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모리...?

에델슈타트 · 2021.09.25 14: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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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세요 오빠. 벌써 아침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잠을 설친 다음날.

어렴풋이 들리는 고모리의 목소리에 눈을 게슴츠레 뜨자 그녀의 부드러운 은발이 살며시 보였다.

몸집이 작은 그녀는 아무래도 깨우러 와준듯이 앞치마를 두르고 나를 부르고 있었다.

'어...? 오늘 분명 쉬는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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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날이라고 계속 자면 나쁜 어른이 됩니다. 밥을 준비해뒀으니 씻고 나와서 드세요.

'하아... 어쩔수 없네.'

나는 눈을 비빈뒤 고모리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터덜터덜 화장실로 향했다.

어릴적 우리집으로 입양온 의동생인 그녀는 어렸을때의 낯가림은 어디로 갔는지 어느새 지금은 든든한 여동생으로 자라버렸다.

학원에서도 문무겸비에 아름다운 외모로 인기가 많다지만... 아직 누굴 사귀는걸 본적은 없다.

'뭐... 이대로가 좋은가.'

역시 오빠입장에선 여동생이 좀 더 곁에 있길 바라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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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그렇게 생각하세요?

'응... 고모리는 남친 안사귀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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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훕!

그, 그게 무슨.....

...깜짝 놀랐습니다. 이상한 소리 하지 마세요!

'그냥 생각해본거야! 고모리도 그럴 나이니까...'

오빠는... 제, 제가.. 다른남자와 사귀어도... 괜찮은건가요?

'물론 귀여운 여동생을 모르는 녀석에게 주고싶진 않은게 당연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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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귀여운... 그, 그렇군요... 히힛....후후... 자! 어서 밥을 드세요!

어쩐지 기분이 좋은 고모리를 보고 나는 갸웃거리며 밥을 먹을 뿐이었다.

.

'할것도 없는데 생필품이나 사러갈까? 고모리.'

나른한 오후. 게임만 하는것도 그렇다 싶어서 집안일을 도와주며 고모리에게 물었지만 고모리는 난처하다는듯이 고개를 저었다.

모처럼의 권유는 감사하지만...지금부터 학생회에 가서 서류작업과 봉사활동을 해야합니다.

'아.. 그렇구나, 요즘 바쁘네 고모리...'

선약이라서요... 미안합니다 오빠. 다음주엔 꼭 같이...

'아.. 응. 어쩔수 없지.'

최근 고모리는 내가 걱정될정도로 일을 많이하는것 같다. 평일에도 늦게 돌아와서 마중나가는일도 많은 편이다.

아무래도 학기초이다보니 부탁받는 곳이 많아서 바쁜듯 하다. 무리는 하지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럼 갔다오겠습니다. 저녁밥은 냉장고에 넣어두었어요. 꼭 데워드세요!

'아, 응.. 힘내 고모리!'

급하게 책가방을 매고 나가는 고모리를 배웅하며 나는 살짝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것이었다.

.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중,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슬쩍 화면을 쳐다보자 고모리에게 걸려온 전화였다.

'무슨 일이지... 여보세요?'

아... 고모리의 오빠이신가요?

핸드폰 너머에선 고모리의 목소리가 아닌 정중한 목소리에 담겨있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상치 못한 목소리에 불안함이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응.. 그런데, 넌 누구야?'

큰일..큰일이에요....

'...왜그래?'

고모리가... 쓰러져서....

.

'고모리!'

전화를 받자마자 뛰쳐나간 나는 그 친구가 가르쳐준대로 서둘러 고모리네 학교에 있는 양호실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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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와주셨군요...

'네가 전화준 친구구나... 고모리는 좀 어때?'

네.. 하천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갑자기 쓰러져서요. 선생님 말로는 과로로 인해 몸살감기에 걸렸다고 하셨어요.

'그렇구나... 오빠가 되어서 여동생이 무리하는것도 몰랐다니..'

... 저희도 무리를 시켜서... 오늘은 일단 집에서 쉬게 해주고 상태를 보라고 하셨어요.

'응... 고마워.'

그녀의 말을 듣고 고모리를 업자 등뒤에서 고모리의 괴로워하는듯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저... ... 고모리, 잘부탁해요.

'응.'

친구의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뒤로 나는 고모리를 업은채 학교를 나섰다. 어느새 석양이 하늘을 오렌지색으로 물들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

어렸을때부터 오빠는 저를 돌봐주셨습니다.

어릴적에 교회앞에 버려져있었던 저는 지금의 부모님이 있는 집에 입양왔지만 낯가림이 심했던것 같습니다.

그 성격때문에 학교에서도 놀림을 받던 저를 지켜주던건 늘 오빠였습니다.

누구보다도 큰 등으로 늘 나를 업어주었던... 누구보다도 상냥하고 강한 오빠....

그런 오빠가... 나는...

으음... 여긴...

'아, 정신이 들어?'

아, 오빠... 저... 스스로 걸을 수 있습니다!

'절대안돼.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말고 푹 쉬어. 선생님도 절대안정을 취하라고 하셨으니까.'

아... 네... 죄송합니다.

'나야말로... 고모리가 무리하는것도 몰라서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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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닙니다! 모두 컨디션 관리를 못한 제 잘못이에요, 오빠는 잘못 없습니다!

'하지만... 나도 고모리의 힘이 되어주고싶어, 지지해주고싶어... 우린 가족이니까.'

오빠는... 오빠는 최고의 오빠에요. 이렇게 업혀있는것 만으로도 무척 따뜻하고... 힘이 나는걸요.

'그, 그래? 아하하...'

그렇게 저는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오빠의 등에 얼굴을 묻었습니다.

이 시간이 영원했으면 좋을텐데라고 생각하는건... 제 어리광일까요?

.

집으로 온 나는 고모리를 침대에 눕혔다. 아픈듯이 한숨을 내쉬는 고모리의 이마에 차가운 수건을 올리자 그나마 좀 나아보였다.

그리고 먹기 쉬운 죽을 끓이는 도중에 위층에서 무언가를 뒤지는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고모리? 일어났어?'

끓이던 죽을 놔두고 위층으로 올라가 문을 열자 고모리가 별안간 서랍을 뒤지고 있었다.

오빠. 브로치가...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말하려는 순간, 고모리가 울것같은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브로치?'

제... 토끼모양 브로치가... 없어졌어요....

고모리는 눈물이 가득담긴 눈동자로 날 올려다보며 가슴에 손을 얹고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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