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갤러리가 아닌 창업 갤러리에 쓰는 이유는 제 꿈이 사업가라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업 망하면 노가다 하면 되지. 뭐가 문젠데?' 라고 합니다.

저 또한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 중 한명이였습니다. 아무리 내가 막 살아도 노가다 하면서 살면 적어도 굶어 죽지는 않을 거다. 라고 생각하면서요.

근데 문제는 여기서 생깁니다. 실제로 사업을 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 손에서 몇백,몇천만원 단위의 돈이 그냥 움직입니다.

전화 한통에서 몇백 만원을 벌어버리니 금전감각이 굉장히 높아지고 노동(땀 흘려 번 돈)이 점점 마음 속에서 치부 시 되는 경향이 생깁니다.

그렇게 잘 나가던 내가 사업이 망해서 7시간 일해서 번 돈이 6만 8천원입니다. 하루에 몇백만원을 전화 한통으로 만들어냈던 나 자신은 없어지고 그냥 접시 치우면서 땀 흘리다가 쉬고 다시 땀 흘리고를 반복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거에요.

이때부터 괴리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정신이 버티기 힘들어져요.

일은 내가 하는 건데 돈은 실장님이 다 가져가고,

여자들은 홀에서 도장 찍고 티켓 받고 넵킨 정리할 때 남자들은 한번에 50kg이상 되는 접시들을 날라야 합니다. 그걸 7시간 동안 계속 합니다.

나는 사업을 하다가 잘 안 됐을 뿐인데 왜 내가 저 덜떨어진 사람들이랑 같은 돈을 받지?

우리 엄마가 골프장에서 컴퓨터로 cctv보는 일이랑 내가 여기서 접시 옮기는 일이랑 버는 돈이 똑같다고?

이 새끼는 뭔데 자꾸 나한테 욕질이지?

시간이 얼마나 지난 거야?

어른들이 공부하란 이유를 알겠다... 더울 땐 더운 데서 일하고 추울 땐 추운 데서 일한다더니.....

이게 나에게 가치가 있는 일인가?

나는 쓰다가 버려질 부속품 같은 건가?

계속해서 이런 질문들이 머리 속을 어지럽힙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 왜 내가 이걸 하고 있지?

그때부터 정신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아무것도 안하게 됩니다.

마약 중독자들이 마약을 끊지 못하는 이유는 쾌락 때문이 아니래요. 마약을 맞을 때 파괴된 신경 세포들이 너무나도 고통스러워서 그 고통을 잊을려고 마약을 한데요.

숙취 해소용 해장술 드시는 분들도 마찬가지고요.

결국 사업가라는 태생은 어쩔 수 없이 일을 하지 않고 싶어 하는 거 같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