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영동대로 지하화 사업이 본격화된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심의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GBC와 연결될 삼성역 지하부 사업에 대한 세부 논의가 시작됐다. GBC 설계팀과의 첫 협의도 이뤄졌다. 서울시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기본구상에 참여했던 정림컨소시엄과 기본설계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와 서울시가 역점 추진 중인 영동대로 지하화 사업은 도로 하부에 5개 광역 ·지역철도를 탈 수 있는 통합역사와 버스환승정류장, 공공 ·상업시설을 갖춘 광역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내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 건립을 위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착수했다.

환경영향평가는 건축 인허가 심의 전 첫 단계로 연면적 10만㎡ 이상 건축물을 지을 때 반드시 거쳐야하는 절차다. 지난해 진행된 영동대로 통합개발에 대한 개략적인 전략환경영향평가에 이은 후속 작업으로 범위는 삼성역 사거리에서 코엑스 사거리까지의 7만㎡ 규모다.

시장에서는 GBC 착공을 앞두고 영동대로 지하화 사업과 속도 맞추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은 국내 최고층(높이 569m)으로 지어질 GBC와 연결돼 지하도시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향후 코엑스, GBC와 공간적 기능적으로 연계할 경우 총 42만㎡로 잠실야구장 약 30배의 대규모 공간이 탄생하는 점을 감안해 두 사업의 개발 일정을 맞춰야 행정력 낭비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내부 의견이 반영됐다.

이번 평가의 주 대상인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는 코엑스와 GBC 두 건물을 비롯해 2호선 삼성역, 9호선 봉은사역 등 14곳과 지하로 직접 연결돼 사전 평가가 필요하다. 버스환승정류장은 지상~지하 1층 사이에 양방향 7면씩 총 14면 규모로 설치된다. 오는 2023년 영동대로 중앙버스 전용차로가 생기 버스 이용객이 현재 5만명에서 18만명으로 증가할 것을 대비한 조치다. 또한 지하 4~6층에는 KTX 동북부연장, 위례신사, GTX A ·C노선, 삼성~동탄 등 5개 광역 ·지역철도를 탈 수 있는 통합역사가 생긴다. 신설 노선 배치는 이용 수요와 노선별 특성에 맞춰 당초 기본구상 대비 사업기간과 사업비를 줄였다.

GBC 관계자와 실무회의도 시작됐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국제현상 설계공모 당선팀인 정림 등이 참석한 첫 회의에서는 교통, 건축, 지반 등 주요 분야별 검토와 지구단위계획상 공사 일정 등을 공유했다. 이외 지하부 교통계획에 대한 논의에서는 삼성역 확장과 9호선 ·GTX간 환승 편의 대책, 위례신사선 터널과 상부 개착구조물 시공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GBC 착공이 먼저 시작될 예정이라 영동대로 지하화 사업도 GBC와의 연계 부분부터 심의가 진행될 것"이라며 "1조원이 넘게 투입되는 초대형 개발 사업인 만큼 국토부, 서울시 외 다른 관계기관과의 협의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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