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명란이를 위한 일 아니었을까

제형과 고정엽이 사이가 좋긴 하지만
그거야 먼 친척 간이고 글방에서 만나기 전까진 한동안 떨어져있었던 데다 나이 차이도 별로 안 나는 남자 형제 간이라 그런거지

제형이 고정엽을 대하는 친근 범위를 보면
고정엽이 아버지를 잃고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을때도
찾아오거나 안부를 묻긴커녕
평녕군주 생일잔치 준비해서 애교 부리고 명란이한테 청혼 넣어달라고 조르고 있었잖음

딱 이 정도 사이에서 제형을 찾아가 의중 떠보고
선물 돌려주려는거 못하게 하면서
명란이 위해서 한 번만 덤벼보라고 하고
제형이 혈혈단신인 너랑 다르다 나는 가족이 있다 하니까
직접 나설 것 없이 맘만 먹으면 내가 대신 하겠다 하는거는
이미 친척 간의 의리라든가 하는게 아닌득

해적한테 구했을때 명란이가 퇴로도 없어질까봐 걱정
고가에서 마주쳤을때 명란이 넘어져서 아플까 걱정
그랬는데 제형이 정말 명란이 손을 놓으려니까
명란이가 퇴로를 잃고 넘어져서 못일어나게 될까봐
마지막으로 제형이 명란을 포기하지 않게 설득을 시도한거
전장에 나가면서 뒷담화하는 애들 돌아와서 혼내준다고
만사는 앞을 보고 나아가라는거 찡했음
전쟁터는 위험하니까 다른 약속 안하고 가는 것도 좋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