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800마리·유희시설 갖춰 2020년 이전 개장

과열 유치전과 예산확보는 풀어야 할 숙제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청주동물원 이전 논의에 시동이 걸렸다.

청주시는 '청주동물원 이전 검토'를 내년도 시정계획에 반영, 21일 시의회에 보고했다.

청주동물원 청원지역 이전은 청주시와 청원군이 행정구역 통합 결정 전에 합의한 사안이다.

시는 통합 청주시 출범 이후 용역을 통해 후보지를 선정한 뒤 부지 매입, 실시설계, 건축 공사 등 절차를 밟아 2020년 이전 개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새 동물원은 50만㎡ 이상 부지에 동물 180종 800마리와 '바이킹' 등 10여종의 유희시설을 갖추는 것으로 제시됐다. 

지금의 중소형(면적 10만4천786㎡·108종 477마리)에서 중대형 규모로 변신하는 셈이다. 

시는 부지 매입비, 시설비, 동물 구매비, 실시설계비, 유희시설(민자) 설치 등에 1천684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평지가 아니라 경사진 산에 조성해 1997년 개장한 현 동물원은 관람객들이 오르내리기 불편하고, 산그늘과 북풍에 따른 추위로 동물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물론 토종 야생동물에게는 적합한 지형이기도 하다.

시는 맞은편의 어린이회관은 그대로 두고 동물원만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전 추진 과정에 적지 않은 문제점도 예상된다.

우선 동물원을 지역 발전의 전기로 삼으려는 청원군 내 각 읍·면의 유치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구동물원 이전 사업도 기초단체들의 양보 없는 유치 경쟁 등으로 10여년 째 표류하고 있다. 

막대한 이전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고민거리로 보인다. 

시는 이와 관련, 국비와 도비를 최대한 확보한다는 원론적인 계획만 세운 상태다.

시 청주랜드관리사업소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밑그림만 그린 상태"라며 "통합 청주시 출범 후 본격적으로 관련 업무가 추진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