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7-1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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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

현대백화점 그룹이 학교법인 서원학원 채권인수를 마무리한데 이어 내홍을 겪고 있는 충북 서원대학교 인수추진 방침을 공식화하고 나섰다.

14일 현대백화점 그룹은 “서원학원 학내분규의 빌미가 됐던 장기부채 해결을 위해 학원이 십여 년째 해결하지 못했던 채권(174억 원 규모)을 67억 원에 일괄인수하는 계약을 채권단과 최근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룹은 채권단과의 계약과는 별도로 전 이사장의 개인채무보증을 섰다 피해를 본 전 서원학원 교직원들의 채권 12억 원 가량도 상환해주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채권인수 계약에 최대 채권자였던 W건설의 채권액은 포함됐지만, 모 출판업자에게 넘어간 경남기업 채권액 15억 원 가량은 빠졌다. 그룹 측은 K기업의 채권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도 진행해 조만간 마무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현대백화점 그룹은 인수계약을 마친 80억 원(67억 원＋12억 원)과 K기업 채권 15억 원을 포함한 95억 원에 서원대가 떠안고 있는 채무 전체를 인수한 뒤 단일 채권자로서 서원학원 재단을 압박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달 17일 “일부 채권자들과의 채권인수 협상이 결렬됐다”면서 재단인수 포기를 공식화했던 현대백화점 그룹은 이로써 재단인수를 위한 박인목 서원학원 이사장과의 본격적인 협상을 추진키로 했다.

그룹은 학원인수가 이뤄질 경우 서원학원 부채뿐만 아니라 등록금손실분 27억 원, 재단재산손실분 등 총 50억 원에 이르는 미해결 채무를 해결하고, 매년 일정액을 출연해 서원대를 중부권 우수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박 이사장과 본격적인 인수협상을 벌여나갈 계획”이라며 “만일 박 이사장이 서원학원을 계속 운영할 의지가 있다면 인수금액 그대로 (재단에) 넘기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재단인수 포기를 선언한 이후 서원대 총학생회로부터 강력한 재고요청을 받은 뒤 심사숙고한 끝에 인수방침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현대그룹 측이 전격적인 채권인수를 단행하고 단일 채권자로 등장함에 따라 이 대학 교수회.총학생회 등으로부터 거센 퇴진압력을 받으면서도 외형상 ‘학원매각 절대불가’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박 이사장측이 그룹에 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원학원 관계자는 “여러 명의 채권자가 단일 채권자로 바뀐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며 공식입장 발표를 자제했다.

연종영기자 jy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