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개교하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차 등록 마감 결과 전국 25개 로스쿨 모두 미등록이 발생했다. 서울과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중복 합격한 수험생들이 적잖은 데다 학비에 부담을 느낀 학생들이 등록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지방소재 로스쿨에서는 20~30%에 이르는 학생들이 등록하지 않았다.

대학들은 2차 등록을 통해 학생을 충원한다는 계획이지만 모든 로스쿨에서 등록률이 ‘미달’로 나타나면서 로스쿨 제도의 안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학별 등록률=8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 따르면 대학별 정원이 가장 많은 서울대(150명) 로스쿨 등록률은 일반전형에서 2명이 등록을 포기해 98%로 나타났다. 건국대 93%, 성균관대 88%, 전북대 88%, 고려대 86%, 전남대 84%, 서강대 83%, 부산대 8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소재 이화여대(75%), 연세대(72%), 한양대(71%)의 등록률은 더 낮았다. 연세대 관계자는 “가·나군으로 나뉜 선발에서 수험생들이 서울대와 중복지원·합격하면서 빠져나간 결과로 이미 예상한 일”이라며 “예정대로 2차 등록을 통해 정원을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는 지방에서 나온다. 지역 사립대인 동아대는 80명 모집에 34명, 아주대는 총정원 50명 가운데 21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일부 학생은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방거점대학 로스쿨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당초 로스쿨제도로 수도권 우수인재들이 지방으로 유입될 것을 기대했지만 빗나간 듯하다”고 말했다.

각 학교는 8일 이후 추가합격자 발표와 추가등록을 받게 된다. 추가등록에서도 결원이 생기면 다음달 초 추가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로스쿨간 격차 심화될 듯=일각에서는 이번 로스쿨 미달 상황이 최근의 경기 한파에 따른 입학 포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학 관계자는 “추가모집까지 최종 상황을 봐야 알 수 있겠지만 합격자 가운데 등록금에 부담을 느낀 직장인들이 등록을 안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로스쿨 첫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2012년 변호사시험 합격률에 각 대학들이 ‘승부’를 거는 가운데 이처럼 지방대들이 우수인재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로스쿨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최민영기자 m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