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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전직 기획자의 망테크썰모바일에서 작성

ㅇㅇ(61.79) 2022.05.04 11:20:02
조회 21899 추천 130 댓글 252

7년전 게임업계를 탈출한 전직 기획자다.
재직 당시 내 행적이 웃겨서 종종 술안주로 쓰거든.

여기에도 한번 써본다.
글이 쓸데없이 긴데,
그래도 나같은 후배가 없었으면 해서 쭉 적어본다.



나는 컴공출신 기획자다.
SKY는 아니고 그 바로 아래급 학교를 나왔으며,
대학교 3학년때 걍 바로 취업시켜준다길래 생각없이 좋소로 기어들어갔다.

좋소 간것에 대해 변명을 하자면,
난 게임과 출신도 아니고 학원도 안다녀서 기획에 대해 자신감이 없었다. 사실 첫회사도 나 클라로 부르려다가 내가 안가나까 걍 기획자 시켜준다고 함.

사실 이런 루트 아니면 정통 기획자 취업은 좀 어렵지 않았을까.


쨌든 첫회사는 나같은 학생을 부를 정도로 사정이 안좋은 회사였음.
특이한건 회사가 그렇게 힘든데도 딱히 돈 벌 생각이 없단거?

내 생각에 사장아 막 명작 같은거 만들고 싶어했던거 같음
근데 사람 뽑을 돈은 없고...

그러니까 얼떨떨한 초짜인 내가 팀 하나 기획 총괄을 맡음.
사실 나 말고 다른 파트도 다 초짜였음, 신입 파트장, 신입 AD 이런게 즐비하던 회사.
(근데 지금 생각해도 거기 인력 가성비는 전체적으로 굉장히 좋은 회사였음. 당시 같이 일했던 동료들 상당수가 현재 한가닥 하는거 같더라.)

쨌든 난 수습 둘쨋날부터 우리팀 게임 방향성 잡아야 했음;
뜬금...

뭘 기획해야하냐고 물었더니 그냥 내가 하고 싶은걸 하라네.

다른팀 간 애들이 좋겠다고 부러워하던데 정작 난 싫었음;;
내가 기획자긴 하지만 게임 자체를 별로 안 좋아했거든.

솔직히 난 게임 자체를 좋아할수가 없었음
내가 상위 0.001%의 개개개개개개똥컨이라 인생에서 게임으로 승리를 해본적이 없었음. 스타, 롤, 격투기, 모든 게임 인생에서 다 지기만 하는 패배머신임

근데 내가 유일하게 할수 있는 게임이 양산형 모바일이었음
그건 과금하면 무조건 다 해결해주니까.
그래서 가챠 나오고 이러는 소위 현질유발 똥겜에 매력을 느낌. 그리고 똥겜에 주머니가 제대로 털리면서 나도 남의 주머니를 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함.

말을 가볍게 하는데 난 당시 꽤 진지하게 BM에 미쳐있었음. BM에 도움이 될까해서 심리학 부전공도 하고(별 도움안됨)
경제나 경영도 조금씩 건드렸음(별 도움안됨)

그러니까 좀 나사빠진 새끼였던거지.

다른 기획자는 자기가 만든 게임에 유저들이 기쁨을 느꼈으면 좋겠다는데 나는 재미 따위에 관심이 없었음.
난 그냥 가랑비에 옷젖듯 야금야금 유저의 코묻은 돈을 약탈하는 상상만 해도 행복하고, 그렇게 더럽게 약탈한 돈이 인센으로 꽂힐거란 망상을 하면서 혼자 꽃밭을 피웠음

근데 정상적인 신입기획자들 말고 하필 나한테 자유로운 게임을 만들라니?

그래도 까라면 까야지.

난 지옥의 BM충이라 BM 먼저 짜고 시스템을 어거지로 맞추는 기획을 선호했음. 회사에서도 당연히 그러려고 했는데 팀장이 갑자기 유의사항을 말해주네.

돈은 못벌어도 되니 멋진 게임성☆을 뽐내달래.

아니 무슨 회사에서 돈을 포기하고 있냐고ㅋㅋㅋㅋㅋ
난 팀장의 말이 가식적인거라고 생각하고 계속 BM충짓을 하고 있었음. 그랬더니 팀장이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더라.

대충 이런 내용이었음


"우리 프로젝트에 더러운 과금유도는 빼자, 우리는 진실한 게임성☆으로 승부하자. 유저를 위한 갓겜을 만들자, 혜자겜 ㄱㄱ"

아무래도 내가 배정된 프로젝트는 그냥 나름의? 실험용 프로젝트 그런거였나봐. 어쩐지 소규모에다가 신입을 막 쳐박더라. 거긴 ㄹㅇ 돈 벌 생각이 없는 회사였거든.

그래. 위에서 시키니 BM 빼자.

거기까진 좋은데, 자꾸만 자유를 빙자한 인디성을 강요하기 시작함. 그래. 그 팀은 인디 지향 뭐 그런거였나봐.

나는 현질유도 똥겜에 로망이 있는 놈인데 왜 하필 나한테 신선한 인디 갓겜을 요구하고 있는지 현타오더라.
설마 면접때 인디음악 좋아한다고 한게 와전된건가.
이건 아직도 미스테리임

나는 솔직히 내가 한 기획 다 노잼이고, 남이 만든 게임에도 별 감흥을 못느끼는 놈이라 그놈의 게임성☆이라는 말이 환장할 외계어처럼 느껴질 뿐이거든

근데 얼어죽을 게임성☆
다시 생각해도 미친 회사임

하지만 나는 까라면 까는 노예근성에 쩌들어 있었기 때문에 이해할수 없는 게임성☆을 표현해보기로 함

영혼을 빼고 대충 논리적인 척 하고, 대충 창의적인 척 하고, 대충 있어보이는 무언가를 섞었음
이게 왜 재미있는지 1도 모르겠지만 신기하게 경영진 컨펌은 통과되더라

근데 그게 다였음
애초에 기획자놈이 뇌 빼놓고 노잼노잼 거리면서 만들었는데 그 게임이 진심으로 재밌을리가

당연히 그 게임은 망했음.
돈 못벌음.
노잼도 노잼이고, 그놈의 혜자갓겜 명령 때문에 Bm이 없으니까 돈이 안모임

근데 문제는 좆도 아닌 내가
게임성☆ 있어보이는척 하려고 게임에 허세로운걸 엄청 깔아놨는데, 그게 얼핏보기엔 꽤 있어보였나봄

그리고 있어보이는데만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처음 플레이하는 유저한텐 다소 신선하고 참신한것 같은 인상을 줌(인상만 줌)

실상은 보기에만 그럴싸하고 레벨디자인 하면 금방 바닥 보이는 비능률적 쓰레기 게임이었음

딱 잠깐만 켜보면 굉장히 례-술적이고 게임성☆ 있어보이는 척하는 페이크 정도는 부릴수 있는 정도?
물론 탈신입 수준의 아트팀이 멱살캐리한것도 있고.

여튼 그래서 얼결에 그게 갓겜이라는 식으로 퍼져나감
문제는 유저들은 아무 생각 없는데 게임업계 사람들만 그렇게 인식함.

내 생각에 게임업계 사람들은 레퍼런스로 수많은 게임들을 접하니까 소문난 타사게임 하루이틀 찍먹하고 지우는 경우가 많은듯.
그리고 내 게임은 하루이틀 하면 굉장히 그럴싸해보임.

그러니까 게임업계 사람들은 내 게임 하루이틀 찍먹하고, 기억 속에서 그 똥겜을 갓겜으로 미화해서 회상하는거 같음;

지금도 내가 그 게임 기획자였다고 하면 게임업계 사람들 정색함. 진짜?????? 이러고 있음

그 게임 엄청 옛날에 스토어에서 내려간데다가 놀랍게도 스트리밍 한 사람도 하나 없어서 기억왜곡 미화가 오지게 갈겨진듯.

여튼 어쩌다보니 망겜이 갓겜행세를 하고 다녔고
그 기세를 몰아서 놀랍게도 똥망겜이 이런저런 상도 땀

하긴 심사위원도 게임 앞부분만 몇시간 깔짝거리다 채점할건데, 초반부만 보면 내 게임은 희대의 갓겜이었을지도.

근데 내 첫작은 냉정하게 말해서
존나 재미없고. 컨펌받기 위해 억지 허세만 덕지덕지 붙어서
있어보이는 척만 하다가 뒤로 갈수록 밑천 털리는 게임임

하지만 누가 그런걸 자세히 보겠음?^^

신입이 뇌빼고 만든 똥망겜은 소문난 그 갓겜, 여러가지 상을 따낸 그 갓겜이 됨.
난 분명 그 게임 이틀 이상 한 사람을 본적이 없거든.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다들 기억왜곡하고 좋은것만 기억해주니 고맙긴 하더라


쨌든. 프로젝트 하나를 끝냈잖슴?
다음엔 바로 이름난 중견으로 이직했음
물론 내가 이력서에 양심없이 수상이력만 적고, 내 게임의 똥망상을 철저히 숨겨서 갓-기획자인척 했지

경력 자체가 허세였어.
근데 그 허세가 너무 지나쳤는지 그쪽에서 나를 과대평가 하더라. 그냥 신입때 메인 한번 해봤다는 이유로 덜컥 또 신규팀 메인을 주더라. 우와. 좋은 회사에서 그런 자릴 줄줄은.

부담스러웠지만 좋은건 좋은거지.
이제야 내 꿈인 더러운 BM을 실천하겠다 하면서 설렜지.

근데 업무 시작하고 새 팀장이 그러더라?
마침 이 팀이 실험적인 례-술을 하는 팀인데, 내가 기획자로 참 적임 같다고 너무너무 뽑고 싶었대 ^^^^

아니 중견기업씩이나 되어서 돈 안벌고 왜 례-술질을 하냐고.

내가 기겁해서 제발 평범한 양산형 라이브팀에 가고 싶다고 했다. 근데 이미 그 회사에서는 나를 무슨 고고한, 상업에 타협하지 않는, 헝그리 장인, 례-술가 취급 중이더라.

아니야. 나 인디 싫다고. 나 상업이랑 너무 타협하고 싶은데 시벌 다들 콩깍지가 낀거댜.

여기에 이사님이 그러더라고.
수익 같은건 안나도 되니 눈치보지 말고 진정한 게임성☆을 펼치래.

다시 말하지만 나는 게임을 즐기지 않는 기획자다.
나는 게임성☆이 뭔지 지금도 모른다.
나는 가챠, 더러운 VIP 시스템, 더러운 결제 유도 팝업창을 위해 심리학을 부전공으로 갈길 정도로 BM에만 진심이었다.

근데 스팀 타겟 례-술겜 팀이라뇨 ^^
님들 모바일 회사 탈 써놓고 왜 갑자기 실험적으로 스팀질 시도하는데.
난 스팀 깔지도 않았는데 억울했다.

그래도 일단 타고난 노예근성이 있어서, 일단 게임성☆이라는걸 추구하는 척이라도 했다.

근데 전 회사에서 배운게 허세 뿜뿜 있어보이는 기획뿐이라
그것밖에 할 수가 없었다.

이쯤되면 나는 허세게임 전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게임성☆있어보이고 뭔가 생소해서 쉽게 욕을 할 수는 없지만, 딱히 플레이 하고 싶지도 않은 전형적인 똥인디겜

인디겜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장르지만 또 만들수밖에 없었다

근데 그 와중에 허세 기획스킬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는지
프로토타입 시연하는데 팀원들이 개쩐다, 미쳤다를 남발했다

얼마나 있어보이길래 저러나 싶고
잠시나마 내가 숨겨진 재능이 있나 착각도 했다.

하지만 극찬은 극찬일뿐, 막상 그 게임 플레이하는 팀원은 하나도 못봤다. 왜 안하냐니까 그냥 손이 안간대.

그렇다. 내 례-술 게임은 개 멋있어보이는데 막상 하라고 하면 괜히 싫은 그런 마성이 있었다. 게임을 하는 사람이 없어서 크리틱이 온 적도 없다. 그 정도로 노잼이다.

그래도 그딴걸 만드는게 허공에 돈을 날리는 짓은 아니었다.
일단 겉보기에만 그럴싸하고 례-술적인 겉멋 게임은 나름 해외 투자를 유도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내 팀은 애초부터 이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팀이었다. 그래서 팀장이 BM같은건 고려도 하지 말라고 했구나.

아무래도 투자가들도 하루만 게임 찍먹을 하고 투자를 결정하는것 같다. 확실히 느꼈는데 심사위원 , 투자자들은 일반 유저와 굉장히 다르다.

그렇게 두번째 례-술 게임도 상업적으로는 망했지만, 업계에서는 왠지 성공한 프로젝트처럼 퍼졌다. 회사가 워낙 언플을 잘해서인지, 망겜을 갓겜으로 착각하는 업계 사람들이 꽤 있었다.

뭐 하긴 윗사람들은 기사를 보지, 게임 하나하나 받아서 뜯어보진 않지.

그쯤되니 좋소 인턴으로 시작한 내 경력도 제법 맛깔졌다.

당시 내 경력은 고작 3년이지만 첫 프로젝트에서 상을 따고, 두번째 프로젝트에서 외화를 벌었다.

물론 현실은 상업성 똥망, 유저 하루만에 거의 이탈, 게임 유지비도 안떠서 문닫음...이런건 슬쩍 지우고 좋은 점만 어필하니 헤드헌터들한테 연락도 오고 내가 뭐라도 된것 같다.

그래. 난 3년이나 기획 실무를 했다.
이쯤하면 이제 팀원들과 협업하고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방법도 잘 배운거 같고, 진정한 나의 꿈을 실현할 때가 왔다.

나는 그래서 또 이직을 결심했다. 이번에는 3N 중 하나, 그중에서도 유명한 팀에 서류를 넣어봤는데, 덜컥 면접이 잡혔다.


오와? 나 좋소출신에 SKY도 아닌데 이게 되네?
그렇다. 기획자는 경력이 전부인것 같다.

나는 면접관에게 내 꿈과 지향(가랑비에 옷젖듯 소리없이 등골 빨아먹는 더러운 BM),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모자른 실력을 그나마 현질로 커버할수 있는 양산형 가챠 RPG) 등을 진솔하게 말하며, 그 누구보다도 상업성을 사랑한다고 어필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면접관들이 자꾸 례-술 질문을 했다.
기억상 게임성☆, 메타포 이런 말들이 나왔던거 같다.
내가 제출한 BM포폿 관련 질문은 1도 안나오더라.

????

눈치가 없어서 그게 복선인줄 몰랐다.

결과적으로 나는 면접에 붙고 합격했지만, 이상하게 다른 팀으로 배치되었다는 안내를 들었다. 그 유명하고 돈잘벌고 잘나가는 N사의 프로젝트 중에서도 개생뚱맞게 처음 보는 프로젝트였다.

불안한 마음에 거기가 뭐하는데냐고 자세히 물어보니 역시나 또 례-술하는 팀이라고 한다. 이때 알았지만 놀랍게도 N사에도 례-술하는 팀이 있다고 한다. 의외로 N사에도 그런 팀은 항상 있지만, 개복치마냥 맨날 터질 뿐이란다.

3N이라도 팀 나름이지, 수익없고 인센없음이 보장되고 사내복지로 개복치 수명 스릴러를 제공하는 례-술팀은 빌빌거리는 중견만도 못하다.

그래. 어쩐지 3N 입성이 너무 쉽다 했다.

어쩐지 면접관들이 내 상업적 야망이 들어있는 포폿을 전혀 안본 것처럼 례술 이야기만 해대더니, 처음부터 날 거기다 쳐넣을 생각이었나보다.

경력직은 이게 문제다.
포폿 같은건 열어보지도 않고 날 례-술가라고 찍어놨겠지.

위에 적었듯 나는 신입때 두번의 례-술 프로젝트를 억지로 떠안았을 뿐이다. 스팀, 게임성☆, 인디는 내가 거부하는 3대 키워드였지만, 신입 주제에 감히 작업을 가릴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게 내 경력에 박혔을 뿐이고.

근데 이게 어느 순간부터 나를 정의하더라.

사람들에게 나는 례-술하는 기획자, 상업성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만의 철학이 있고, 헝그리 정신 있는 대충 그런 부류의 기획자라고 완전히 낙인찍혀 있었다.

내가 면접때 뭐라고 씨부리든, 이미 면접관들은 답을 정해놓은것 같다.

이후 나는 N사 입사를 하지 않고 무조건 상업성에 미친 중견 기업에 이력서를 넣었다.

거기선 면접관이 자꾸 정말 상업성 앞에서 타협할수 있냐고 반복해서 묻길래, 저 상업이 너무 하고싶다고 핏대를 세웠다.

그렇게 어찌어찌 합격은 했는데, 출근 첫날에 팀장이 나더러  뭘 하고 싶냐고 하더라.

난 당연히 BM이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 회사는 특이하게 기획자에게 BM 설계를 맡기지 않았다. 거긴 BM을 사업팀이랑 개발팀이 한다던데...지금 생각해도 거긴 특이.

그래도 례-술 경력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내 커리어의 전환점!

난 그놈의 알수없는 게임성☆을 맡기가 너무 싫어서
혹시 컨텐츠 일을 맡겨줄수 있냐고 물었다.
난 줄곧 문과감성을 동경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딜 컴공 나부랭이가 감히 컨텐츠를 맡냐며 결국 또 게임성☆을 다듬는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럴거면 질문은 왜했니?

결국 어딜가나 답정너만이 있을 뿐이었다
겉보기앤 대인배처럼 선택권 주는 척하면서 게임성☆ 잡고 시스템 노예질 시킬 생각이었던거지.

그래도 그 프로젝트는 전형적인 양산형 느낌으로 진행되었다. 그 회사 자체가 양산형 + 돈뽑기 + 공장형 회사라 분위기가 매우 편안....
할줄 알았는데.

좀 먹고살만한 일부 중견 회사는 가끔 사내 게임잼이란걸 한다^^아무리 돈을 밝히는 회사라도 그때만큼은 반드시 례-술적인 기준으로 참가작의 서열을 매긴다.

나는 당연히 인디정신이라곤 눈곱만치도 없었고, 게임잼 근처에도 가기 싫었다.

하지만 평소에는 강림하실일도 없는 사장느님이, 일개 평사원 나부랭이인 나를 몸소 알아보시며
"당연히 참가할거지? 아주 기대하고 있어"라고 개인적인 압박을 가하더라.
아니 왜 기대를 하고 그러세요. 귀사의 철저한 상업성이 로망이라고 인성면접때 말했잖아요 ㅠ

그리고 그 게임잼 수상특전이 "참가작품 상용화" 라는걸 깨달은 순간, 나는 다시금 례-술팀으로 끌려가 개같은 경력만 쌓을거란걸 깨달았다.

물론 꼭 내가 수상하리란 보장은 없는데
왠지 주변 사람들이 이미 나를 수상자로 확정짓고 있었다

왜냐면 나는 이 극 상업지향 기업에서 유일하게 례-술 경력을 쌓아온 사원이니까.
이쯤되면 그냥 내가 똥피하기를 내도 어떻게든 례-술로 규정지을 느낌이었다.

난 그냥 가랑비에 옷젖듯 유저의 돈을 갈취하는 것을 꿈꿨고, 인센 받는 업계생활을 꿈꿨다.

하지만 왠지모르게 나는 인디성향이 높고, 상업과 타협하지 않으며, 례-술을 추구하는 독고다이 취급을 받고 있었다.

내가 그 취급을 부정하면 사람들은 나를 참 겸손하다고 칭찬해주고, 항변을 포기하면 역시 례-술가라고 했다.

난 그 기대를 충족할 수도 없고, 례-술가로 살기도 싫었다.
기획을 할때마다 그냥 사기를 쌓아가는 기분밖에 안 들었다.

그래서 그냥 게임업계를 떴다.

난 게임업계가 아닌 곳에서 일반 개발을 했고, 그렇게 한 7년쯤 흘러 완전히 타업계에 정착했다.

하지만 게임업계에 미련이 남기도 하더라.

몇달 전부터 NFT 이야기가 들려온다.
내 얄팍한 통찰에 따르면 게임+NFT의 조합은 잠깐 반짝일뿐, 장기적인 전망을 기대하긴 어려워보인다.

하지만 한때 BM충이어서 그런가.
NFT를 엮은 게임의 경제 디자인이 참 재밌어 보인다.

미친 척하고 기획자로 다시 들이밀어볼까 하지만,
그렇게나 싫었던 례-술 경력을 빼고나면 나는 그냥 경력단절 노친네일 뿐이다.

또 신입이라고 하기엔 윗사람들이 어색해할 나이고, 이래저래 버스는 떠난 것 같다.


그냥 그래서 이력서라도 써볼까 하다가 바로 포기했다.
될리가.
대신 여기에라도 한번 인생썰 풀어봤다.

기획 지망하는 어린이들, 취업 쉽다고 마이너 장르에 덥썩 들어오지 않길 바란다. 내 꼴 난다.





출처: 게임업계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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