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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산토리 홀 리사이틀 리뷰 번역

ㅇㅇ(211.109) 2017.02.19 20:55:25
조회 1283 추천 67 댓글 19

도중에 하다가 날려먹어서...ㅠㅠ

본문만 일단 번역할게...ㅜㅜ

올려준 갤러 고마워.

급한 번역. 쏘리...


거의 미경험에 가까웠기 때문에 그 놀라움은 매우 컸다. 이제까지 본 적이 없는 무서울 정도의 재능이다. 조성진, 2015년에 열린 제17회 쇼팽 콩쿠르 우승자. 앞서 2009년에는 제7회 하마마츠 피아노 콩쿠르에서 사상 최연소로 우승. 이러한 정보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는 해도, 솔직히 고백하자면 '뭐, 콩쿠르에서 여러 번 우승했구나. 또 '천재' 납시었네' 정도의 약간 삐딱한 마음을 가지고 그날 밤 리사이틀에 임했었다. 이미 이 피아니스트의 뛰어난 기량에 관한 소문은 널리 알려져 있었고, 이래저래 필자도 그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왜 적극적으로 들어야겠다는 마음이 안 들었는지. 아마도 괜한 심술보를 부렸던 게 아닌가 싶다.


서론은 이 정도로 하고, 첫 곡의 베르그부터 벌써 달랐다. 지극히 농후한 정념이 침체하는 듯한 느낌. 울림도 놀라울 정도로 깊고, 음악의 스케일 또한 크다. 베르그 자신조차 아마 이 곡에서 이런 울림을 이끌어낼 수 있었을지 상상할 수 있었을까? 이 연주에 비하면 지금까지 들었던 다른 연주들은 그냥 평범하게 흘려 치는 것처럼 들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템포가 매우 느리다거나 과장된 제스쳐로 연주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악상 하나 하나를 파고 드는 게 범상치가 않기 때문에, 조형 자체는 정통적이지만 뭔가 다르게 들리는 듯 싶다. 농밀함, 그 자체다.


첫 곡부터 이미 조성진의 역량에 감탄하고 있는데, 바로 슈베르트가 이어졌다. 최종악장처럼 경쾌하고 빠른 부분은  마음껏 질주하면서도 그 세밀한 뉘앙스와 다채로움이 두드러졌으며, 이 때문에 매우 다층적인 감정이 곡에 녹아 들어 있었다. 아직 22살에 불과한 피아니스트가 이런 연주를 해내다니,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제1악장의 제2주제와 제2악장처럼 느리고 서정적인 부분에서는 깊이 내려앉는 듯한 우울함이 정말 일품이다. 베르그에서 이미 느꼈지만, 이 피아니스트는 전반적으로 느린 부분에서의 사색과 고요함을 표현해내는 능력이 훌륭한데, 이런 부분에 오면 분위기가 확 바뀐다(추상적인 표현이지만 정말 그런 느낌이다). 이것이야말로 다른 피아니스트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조성진만의 개성인 듯하다.


인터미션을 끼고 시작된 쇼팽의 24개의 전주곡도 경이적이었다. 이제까지 조성진처럼 한 곡 한 곡의 차이를 명확하게 전부 표현해내고, 폭넓은 감정들의 전개를 컨트롤하면서,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이어서 그려내듯 지속적인 의식의 흐름으로 연주해낸 연주자가 있었을까? 잘 떠오르지 않는다. 특히 유명한 제15번(일명 빗방울)부터 마지막 곡까지가 압권이었는데, 전 24곡 중에서도 가장 인상에 남은 것은 제17번, 특히 그 후반부였다. 감히 유현(幽玄), 이라고 형용할 수 있는 조성진 특유의 고요함으로 충만한 표현이었고, 이 부분에서 그런 인상을 받은 적은 과거에 없었다. 마지막 24번은 장렬한 표현이었는데, 그 유명한 마지막 D음 연타는 "쾅!"하는 소리가 크게 울려서 이부분은 실제로 주먹 타건을 한 듯이 보였다(이 연주가 너무나도 훌륭했기에, 2015년 쇼팽 콩쿠르 실황음반을 나중에 부랴부랴 들어봤는데, 이 또한 매우 훌륭했으나 이 날 밤 연주는 그때보다 몇 단계 표현의 폭이 넓어진 것을 알고 다시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앵콜은 세 곡. 드뷔시는 이른바 인상파 혹은 상징주의라는 이미지에만 머물지 않고, 음색의 세세한 그라데이션으로 연주하기도다 보다 육감적이면서도 실재적인 음으로 연주해서 독특했고, 두 번째 곡 영웅 폴로네이즈는 - 피아니스트가 첫 소리를 울리자마자 환성이 울려퍼지는 이례적인 일까지 벌어졌다 - 억제된 우아한 표현이 특징적이었고, 또한 이 연주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 것은 중간부분의 옥타브 연타 후부터 주부 재현에 이르기까지의 슬픔과 어두움으로 가득찬 표현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이 부분의 비애를 이처럼 표현한 피아니스트 또한 매우 드물었으리라. 앵콜은 이걸로 끝났겠다 했는데 마지막으로 발라드 제1번.

칭찬 일색이지만, 첫 도입 부분의 스케일에서 어마어마한 큰 호흡과 깊음. 더 이상은 자세하게 기술하지 않겠지만, 이 또한 좀처럼 듣기 어려운 주악(고풍스러운 표현이지만)이었다. 짐머만의 명연에 필적하거나 혹은 그마저도 뛰어넘는 연주였다.


특별한 재능을 가진 인물, 신에게 축복받은 존재에 대해 '약관 22세로...' 등으로 호들갑 떨어봤자 크게 의미는 없을 것이다. 조 성진. 앞으로 가능한 한 그의 연주를 챙겨들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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