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잘있니 ?
부쩍 작신아가 그리운 계절이다.

작신아 본방사수하며, 실시간으로 갤에서
너희들과 불판 달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제 시간이 꽤 지났으니 썰 풀어본다.

아래 20년도 글 중에 막회 슈퍼 어디냐고 묻는 글 보고
떠올라 끄적여 본다.

별거없으니 기대는 하지마.

작신아에 치이고 데이고 끓여지던 그 해 봄,
어느 평일에 회사도 마침 휴무라
친구랑 오랜만에 콧바람이나 쐬어 볼까 싶어
꽃구경도 할 겸 자유공원에 갔었다.

자유공원은 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 ~ 인천역에서
접근할 수 있는 차이나타운과 인접한 공원이야.

너네 인천상륙작전 맥아더장군 알지 ?
맥아더장군 동상 세워져있는 곳이기도 해.
(철거한다는 썰이 있던터라 그때도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기억이 안남)

암튼, 인천애들은 동인천 - 자유공원 하면
딱 떠오르는 분식집이 하나 있을거야.

거기서 떡볶이에 돈까스 먹고 슬슬 산책할 겸
자유공원으로 올라갔다.

갔는데 뭔가 공원 초입에 촬영팀이 와 있고 사람들이
슈퍼 건너편에 옹기종기 모여있어서 오 뭔데뭔데 하고
나도 빠질 수 없어 구경가봤지.

신이시여 !!!!
세상에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저 세 명은...!!!!
당시 내 최애이고 돈까스 썰면서도 친구한테
열심히 썰 풀던 작신아의 주연 배우들!!

어머어머 이게 무슨 일이야
손이 벌벌 떨리고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서더라.

중고딩때처럼 그냥 돈까스 썰어먹고
소화시키러 올라왔는데 하필 지금, 하필 이때
작신아 막촬을 여기서 하고 있다니 !

내가 바로 성덕이구나 하며 오도방정 떨면서 친구한테
와... 이거 엔딩씬 찍나봐 ㅠㅠㅠㅠ 안돼  작신아 가지마 ㅠㅠㅠㅠ

이러면서 친구한테 중얼거리는데 옆에 있던 스탭이
나를 슥 보더니 " 아니 마지막회인건 어찌 알았대 ? "
다른 스탭한테 얘기하며 하고 놀라더라고.

여기서 나는 스턉의 저 말이 좀 많이 웃겼다.

그 주가 최종화 하는 주였으니까 알지 ㅋㅋㅋㅋㅋ
이미 슈퍼썰은 복선 다 깔아둔거였으니까 모를수가 없지 !!

암튼 신나서 까르르 거리다 다른 스탭이
" 조용히 해주세요 " 하길래 넴 ! 하고 입닫고 서서 구경했어.

다 해서 한 5분도 안 서있었을거야.
더 보고 싶은 마음이 안들더라.

물론 촬영 끝날때까지 보고 있게 할리도 없었겠지만
진짜 엔딩은 방송으로 보고 싶었거든.

그래서 그냥 뒤돌아 현장에서 벗어나 바다 한 번 보고
내려와서 근처 카페로 이동했어.

이게 끝이야.
내가 별거 없다고 기대말랬지 ?

근데 난 아직도 그때 그 기적같은 순간을 정말 잊을 수가 없어.

마침 내가 쉬는 날이었고,
마침 친구도 쉬는 날이었고,
우린 그저 학창시절부터 다니던 코스를
오랜만에 그대로 걸어갔을 뿐인데
그 날, 그 시각에, 그 자리에서 엔딩씬을 찍고 있을 줄이야...

연예계 덕질 2n년차지만,
덕력 통틀어 그 날 나는 우주에서 제일 가는
성덕이었다고 나 스스로 자부한다.

그 날은 정말 하늘도 맑고, 볕은 찬란했고,
주연배우들은 정말 다 예뻤다.

잘생기고 멋지고 아름다운건 당연하지만,
나는 세 사람이 전부 다 예뻤다고 표현하고 싶어.

본방에서 엔딩 확인하고 역시 예쁜 아이들이었다 하는 생각에
혼자 또 이불속에서 찔끔대던 기억이 난다.

보고싶어 얘들아.
이 글을 누군가 본다면 우리 정주행하며
다시 불판 피워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