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메갈리아를 좋아하지 않는데

요즘에는 걔들 말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메갈 동호자들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혐오에 혐오로 맞서면 안 된다는 것은 메갈 비판의 주요 논지 중 하나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갈에 대한 멸시와 혐오는 흔한 풍경이다.

메족발 메퇘지 메오후 쿵쾅쿵쾅 등등.

보면 메갈이 인증한 사진이 아니라는 게 밝혀진 사진도 메갈 비판에 써 먹는다. 여하튼 메갈을 욕할 수 있는 거면 다 써먹는다.

사실 몇몇 사람들이 생각과 다르게 혐오에 혐오로 맞서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일이라고 본다.

일베는 좌파를 혐오하고 오유를 혐오하고 노무현을 혐오해서 그들에 대한 혐오를 퍼뜨렸다. (갑자기 오유 얘기해서 오유충이냐고 말 나올까봐 덧붙이면, 요즘엔 그런 거 없지만 몇년 전까지만 해도 야동 받는 데 가면 엣헴 오유에서 왔습니다~ 이런 거 엄청 달렸는데 뭐 그런 것들 말하는 것.)

그 이후 인터넷 좌파(?) 혹은 일베를 싫어하는 애들은 고무통을 고졸 무직 통구의 줄임말로 쓰고 통베라고 하고 활활 타오른다고 하고....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아는 거니까 생략.

사실 일베도 몇몇은 인터넷이 좌경화되어 있어서 그(우파 혐오)에 대항해서 행동하는 거라고 포장하기도 하니(윤X인 씨는 우파라서 외로웠다 뭐 그런 인터뷰도 남겼지) 결국 혐오에 혐오는 너무나 일반적인 일 같다. 그게 옳은 일이고 나쁜 일이고를 떠나서 그게 현실인 것 같다.

오유와 일베의 경우와 메갈이 다른 점이라면

오유와 일베는 그 적대 대상이 비교적 한정적인데 반해서 메갈은 남자 전체를 적으로 여긴다는 게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반발도 큰 거라고 본다.

여하튼 메갈 옹호자 입장에선, 인터넷에 들어가면 툭하면 여성 혐오적인 글이 나타나는데 그에 대해 아무런 말도 못하는 상황에서, 남자를 공격(혹은 반격)할 수 있는 방법(각족 혐오 언어들)을 메갈이 만들어 주었으니, 메갈옹호자가 입장에선 메갈을 좋아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 글을 굳이 여기 남기는 이유는 내가 작년에 위키갤 왔을 때 메갈 관련 글로 시작했었기 때문이다.

이제 진짜 끝내야지 읶갤질도.