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대학교에서 아주 예쁘고 늘씬한 퀸카 여자랑 피부 좋고 귀엽게 생긴 고도비만 남자가 있었거든.
이 남자는 처음 본 순간부터 2년 동안 여자를 좋아해서 수제 머랭쿠키랑 꽃집에서 사온 손편지로 고백을 했어.
여자는 뚱뚱한 남자가 싫어서
"야! 내가 너랑 왜 사귀냐? 뚱뚱한 게....."라고 일갈했거든.

상처받은 남자는 1년 동안 꾸준히 운동과 식이요법을 해서 아주 늘씬한 미남이 되었어.
너무나 달라진 사람들의 시선에 행복하기도 했지만 왠지 씁쓸하기도 한 나날이었거든.

남자는 카페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어느새 공무원이 된 대학시절 퀸카 여자가 우연히 그 카페에서 남자를 만난거야.
남자가 "혹시 날 알아보면 어쩌지?"라고 소극적인 자세를 하고 있었는데 여자는 적립을 하면서 괜찮으시다면 연락 부탁한다며 자신의 전화번호를 주고 갔다.

남자는 여자에게 복수를 하고 싶어서 한 달동안 그녀와 사귀기로 마음먹었어.

소심한 복수가 이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사랑했던 여자와 함께 한다던 행복을 누리던 어느 날, 함께 손을 잡고 길을 걸었는데 남자의 친구가 인사를 했어.

남자는 당장 여자의 손을 뿌리치고 옆에 미녀는 혹시 니 여자친구냐는 말에 그냥 아는 여자라고 대답했어.

여자가 남자에게 "오빠..왜....나를 아는 여자라고만 했어.....?"라고 말하니 "야! 내가 바보냐? 너같이 못생기고 뚱뚱한 여자를 애인이라고 하게?"라고 대답했거든.

여자가 "내가 더 잘할게..."라는 말에 남자는 "내가 잘생겨서 좋아? 자꾸 너한테 상처만 주고 있잖아..."

"나 오빠한테 상처 안받아..내 외모가 오빠 마음에 안들지 몰라도...오빠를 사랑하는 마음은 뛰어나게 아름답거든.
나한테 뾰족한 게 다 나에게 마음을 여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정말로 행복해. 사랑해.."

상처를 줬던 여자... 독한 마음으로 시작한 연애....
그런데 그녀를 사랑해도 될까...?
그날 이후 두 남녀는 진정한 연인 사이가 되었어.

"오빠 저기 앉을래?"

"좋아"

"내가 오빠 좋아하는 핫도그 사올게"

서로 키스하고 쳐다보고 손도 잡고 진도도 빠르게 나가게 된 두 사람

뜨거운 밤을 보내고 난 후

"오빠, 오빠는 어렸을 때도 엄청 잘생겼을 것 같애..
혹시 졸업 사진 좀 봐도 돼?"

"졸업사진?...그런 거 없어. 어릴 때 이사를 자주 다녀서 다 잃어버렸거든..."

이제야 겨우 그녀에게 사랑받았는데
그녀가 차갑게 쏘아보던 과거의 자신을 보여줄 수 없었어.

그런데 문제는 과거의 나를 지우려고 할수록 더욱 선명해진다는 거였어.


"오늘따라 왜 머랭쿠키 안먹어?"

"먹고 있어."

"오빠 걱정있어?"

"아니"

"근데 선화 넌....내가 뚱뚱해져도 나 사랑할거야?"

"응, 난 오빠가 100kg이 넘어도 계속 사랑할거야.
그러니까 얼른 먹어..."

사랑이 짙어질수록 불쑥불쑥 나타나는 과거의 상처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남자 스스로의 과거

그러던 어느 날,

카페에서 보자고 한 여자친구

"사실....나 오빠가 지선우 선배라는 거 다 알고 있었어.."

"뭐.....언제부터 알았는데....?"

"머랭쿠키....오빠가 나한테 2년 동안이나 만들어줬었는데 내가 잊었을 리가 없잖아...."

"그래서? 이제 헤어지기라도 하겠다고?!"

"니가 그때마다 나를 한심하단 눈으로 쳐다봤던 거 똑똑히 기억해...
나는 그때 이후로 1년을 숨어 살았어.

아무도 안 만나고 살만 빼면서
죽은거나 다름없이 살았다고
나 조차도 내모습을 보는 게 힘들어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고....
우리 헤어져.....
알량한 외모만 보고 사람 취급하는 게 하늘과 땅 차이인 너같은 거...필요없어..."

여자(조용히 안아주면서 머리를 쓰담아준다): 상처줘서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