위해서라도 이러면 안 되요. 상층부를 죽인 게 들통나면 구미 사변보다도 더 겉잡을 수 없이 우치하는 몰려갈거에요. 이런 식으로 평화를 얻는 건 불가능해요.]


…과연 단조의 진상을 알고도 저 소리가 나올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긴 했는데, 시스이는 남들이 마을과 싸우네 마네를 암암리에 골몰하는 상황이 된 와중에도 저 소리를 홀로 하고 다녔던 남자였다. 그는 암부 ─ 그 중에서도 뿌리와 안면을 튼 4명의 친구들을 통해 마을 상층부의 돌아가는 상황을 알았지만, 그래도 상층부를 건드리건 과격한 방식으로 혁명을 일으키든 피보라가 한 번 터지면 상황이 겉잡아질 수 없는 것을 우려했고, 무고한 사람들이 휘말릴 것도 우려해서 이를 반대했다. 허나 그는 우치하 내에선 눈엣가시였다. 그렇게 말하는 자신도 방법은 마땅히 없는 주제에 "평화롭게 해결하죠!" 하는 소리만 하면 다 된다고 외치는 얼간이처럼 보였을테니까.



"시스이 형이……그런 소리를 하고 다니는 형인줄은 몰랐는데."


사스케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시스이는 종종 이타치가 "아는 형" 이라고 대려온 곱슬머리의 서글서글한 10대 후반의 소년 겸, 사스케와 잘 놀아주는 형 정도에서 그쳤다. 그 형이 유명하다는 말은 들어본 적 있어도 우치하 지구 내에서 그런 취급을 받는 줄은 전혀 몰랐기에 사스케가 고개를 갸웃하며 어려워하자, 아키라는 "…아직 어른들이 너만한 나잇대의 아이들이 다 들을 정도로 그런 말을 크게 하지 않았을테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 하고 조용히 답했다. 아무튼, 중도에 끊어졌던 이야기는 다시금 이어져내려가 시냇물에서 중류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났다. 이 야밤에 누구야, 하고 사스케가 흠칫하자 ─ 아키라는 올 것이 왔다는 표정으로 현관을 바라보았다. 아키라는 아직도 잠든 나루토를 제 품에 들쳐업고 작은 방으로 이동하면서, 사스케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일러뒀다.



"너한테, 다음 번의 이야기를 들려줄 사람이야. 이제서야 시간이 되서 왔나보네…문 열어줘. 네가 꼭 듣고 넘어갈 이야기를 해줄 사람이니까."


그렇게 뒤돌아서서 방 안으로 들어가는 아키라의 목소리를 뒤로하며, 사스케는 거실에서 현관으로 나아갔다. 보일러를 때서 겨울에도 제법 따뜻한 현관인데도 불구하고, 으슬으슬한 기분이 들었다. 저 문 앞에 있는 사람이 갑자기 자길 왁 덮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아키라가 저리 말하는 걸 보니 안심해도 괜찮지 않나, 하면서 그는 현관의 문고리를 잡았다. 


달칵, 하고 문이 열리고 ─ 마지막에 봤던 시스이 형보다 좀 더 키가 작은듯한, 물고기 가면을 쓴 암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눈을 맞으면서 여기로 왔는지 새하얀 머리 위에 눈발을 잔뜩 묻히고 온 암부 소년은, 고개를 슥 숙여서 사스케를 바라보았다. 가면의 검은 눈구멍 안엔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가 싶다가 ─ 기이한 자색 눈동자가 반짝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안녕, 네가 우치하 사스케?"


이윽고, 변성기가 막 오는듯한 10대 중후반의 암부가 그렇게 인사를 건냈다. 그 뒤로 발소리가 더 들려왔다. 아까전에 온 소년보다는 조금 더 키가 큰 ─ 개 가면을 쓴 또 다른 암부가 있었다. 누구지, 하고 흠칫하는데 하얀 머리 암부가 엄지손가락으로 뒤의 암부를 가리키면서 중얼거렸다.


"놀라지 마, 쟨 내 동료고…우리 둘 다 시스이의 관계자니까. 우린 시스이의 이야기와 네 형의 뒷이야기를 해주려고 여기로 왔어."




*****





"난 이누즈카 시바, 저 흰머리는 아부라메 카즈네 ─ 우린 사촌이야!"


흰 머리 암부만큼이나 허연 눈발을 그득그득 몸에 묻히고 온 개 가면의 암부는, 가면을 벗자마자 "사스케의 숨겨진 누나세요?" 수준으로 사스케와 닮은 ─ 그러나 회색빛의 눈 때문에 잘 보면 남남이라는 걸 알 수 있을 터였다 ─ 얼굴을 드러내며 목소리로 제가 소녀라는 걸 밝혔다. (애석히도 가슴은 그녀의 성별을 증명해줄 수준이 아니었다) 그렇게 현관으로 들어오자마자 손으로 남의 집 현관에서 눈을 훌훌 털어내던 소녀는,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는 사스케를 향해 흰 머리 소년을 가리키면서 물어보지도 않은 이름 소개까지 줄줄 읊어댔다. 


"시바, 소개해준 건 고마운데 다음부턴 남의 집에서 그런 짓 하지 마. 저 여자 집만 아니었어도 내가 너 드잡이질하고도 남았어."


그런 시바를 향해, 카즈네라 소개된 흰 머리와 자색 눈의 소년 ─ 이제보니 아키라, 그리고 2대 호카게와 몹시도 닮은 면상이었다 ─ 이 퉁명스럽게 쏘아붇이자, 아무리봐도 시바견에서 이름을 따온듯한 소녀가 입을 삐죽이면서 "칫" 하고 투덜거린다. 뭐지, 이 알 수 없는 사람들, 진짜 어찌 대해야할지 감이 안 잡히는데…하고 사스케가 어안이 벙벙해져있는데, 나루토를 방에다 놔두고 온 아키라가, 현관 쪽으로 이동하다가 카즈네와 마주쳤다.


찌릿, 펑 하고 스파크가 마주쳐서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뇌둔은 시전된 적도 없고 그저 시선이 맞부딪혔을 뿐이지만 사스케는 물론 시바조차 흠칫할 정도의 기새등등한 살기가 카즈네의 시선에 담겨 아키라에게 보내지고 있었고, 아키라는 그걸 순순히 받아들였다. 이를 알면서도 "…그러고 있진 마. 춥잖니. 들어와서 사스케에게 이야기해줘" 라고 중얼거리는 아키라를 향해, 카즈네는 작은 목소리로 뭐라고 중얼거렸다. 사스케는 그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서 다시금 어리둥절해졌지만, 시바는 그 말의 의미가 욕이라는 걸 알기에 쩔쩔매면서 "들어가자, 너무 퉁퉁거리지 마 ─ 옛날 일은 어쩔 수 없다는 걸 알긴 하지만" 하고 카즈네를 달랬다.


아무튼 아키라를 닮은 암부 소년과 사스케 ─ 정확히는 아키라의 사실상 쌍둥이인 아오바 ─ 를 닮은 암부 소녀는 아키라와 사스케의 뒤를 따라 보일러로 대펴진 방의 바닥을 밟고, 거실까지 이동했다. 거실까지 다 왔을 때, 카즈네는 바닥에 앉기 전에 아키라를 쏘아보면서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댁은 제발 좀 내 눈앞에서 꺼져줘요. 할 이야기도 안 나오게 만드는게 댁이니까."


"……그래."


기묘한 적대감의 기류를 형성하는 카즈네에게, 이번에도 아키라는 순순히 물러난다. 저렇게까지 구는 걸 보면 뭔가 걸리는 사정이 있을 성 싶은데 ─ 그치만 아키라 씬 아무 잘못도 안 했고, 하고 중얼거리며 어쩔 줄 몰라하는 사스케에게, 시바가 이리 오라고 손짓을 했다. 저와 괴상하게 닮은 딴 일족 사람이어서 좀 꺼려지긴 했지만 내색을 안 하고 그리로 향한 사스케에게, 시바는 귀 좀 대보라고 말한 다음에 충격적인 사실을 속삭여줬다.


"쟤가 저러는 것도 이해해줘. 쟨 ─ 저 사람한테 아빠…그러니까 나한텐 작은삼촌이 죽는 걸 봤단 말야. 나랑 내 친구들도 그걸…봤고."




*****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카즈네는 저 여자(아키라)에게 사스케가 어디까지의 진실을 들었냐고 물어봤다. 사스케가 마을의 어둠이 시작한 부분부터 해서 자기가 듣고 기억하던 걸 모두 말해주자, 카즈네는 이야기를 잇기가 쉽겠다고 중얼거리면서, 잠시 공허한 표정으로 딴 곳을 쳐다봤다. 그러다가, 착잡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시바랑 니 꼬라질 보니 저 녀석이 나 몰래 내 비밀을 알려준 것 같은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그래, 저 여자한테 죽었지. 자기가 모르는 사이에 죽였다고는 하지만 아빠한테 챙겨지던 나랑 내 친구들이랑 시바는 ─ 눈 앞에서 왠 얼굴도 모르는 여자한테 우리 아버지 상반신이 분쇄기에 간 고기마냥 갈가리 흩어지는 꼴을 봤으니까. 그래서 저 여자한텐 감정이 험해지는 건 어쩔 수 없어. ……그리고, 그렇게 놀라서 어쩔 줄 몰라하던 우릴 두고 그 여자가 튀고 ─ 패닉에 빠진 우릴 챙겨다가 대피소로 보내주려 했던 게 시스이네 아빠였지. 아마 그 때부터 안면을 텄을거야."


"…시스이 형네, 아버지가?"


그런 건 들어본 적이 없다. 다만 시스이 형이 지나가듯이 중얼거리는 이야기에 따르면 시스이네 아버지는 예전부터 몸이 아파서 골방행이었다가 자신이 6살쯤 됬던 그 해애 돌아가셨다고 했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처음부터 몸이 아프게 태어난 건 아닐테니 멀쩡할 땐 닌자 일을 했고 ─ 그 때 카즈네와 시바, 이름 모를 두 사람을 그 아저씨가 구해주게 된 걸까, 하고 사스케가 생각하는 사이, 카즈네는 더 우울해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우리 입장에선 그 아저씨한테 맨날 미안할 수밖에 없지. 그 아저씨가 불구가 된 게 우릴 구해주다가……다리를 다쳤어. 풀려난 소환수들이랑 구미랑 이상한 ─ 뭐라 해야하려나, 소환수도 아니고 미수도 아닌 뭔가가, 형체를 형용하기도 힘든 뭔가가 수십, 수백 마리씩이나 그 때 막 날뛰고 있었어.


아무튼 그 이상한 것들이 날뛰는 난장판에서 아저씨가 우릴 챙기다가……그 이상한 게 아저씨를 한 번 채가서 몇 분 뒤에 쓰레기 던지듯이 대피소 문짝에 던져놓고 사라졌거든. 그렇게 돌아온 아저씨는 정신을 잃으셨고, 한 다리가 완전히 심하게 작살나있었어. 사실 우리만 아니었어도 그 아저씬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텐데……그지, 시바."


"응, 그래도 그 아저씨, 끌려갈 때까지 우리보고 막 앞으로 가라고 밀쳤잖아. 거기, 거기 대피소가 있다면서……"



그런 식으로 카즈네와 시바를 비롯한 네 명의 아이들은 시스이의 아버지에게 구조받았지만 정작 시스이의 아버지는 다리를 크게 다쳤다. 병원에선 치료 불가의 판정을 내렸고, 그 '무언가' 에 붙잡힌 이후 단순히 다리 뿐만이 아니라 이상한 병마까지 함께 얻어서 앓기 시작했다. 덕분에 집에는 돈이 많이 나가기 시작했고 그건 시스이가 하닌이 된 뒤로도 닥치고 돈을 벌어다 아버지 병수발 값으로 바쳐야 하는 사단까지 이어졌다.


시스이네 아버지에게 목숨을 구해진 아이들을 둔 네 아이의 가정은 모두 분가 말단에, 모아둔 재산도 얼마 없었다. 카즈네의 아버지는 단조의 꿍꿍이에 의해 암부가 되었지만 시신마저도 더미로 돌아온 상황에서 유가족을 위한 보상금이 제대로 돌아올 리는 없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네 가정은 자신들의 아이들을 구해준 대가로 시스이네 가정에 없는 돈을 부쳐서 병원비를 꾸준히 지원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시스이와 카즈네, 시바 ─ 그리고 나라의 분가 아이와 휴우가의 분가 아이는 일족도 뭣도 따지지 않고 친하게 지내기 시작했다. 네 아이는 언제나 시스이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함께 내비쳤고, 성격 좋은 시스이는 오히려 너희들이 그 때 안 다쳐서 다행이라고 말해줬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시스이의 친구가 된 카즈네, 시바, 쿠온(휴우가의 분가 아이), 시카이(나라의 분가 아이) ─ 관계를 거슬러올라가보면 아키라와 아오바(아키라 쌍둥이 동생), 마나(아키라의 친구였던 휴우가의 닌자), 시카미츠(아키라의 친구였던 나라 닌자)의 후손들과 아키라의 제자였던 카가미의 후손(시스이)이 몇십 년의 간극과 세대를 건너뛰어서 친구가 된 뒤로, 다섯 아이는 뛰어난 닌자로써의 자질을 하닌 시절부터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고립되어있기에 암부에 선택받지 못한 우치하 소속의 시스이와 달리, 나머지 넷은 뿌리에 들어갔다. 


처음엔 암부 중에서도 양성소 수준인 뿌리에 들어가는 친구들을 시스이는 축하했지만 ─ 단조는 결코 좋은 의미로 시스이의 친구들을 뿌리에 끌어들인 게 아니었다.


"…왜 뿌리가 되겠냐고 했냐면, 그 녀석을 경제적으로 좀 도와주고 싶어서였어. 우리 집안도 맨날 쪼들리는 거 펴 보려는 것도 있지만 ─ 걔네 집에 종종 방문할 때마다 아저씨 얼굴 보기도 죄송하고, 우리 엄마랑 아빠들은 거의 다 하닌 중닌이어서 수입도 모자라고 하니까…"


"그래서 단조가 뿌리로 우릴 불러줬을 땐 집안사정도 피고, 걔네 집에도 돈을 좀 더 보태줄 수 있을 거라고 멋모르고 들떠하던 시절도 있었지. 그치, 카즈네?"


"…가보니까 돈은 개뿔이. 거긴 단조 추정자 양성소 겸 지 강화템이 될 모르모트 양성소였지. 게다가 그 동네 사람들 중 돈 제대로 받는 사람은 별로 없었어. 우리같이 모르모트 겸 버림패로 삼을 녀석들에겐 돈도 진짜 조금밖에 안 쥐어주는 주제에 은밀하고 험한 곳에만 집어넣고……돈 받은 기록이 적고 기록이 덜 남아야, 치워버리기가 쉬우니까, 여처할 땐 ─"


월급 되어야 할 돈들은 모두 사혼의 돈조각이 되었다가 단조의 지갑 속으로 들어간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카즈네와 시바의 모습은 어쩐지 몹시 쓸쓸하고 안타까워보였다. 그런 그들을 말없이 지켜보던 사스케의 눈에, 눈앞의 암부 복장을 입은 두 사람이 아니라 저와 나잇대가 비슷한 어린아이 둘이 보였다. 자기들도 어려운 사정인데도 불구하고 은혜를 잊지 않고, 은혜를 배푼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라는 순수한 목적으로 위험한 수렁에 발을 담그면서도, 이렇게 하면 친구를 좀 더 도와줄 수 있겠지 ─ 하고 마냥 기뻐하는, 그런 안타까운 아이들의 모습이.




*****





"잡설이 길어졌네, 다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아무튼 아까전에 막 멋대로 떠들어서 미안해. 너한텐 당장 들을 이야기가 급할텐데 ─ "


"아니, 괜찮아. 그나저나 시스이 형은 친구 이야기는 잘 안 했는데, 이타치 형도 당신들을 알았어?"


"암부는 함부로 누가 친구네 마네 떠들 순 없으니까, 잘 안 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타치가 암부가 된 뒤론 우리도 필연적으로 알게 됬지. 뿌리는 암부 양성소…직속이라고 해도 규율은 다 거기서 배우니까, 안 볼 순 없어."


"…그래."


"뭔가 신경쓰였어?"


"아니."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사스케는 형의 모습에 대해 생각했다. 어릴 적엔 마냥 존경스럽고 착하고, 뭐든 우월해보였던 형 ─ 일족 몰살 땐 영문도 모르겠고 마냥 원망스럽게만 느껴졌던 형 ─ 아키라의 이야기 속에선, 사실 무척이나 큰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던 형 ─ 그렇다면, 아마 아키라보다도 형을 더 많이 봤을 이 사람들의 눈에 비치는 형은 무슨 모습이었을까. 하지만 아직 그걸 들을 때는 아니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사스케는 부러 말을 잘랐다. 조급해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야기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숨겨진 면모를 드러내, 물 위로 끌어올려주니까.


듣는 것만으로도, 또 다른 숨겨진 얼굴을 알 수 있게 되기까지 ─ 얼마 남지 않았다.




*****




뿌리의 생활은 비인륜적이고 비인간적이었으며, 단조와 극소수의 간부에게만 유리하게 돌아가는 지옥이었다. 밑바닥에 흩어진 하류층은 흔히 버림패, 모르모트라고 불리면서 단조가 탐내는 일족의 혈계한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실험체도 되어야했고 불리한 일이 생기거나 뒤가 밟힐 일이 생기면 모두 독박 쓰고 죽어나가는 신세가 되어야만 했다. 임무의 은밀성 때문에 죽음에 대한 기록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많은 이들이 거기서 죽었다가 더미 시체만 돌려보내지고 원래 시체는 모르모트화가 된지 오래이기도 했다. 거기서 카즈네와 시바, 쿠온, 시카이는 깨달았다. 자신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이곳에 온 게 아니라 ─ 단조라는 재앙신의 손 아래에서 죽어가기 위해 오게 된 것이었다고.


뿌리의 구성원들은 보통 단조가 상대적으로 압박하기 쉬운 분가 쪽에서 많이 차출하거나 고아들 내에서 많이 차출한다. 인연이 약하고 인맥도 옅은 놈들은 이용하고 버리기가 쉽기 때문이다. 친구 죽이기 훈련용으로 길러내는 '약한' 고아들까지 있는 수준이었으니 말 다했다. 


그렇게 카즈네와 친구들은 마을의 모든 더러움이 모이는 장소에서, 거기서 새로 사귄 자신들의 친구들 ─ 알고보니 그들의 모르모트로써의 가치를 높게 산 단조가 서로 죽이게 하긴 아깝다는 이유에서 붙여둔 '희생양' 들을 죽이게 되었다. 대부분의 소속원들이 그런 과거를 겪고 미칠듯이 괴로워하거나 인성이 망가지거나, 다 포기하고 단조를 맹목적으로 따랐다. 


지옥 속에서 온갖 더러운 일들 ─ 마을을 위해서라는 핑계를 뒤집어쓴 악업의 정체는 모두 단조 혼자만을 위한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독재체제를 언젠가 완성하기 위해 마을 상층부도 구워삶고 영주 가문이나 다른 마을들도 이리저리 위협해가면서 이득을 챙겼다. 실제 수장인 히루젠조차도 마을 상층부에서 고립시키며, 단조는 백귀 사변의 진짜 진상과 가장 깊게 닿은 원흉인 제 처지에도 불구하고 온갖 수단을 통해 제 입지를 더욱 견고하게 다졌다. 그 과정에서 뿌리가, 암부가 그의 사병 노릇을 하면서 수도 없는 무의미한 희생을 만들거나 허망하게 희생당하는 건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 와중에 발설금지와 복종의 주인이라니, 얼어죽을 상황이었다.



임무로 종횡무진 바쁘게 굴려졌고, 어린 나이에도 자주 마을 밖으로 보내지는 일이 많고 ─ 비밀 보장을 이유로 마을 사람들과의 교류도 제법 제한당했으므로 카즈네와 친구들은 시스이를 만나는 횟수가 점점 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워낙 금지와 비밀이 많은 곳이고 시스이가 알기엔 너무나도 지저분하고 어두운, 그곳에서 일하는 자신들도 하루에 몇 번씩이나 회의감을 느끼는 일들이 많아서 넷은 시스이에게 부러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저도 그들처럼 암부나 뿌리로 가서 같이 일하고 시스이에게, 넷이 해줄 수 있는 말은 뭐였을까. 그저 뿌리나 암부에 추천 안 되도 경무부대로 들어가서 열심히 뛰면 되잖아 ─ 그런 식으로 네 실력을 알리면 다들 인정해줄거야, 하는 수준의 격려 정도였다. 어둠을 아는 넷은, 차마 아직 빛의 영역에 있는 친구를 이리로 끌어들일 순 없었다.


어둠 속에서 끝없이 걸으며, 사실상 단조의 사병으로 굴려지면서 넷은 구미 사변의 진상과 우연히 닿았다. 단조가 모두 처분하라고 말한 그 기밀자료 ─ 그 속에 있던 모르모트 대상자 중 하나였던 카즈네의 아버지의 이름, 아부라메 히지리와 얽힌 이름들의 끝에 2대 호카게 센쥬 토비라마와 아키라가 있었다. 그 정보들을 모두 읽어내고도 용캐 들키지 않았던 게 천운이었다. 넷은 정보를 버리기 전 모두 이를 읽어내고, 사본까지 만들어서 어디다 보관해두면서 단조가 아주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일을 벌린 주제에 자신은 뒷짐을 뺀 채로 모든 이를 속이고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 기밀문서의 다음 타겟이라고 써진 곳에는 우치하가 있었다. 그리고 이는 단조가 우치하의 완전한 몰락을 바라는 것의 확증이기도 했다. 전부터 그런 소문이 암암리에 돌긴 했지만 설마 이 정도일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이 무시무시한 진상이 넷에 의해 은밀하게나마 밖으로 새어나간 건 겨우 우치하 사변으로부터 6달밖에 남지 않았을 때 벌어진 일이며 ─ 쿠데타가 본격적으로 우치하의 수면 위로 공론화되는 시기이자, 이타치가 최연소 암부 분대장으로 인정받은 시기이기도 했다.




*****




뿌리의 중간 정도의 위치밖에 안 되었고 ─ 언젠가 실험체로써의 각이 두드러지면 단조에게 버림패 취급당할 모르모트나 마찬가지였던 카즈네, 시바, 쿠온, 시카이에겐 남겨진 수단이 얼마 없었다. 호카게에게 접근? 단조나 다른 뿌리 일원들이 막을 게 빼박이다. 게다가 나중에 일반 암부 쪽으로 건너간 카카시 선배와 키노에(텐조) 선배에 의하면 단조는 호카게 암살 미수를 꾸몄는데도 불구하고 히루젠에게 일단은 용서받은 전적이 있다고까지 했다.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용서받는 것도 모자라 제 입지를 여전히 확고히 다진 인물을 대체 어떻게 상대하면 좋단 말인가 ─ 


카즈네와 시바도 사실은 우치하 혈통이 있었기에 사륜안, 심지어 만화경까지 있긴 했지만 단조의 주인에 세세한 행동까지 다 제약받는 그들에겐 그걸 활용하는게 무리였다. 협력자를 외부에서 찾는 수밖에 없었다. 어렵사리 넷이서 연결책을 마련하고, 뿌리와 암부 동료들의 눈까지 피해간 끝에 ─ 시바가 자기 일족의 아는 사람(암부와는 인연없는 사람)에게 개를 빌려, 시스이에게 몰래 서신을 보냈다. 단조의 주인에 최대한 걸리지 않는 수준의 간결한 암호문이었지만 영리한 시스이는 친구들이 사활을 걸고 전해준 일족의 위기와 단조가 꾸민 어두운 음모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넷에서 다섯으로 협력자가 늘어봤자 뭐할건가. 다섯 명에게 있어서 편은 자기들끼리밖에 없고, 다섯 모두 일족 내에서 입지는 낮았다. 아부라메, 이누즈카, 휴우가, 나라 전체에 이 일이 퍼져서, 종국에는 수장들이 설령 이 사실을 안다고 해도 어디까지 나서줄지도 의문이고 ─ 그 전에 단조가 눈치채면 모든게 다 틀어진다. 히루젠? 자기 암살모의를 하다못해 실천까지 하려던 단조까지 용서해준 그 인간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게다가 마을의 혼란 외에도 히루젠이 아키라의 사건을 묻어버린 건 마을의 악업에 대한 감당이 안 되고 자기 입지도 위험해지니 묻어버린 것도 분명 있을 터였다. 믿을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나머지 셋이 머리통 쪼개지게 골몰하고 있을 때, 쿠온이 의견을 냈다. 두 번의 단조 눈감아주기를 시전한 히루젠이라도 이번 건을 놓치게 된다면 하다못해도 실책에 대한 양심상의 타격이라도 크게 입을 것이고, 그 전에 우치하 쪽과의 접선을 원할 것이라고……휴우가 쿠온의 말은 사실 안 될 가능성 7할, 잘 될 가능성 3할이긴 했으나 나머지 셋은 결국 그 말에 따랐다. 지금은 호카게님이 아니라 지푸라기라도 모자란 현실이었다. 그러면서 다시금 시스이와 연락책을 어렵사리 찾아, 자신들의 의사를 전했다.


다시 다섯 명이 뭉쳤다. 호카게님도 이번엔 힘 없는 음지의 다섯 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어주셨다. 이대로 모든 게 잘만 흘러가준다면 쿠데타는 없던 일이 되고, 시스이의 목숨도 ─ 남은 우치하의 목숨도 구해줄 수 있을지도 몰랐다. 넷은 솔직히 말해서 우치하에겐 그렇게까지 친애의 감정이 없었지만, 목숨을 구해준 사람의 아들이자 자신들의 소중한 친구만큼은 꼭 구해주고 싶었다. 사활을 걸어서라도, 그들은 은혜를 갚고 싶었으며 우정을 지켜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잘 안 됬지. 단조가 예상보다 더 성급하게 행동했고……시스이를 그 타이밍에 습격할 줄은 몰랐어. 조금만 더 있었으면 일이 잘 돌아갈 수 있었는데……"


"실패, 해버린거야?"


"응. 우린 호카게님께 직접 꼰지를 수 없으니까 시스이가 대신 호카게님께 꼰지르기까지 성공했고…후가쿠 씨를 설득해서, 호카게님과 대면시켜서 서로서로 평화롭게 나아갈 수 있는 발판만 만들면 됬는데 ─ 그 새끼가 뭐가 그리 급해진 건진 몰라도, 수장님을 설득하려는 시스이를 습격했어. 그리고 눈깔 얻자마자 돌아와서 딴 데서 뛰고 있던 우릴 긴급소환해서 면책을 먹이고 구금조치를 취해버렸지. 구금조치라고 해봤자 한동안 반신불수로 만들어놨던 수준이었다만."


그 상황에서 시스이와 함께 있었던 뿌리 암부들 중엔 쿠온과 시카이가 있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단조는 넷의 획책과 시스이와의 은밀한 교류를 몰랐고, 시스이를 포박하기엔 둘이 가장 적절하리라 여겨서 둘을 끼워넣은 것이었지만 ─ 쿠온과 시카이 입장에선 친구였던 시스이를 당연히 공격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둘은 거기서 죽음 불사하기로 했다. 아차 하는 사이에 단조가 시스이의 눈을 뺏는 것까진 막지 못했지만, 친구가 죽을 뻔한 위기에서 둘이 단조를 배신때렸다. 


두 사람은 시스이를 무사히 도주시키기 위해 단조와 나머지 뿌리와 싸우다가 결국 그 자리에서 피의 숙청을 맞이했다. 그리고 단조는 두 사람의 시체로부터 기억까지 캐낸 후 ─ 바로 카즈네와 시바를 호출해서 닥달했다. 거기서부터 모든 게 틀어졌다.



살아남은 시스이는 자신 때문에 저를 도와주려던 친구들이 죽는 광경까지 본 상태에서 완전히 막판에 몰려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언제 죽임당할지 모르는 위기에까지 몰리자, 그 역시 맘이 급해졌다. 후에 엄청나게 후회하리라는 선택을 한 줄도 모른채로 이타치를 찾아갔다. 믿을 건 너밖에 없다면서 눈과 유서를 남겼다. 그리고 자신 때문에 죽은 친구들에 대한 후회와, 일족에 대한 걱정을 담은 채로 ─ 마지막으로 아직 살아있을 남은 두 친구와 이타치를 걱정하며, 강에 투신자살했다. 


시체는 그렇게 강을 따라 어딘가로 쭉 흘러가다가 사라져버렸고 (사실 이즈나가 우발적으로 픽업해간거다) 이타치를 말릴 수 있었을지도 모를 카즈네와 시바는 같은 뿌리와 단조에게 제대로 제압당해서 나뭇잎마을 어딘가에 구금당한 채였다. 단조는 이것을 빌미로 시스이와 네 친구의 건을 들먹이며 이타치를 협박했고 ─ 이타치는 압박을 견디지 못했다. 시스이 뿐만이 아니라 그 건으로 다른 일족 사람들에, 시스이와 훨씬 더 전부터 친구였던 사람들, 그리고 암부의 선배이자 동료였던 두 사람까지 희생당한 것, 그 원인이 일족이 획책하던 쿠데타였다는 것 ─ 


천재라고 해도 아직 생각이 깊다곤 말할 수 없는 13살짜리 소년이 거기서 뭘 선택했던걸까. 이런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버렸다. 단조가 원하는대로, 원흉이었던 우린 멸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자기 일족 내부 뿐만이 아니라 외부의 희생까지 쿠데타가 도출했다는 사실을 이타치는 감당하지 못했고 ─ 잘못된 선택을 했다. 막아줄 수 있을법한 사람들은 그 자리에 없었다. 우치하를 극단적으로 내몰고 구미까지 깨워낸 또 다른 원인은, 지금 일어나는 일을 하나도 모른 채로 봉인소에서 잠들었다가 모든 게 다 끝난 후에서야 찾아와 사정을 전해들었을 뿐이었다.



남은 건 카즈네와 시바 뿐이었다. 히루젠은 그들이 구금당했다는 사실과 ─ 죽은 두 친구처럼 모르모트로 넘어갈뻔한 위기를 맞는 때에 뒤늦게 아키라와 함께 출동했고, 늦지 않는 시기에 단조를 잡아냈다. 결국 단조는 완전히 실각처리가 되었고, 둘은 살아났다. 몸 속에 흐르는 반혼술로 되살아난 망자 ─ 이즈나가 전해준 피 탓인지, 보통 사람들이라면 회복할 수 없을 중상을 입었는데도 며칠의 시간을 들여서 겨우 나을 수 있었다. 하지만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차가 남았다. 구해주고 싶었던 친구도, 그 친구를 구해주기 위해 아낌없이 몸을 내던진 두 친구도 이 세상에서 없어져버렸으니.



단조는 정말로 최악의 짓을 저질렀다. 그는 스승의 ─ 자신조차도 기억의 봉인으로 인해 잊어버린 ─ 후손과 스승의 동생의 후손, 그녀들의 친구들 겸 동기들의 후손까지 위기로 몰아넣었다. 저를 구해주고 요절한 친구의 후손까지도 죽음으로 내몰았다. 결국 실각당했지만 그는 기어이 그 와중에도 몰살의 결과물로 사륜안을 챙긴 채였다. 아직도 상층부는 그의 편이며, 그의 권력은 온전히 종식되지 않았다. 진상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를 손가락질하고 욕하지 않았다. 그 대신, 욕먹지 말아야 할 것들을 지금도 욕할 뿐이었다. 이것이 더럽디 더러운 마을의 진상이었다.




*****





"…시스이가 이타치한테 정확히 무슨 말을 했는지……우린 몰라. 하지만 그 녀석도 분명 급했을거야. 급하니까 조급하고 과격한 말을 썼을지도 몰라. 이타치 녀석도 이중 스파이 노릇을 하면서 몰려있던 상태였고 ─ 다른 일족 내에서도 피해자가 나왔다는 사실에, 자기 아는 사람들이 끼어있으니까 견딜 수 없어했겠지. 물론 네 부모에게 피해를 준 것, 일족 사람들을 모두 죽이는 식으로 해결했다는 건 결코 옳지 않아. 결국 단조 좋은 일만 해준거고, 걘 널 상처입고 끝냈으니까."


"……그래도, 사스케……그건 기억해줬으면해. 네 일족이 멸한 건 네 형 혼자만의 악의가 아니고 ─ 다른 곳에 있던 악의였다는 걸. 결국, 우리 모두 피해자였던 거야. 한 명이 너무 용서받을 수 없을 정도로 막나가긴 했지만……단조만 없었더라면, 너도, 네 형도, 시스이도, 우리도, 쿠온과 시카이도…그리고 너랑 같이 산다는 나루토도 ─ 그런 일은 안 당했을테니까."



사스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모든 어둠의 뒤에 가려졌던 누군가들의 슬픔과 참담함을 곱씹으며, 끅끅 하고 복받쳐오르는 눈물을 삼킬 뿐이었다. 카즈네와 시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둘이서 다가가서, 상처입은 아이를 감쌌다. 상처입고, 잃어버린 것 투성이인 셋이서 그렇게 밤을 지샜다. 벽을 사이에 두고, 작은 방 속에서 아키라는 잠든 나루토를 안은 채로 아무 말 없이 그들의 모든 말과 울음소리를 들었다.




+++++




* 아부라메 카즈네 

흰 머리 + 토비라마 닮은 얼굴의 암부 소년. 보라색 눈.(키세가 보라색 눈)  아키라와 아부라메 키세의 아이들 중 한 명의 후손, 정확히는 증손자. 사실상 고조부인 토비라마가 키세와 아키라의 아이들을 전에 빼돌려서 다른 아부라메 사람한테 입적시켜서 자기 조상의 기원이 어딘진 잘 모름. 다만 아키라의 괴물같은 재생력(…)이라던가 백귀의 특수능력을 좀 이어받아서 단조의 갈굼에도 안 죽고 살아남음. 일단 겁나 먼 혈통(?)으로 우치하가 있어서 사륜안 - 만화경 사용자기도 함. 만화경 개안시기는 아버지 사망. 


시스이와 아래의 넷이서 친구관계. 시스이를 도와주던 외부 협력자. 돕는데 사활 걸었는데 결과가 시망(…) 아버지를 눈 앞에서 죽인 아키라를 싫어함. 사스케, 나루토에 대해선 안타깝게 보고 있다. 말투를 보면 알 수 잇지만 성격이 사근사근한 편은 아니다. 성격을 좀 많이 죽인 토비라마 + 이즈나(…)


시스이와는 친구 사이라지만 사실 좀 더 연하다. 그래도 하도 오래전부터 친구친구 해싸서 걍 친구(…)



* 이누즈카 시바 

검은 머리 + 사스케(사실은 아오바 - 이즈나) 닮은 얼굴의 암부 소녀. 회색 눈. 아키라 쌍둥이 동생 아오바(우치하 아오바, 얜 히카쿠한테 토비라마가 강제입양시킴)와 이누즈카 아라시의 아이들 중 한 명의 후손, 정확히는 이쪽도 증손녀. 카즈네와는 외사촌 사이. 카즈네와 마찬가지로 조상들의 정확한 과거사는 모름. 이쪽도 혈통상 우치하이기 때문에 사륜안 - 만화경 소유자. 만화경 취득 경위는 카즈네와 동일. 신체적 특징도 카즈네와 동일해서, 단조의 갈굼에도 잘만 살아남음.


시스이와 카즈네, 아래의 둘(쿠온, 시카이)과는 친구관계. 시스이를 도와주던 외부협력자. 나이는 어짜피 카즈네와 동갑. 사실 성격이 하시라마과인데 좀 성격 죽은 하시라마. 사스케와 나루토에겐 카즈네와 마찬가지로 안타까운 눈빛을 보내고 있다. 



* 휴우가 쿠온 

아키라와 같은 반 친구였던 휴우가 마나와 나라 시카미츠의 후손. 이쪽도 증손녀로, 시카이와는 외사촌 관계. 카즈네, 시바, 시카이, 시스이와는 이렇게 친구 사이. 넷 중에서 머리를 가장 잘 썼으며 시스이와의 비밀 연락책이라던가도 다 이 사람 머리에서 나왔다. 시스이를 도망치게 하기 위해 단조 + 뿌리와 교전 중에 사망. 아슬아슬하게 단조에게 산 채로 눈 뽑히는 일은 면함. 생전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었다고 함.


  

* 나라 시카이 

아키라와 같은 반 친구였던 휴우가 마나와 나라 시카미츠의 후손. 이쪽도 증손자로, 쿠온과는 외사촌 관계. 위의 넷과 친구 사이. 생전엔 시바와 성격이 비슷해서 죽이 잘 맞음. 시스이를 도망치게 하기 위해 단조 + 뿌리와 교전 중에 쿠온과 함께 사망했다. 시체는 둘 다 모르모트행(…)이 되었다. 나중에 아키라가 어찌어찌 찾아내서 가족 품으로 돌려보냈다.



보면 알겠지만 아키라의 후손과 쌍둥이 동생의 후손과 같은 반 친구들의 후손 모두가 단조와 악연. 제자안 카가미 후손도 단조와 악연, 이라는 걸 알려주는 이번 편.


시스이가 의도치 않게 이타치에게 압박감을 줘서 그 사단(우치하 몰살) 만든 원인 중 하나이긴 했지만 진짜로 원망해야 할 원인은 다른 곳이라는 것과 시스이, 이타치의 그 때의 사정, 외부 협력자가 되어준 넷(따지고보면 시스이 조상의 스승의 후손과 그 스승 친구들의 후손)의 사연과 마을의 어둠의 처리방식에 대해 사스케에게 알려주는 화. 다음 화부턴 본격적으로 시스이네 이야기 나오겠음. 


시바가 사스케 닮은 건 고조모가 사스케 닮은 이즈나, 증조모는 이즈나 닮은 아오바여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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